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고기 없어요"..코로나에 美 공장 '직격탄'

KBS 2020. 5. 13.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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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트럼프 미국 대통령, 평소 햄버거를 즐겨 먹는 것으로 알려졌죠.

주요 행사나 만찬에도 (이렇게) 햄버거는 단골손님처럼 올랐습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도 이 좋아하는 햄버거를 사 먹지 못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글로벌경제> 김희수 아나운서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미국인들이 한 해 평균 먹어 치우는 햄버거가 무려 5백억 개라고 하죠.

그런데 햄버거를 먹지 못할 수도 있다니, 이유가 뭔가요?

[답변]

네, '햄버거' 하면 소고기로 꽉 채워진 두툼한 패티가 가장 먼저 떠오르실 텐데요.

주재료인 이 '소고기'가 없습니다.

미국의 한 유명 햄버거 가맹점입니다.

그런데, 매장 안에 "고기가 없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습니다.

다른 매장들도 마찬가지.

소고기가 든 햄버거 메뉴에 판매 중지 표시가 돼 있습니다.

이 업체의 경우, 미국 내 5천5백여 곳의 매장 가운데 천여 곳에서 소고기가 들어간 햄버거 판매를 일시 중단했습니다.

매장 5곳 중 1곳, 약 18%에 달합니다.

[앵커]

고기가 없어서 햄버거를 못 판다니, 공급망에 문제가 생긴 건가요?

[답변]

네. 미국 내 주요 육류 가공업체들이 줄줄이 공장 문을 닫았습니다.

이곳에서 일하던 직원들이 대거 코로나19에 감염되면서, 사실상 '셧다운' 상탭니다.

세계 2위 육류 가공업체도 코로나19를 피해가지 못했습니다.

아이오와주 페리에 있는 공장에서는 전체 직원 가운데 약 58%가 확진 판정을 받았고, 워털루 공장에서도 천여 명이 감염됐습니다.

미 식품·상업 노동자 연합은 육류 가공업체 종사자 가운데 만여 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되거나 노출됐고, 사망자는 최소 30명으로 집계됐다고 전했습니다.

[앵커]

도축장·포장업체 등 육류 가공업체에서 이처럼 집단 감염이 폭발적으로 일어난 이유가 뭔가요?

[답변]

가장 큰 원인은 작업 환경에 있습니다.

미국의 한 육류 가공 공장의 내부 모습입니다.

보시다시피, 직원들이 다닥다닥 붙어 나란히 늘어선 채 일하고 있죠.

물리적 거리 두기가 어려운 구조입니다.

게다가 폐쇄된 공간 특성상,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미 식품·상업 노동자 연합 관계자 : "안전한 공장은 어떤 모습일까요? 공장의 처리 속도는 어떻습니까? 사회적 거리 두기는 어떻습니까?"]

[앵커]

결국, 육류 공장들이 잇따라 폐쇄되면서 공급망에 영향을 주고 있는 건데, 생산량 얼마나 줄었습니까?

[답변]

미 농무부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돼지고기 가공공장의 생산량은 지난해 대비 15% 줄었고, 소고기 생산량은 25% 가까이 감소했습니다.

육류 생산과 공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소비자 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일부 식료품점의 경우 소고기 등 육류 제품의 구매 수량을 제한하기 시작했는데요.

문제는, 덩달아 가격도 오르고 있다는 점입니다.

4월 말 기준, 신선육 소매 가격은 지난해 대비 8.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육점 주인 : "일주일 동안 30~40% 폭등했습니다."]

농가도 울상입니다.

납품 공장들이 잇따라 문을 닫으면서 판로가 막혀 버렸기 때문인데요.

이제, 애써 키운 소와 돼지 등을 매몰 처분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농장주 : "공급의 중간 연결고리가 깨졌습니다. 우리는 돼지가 팔리지 않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고, 소비자는 가게에서 돼지고기를 찾지 못할 수 있습니다."]

[앵커]

미국 내 누적 확진자가 이제 140만 명을 넘었고, 사망자는 8만 3천여 명에 이릅니다.

이러한 상황이 계속된다면, 육류 가공업체들이 공장 문을 다시 열기란 쉽지 않거든요?

[답변]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나서 육류 가공공장에 가동 명령을 내렸는데요.

감염 우려로 공장 직원들이 일하기를 거부하고 있어, 현 상황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제이슨 러스크/퍼듀대학 교수 : "육류의 수요가 여전히 매우 강한데요. (현재 이 수요를) 예측할 수 없습니다. 신선하고 상하기 쉬운 상품이기 때문입니다."]

미국인 1인당 쇠고기 소비량은 연간 25kg으로, 남미 아르헨티나, 파라과이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데요.

한편, 이번 육류 부족 사태로 미국 일부 주에서는 야생 사슴, 칠면조 등을 사냥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앵커]

김희수 아나운서,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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