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실종 여성 살해 용의자..또 다른 여성 살해 유기한 듯
도박 빚 갚을 돈 마련 목적
[경향신문]
지난달 전북 임실군 한 하천에서 30대 여성이 변사체로 발견됐다. 12일에는 이 하천 인근 완주군 한 과수원에서 20대 여성의 시신이 발견됐다.
경찰은 30대 여성 살해범으로 ㄱ씨(31)를 지난달 검거했다. 경찰은 ㄱ씨가 20대 여성까지 살해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ㄱ씨는 인터넷 도박을 하며 진 빚을 갚기 위해 돈을 뜯어내려다 살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실군 관촌면 회초천 덤불숲에서 실종신고됐던 ㄴ씨(34)가 숨진 채 발견된 것은 지난달 23일이다.
경찰이 확보한 영상자료를 보면 ㄴ씨는 지난달 14일 오후 10시40분 전주 한 초등학교 주변에서 지인의 남편인 ㄱ씨를 만났다. ㄱ씨 승용차에 탑승한 두 사람은 36분간 전주 외곽을 오가며 옥신각신했다. ㄱ씨는 오후 11시16분쯤 차 안에서 ㄴ씨를 살해했다.
ㄱ씨는 다음날 0시18분쯤 전주시 외곽에서 숨진 ㄴ씨를 조수석에서 트렁크로 옮겨 실었다. ㄴ씨 시신을 싣고 다닌 ㄱ씨는 오전 5시까지 태연하게 친구들과 놀다가 집에 돌아왔다. 영상에는 ㄱ씨가 그날 오후 3시쯤 집을 나서 시신 유기 장소를 물색하는 장면도 나온다.
3일 뒤인 18일 밤 ㄱ씨는 채팅앱을 통해 알게 된 한 여성을 전주시내에서 또 만났다. 경찰은 이 여성이 부산에서 실종신고된 지 약 한 달 만에 완주군 상관면 과수원에서 변사체로 발견된 ㄷ씨(29)임을 밝혀냈다. 경찰은 두 사람이 차 안에서 다투는 듯한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했다.
영상자료에는 이날 두 사람이 승용차를 타고 남원 방면으로 이동하다 영업이 끝난 주유소 공터로 들어가는 장면이 담겨 있다. 두 사람은 차 안에서 심하게 몸싸움을 벌인다.
이후 ㄱ씨가 타고 온 차량은 주유소를 빠져나갔다. 경찰은 ㄷ씨가 이때 뒷좌석에서 살해됐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경찰은 ㄱ씨가 주유소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과수원에 ㄷ씨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추정한다. 시신을 유기한 ㄱ씨는 19일 오전 1시 자신의 누나 집에서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 잠을 잤다. ㄱ씨는 경찰 수사망이 좁혀오자 누나 집을 나와 도주했다가 이날 오후 8시35분 긴급체포됐고, 현재 구속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 차량에서 부산에서 실종신고된 20대 여성의 DNA가 발견됐고, 두 사람이 만난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검거된 ㄱ씨를 추가 범행 피의자로 전환해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용근 기자 yk2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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