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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n번방 원조" 자부했던 문형욱.."대구 성폭행도 내 지시"(종합)

김보겸 입력 2020. 05. 13. 15:52 수정 2020. 05. 13.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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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13일 'n번방' 개설자 문형욱 신상 공개
신상공개위 "다수 여성 노예 지칭..증거 충분"
"2018년 대구 여고생 성폭행 지시했다" 자백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경찰이 텔레그램 ‘n번방’ 성착취 범죄의 ‘원조’라고 스스로를 자처하는 문형욱(25)의 신상을 공개했다. 문형욱은 텔레그램에서 가장 먼저 미성년자 등을 협박해 성 착취 영상을 만들게 하고 유포한 인물이다. 지난 2018년 대구 미성년자 성폭행 사건을 지시, 범행 과정에서 촬영한 영상을 n번방에 유포한 혐의도 받는다.

‘n번방’ 개설자 ‘갓갓’ 문형욱(25) (사진=경북지방경찰청 제공)
◇심의위 “범행 수법 악질적…증거도 충분”

경북지방경찰청은 13일 오후 신상공개위원회를 열고 텔레그램 n번방 운영자인 문형욱의 신상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문형욱은 △아동청소년성보호법상 음란물 제작·배포 △아동복지법 위반 △강요·협박 등 혐의를 받는다.

경찰 3명과 법조인·대학 교수 등 7명으로 구성된 위원회는 “신상 공개로 인한 피의자 인권 및 가족, 주변인이 입을 수 있는 2차 피해 등 공개 제한 사유에 대해 충분히 검토했다”면서 “피의자는 불특정 다수의 여성을 노예로 지칭하며 성착취 영상물을 제작·유포하는 등 범행 수법이 악질·반복적이고 아동·청소년 피해자가 10명에 이르는 등 범죄가 중대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민의 알 권리, 동종 범죄의 재범 방지 및 범죄 예방 차원에서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지 여부를 종합 심의해 성명, 나이, 얼굴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아동성착취물 제작ㆍ배포 등) 혐의를 받는 텔레그램 ‘n번방’ 운영자 문형욱(25·아이디 갓갓)가 12일 오전 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스1)
◇“내가 갓갓…대구 성폭행도 지시”

문형욱은 지난 9일 경찰 조사에서 2018년 12월 대구 여고생 성폭행 사건도 자신이 지시했다고 시인했다. 일본 메신저를 사용하면서 신상을 감춘 문형욱은 이모(29)씨에게 “17세 여자를 만날 생각이 있느냐. 내 노예인데 스킨십은 다 해도 된다”고 제안했다. 이씨는 피해 여성을 대형마트 주차장, 모텔 등에서 성폭행하고 그 영상을 촬영해 문에게 보냈다. 이씨는 피해 여성 가족의 신고로 붙잡혀 징역 3년을 선고받았지만, 문형욱의 정체와 행방은 묘연했다.

문은 지난 2018년 말부터 텔레그램 내 ‘n번방’이라는 8개의 대화방을 만들어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경찰을 사칭해 미성년자 등을 협박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얼굴을 가린 채 노출 사진을 올린 계정들에 접근해 ‘음란 게시물 신고가 접수됐으니 신상 정보를 입력하고 조사에 응하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방식이다. 신원 확인을 위해 신체 사진을 보내라고 한 뒤 점점 노출 수위가 높은 사진을 요구했다. 피해자가 이를 거절하면 이미 알아낸 정보와 함께 성 착취 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며 추가 영상을 보내라고 했다.

문형욱은 자신이 ‘박사방’을 운영한 조주빈(25), ‘와치맨’ 전모(38)씨의 ‘스승’이라고 자처하기도 했다. 미성년자 여성 등을 협박하는 방식을 조주빈과 전씨가 그대로 따라하면서 이들을 ‘제자’라 칭한 것이다. 작년 말 전씨가 검거되자, 올해 1월 문형욱은 “내 제자(와치맨)가 잡혔다고 해서 분위기를 보러 왔다”며 텔레그램 대화방에 나타났다. 또한 조주빈이 운영하는 ‘박사방’에 등장해 조를 ‘제자’라 부르며 “네 수법은 다 알려져 의미가 없다”고 도발하기도 했다.

n번방 관련 성 범죄자 신상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경찰은 지난 3월 조주빈과 다음달 그의 공범 ‘부따’ 강훈(19)의 신상을 공개했다. 육군도 지난 4월 육군 일병으로 복무 중인 조주빈의 공범 ‘이기야’ 이원호(20)의 얼굴과 이름을 공개했다.

왼쪽부터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 강훈, 이원호 (사진=연합뉴스)
◇“절대 안 잡혀” 자신했지만…완전범죄는 없다

문형욱은 “나는 절대 잡히지 않는다”며 완전 범죄를 자신했다. 텔레그램 집단 성 착취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오른 지난 1월, 문형욱은 돌연 조주빈에게 텔레그램 대화를 걸고 “나는 문상(문화상품권)만 받아서 추적해도 나오지 않는다”, “증거가 없어서 자수해도 감옥에 안 간다”며 자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찰은 문형욱이 범행을 저지르며 남긴 흔적을 추적해 지난달 말 경기도 안성에 사는 그를 ‘갓갓’으로 특정했다. 수차례 소환 조사 끝에 문형욱은 “내가 갓갓”이라며 자백했다. 경찰은 9일 그를 긴급 체포했고 같은 날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법원은 12일 “도주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문형욱은 오는 18일 경북 안동경찰서에서 검찰 송치 전 포토라인 앞에 설 예정이다.

김보겸 (kimkij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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