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금 논란' 속 열린 수요시위.."기부금 사용 검증받겠다"

양민철 2020. 5. 13.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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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학순 할머니/1991년 8월 14일 첫 증언 : "세상에 철없는 그 어린 것을...열일곱 살이, 말이 열일곱이지 열여섯 조금 넘는 걸 끌고 가서 강제로..."]

1991년 8월 1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학순 할머니가 묻어뒀던 기억을 토해냈습니다.

["일본에서는 없대요. 없대요. 기가 막혀 말이 안 나와요. 내 죽기 전에, 내 눈감기 전에 한번 분풀이, 꼭 말이라도 분풀이하고 싶어요."]

두려웠지만 세상 앞에 나선 건 사과하지 않고, 거짓말하는 일본 정부 때문이었습니다.

용기 얻은 다른 피해자들의 증언이 이어졌고 1992년 1월 8일부터 일본의 사과를 요구하는 수요집회가 시작됐죠.

매주 수요집회가 열릴 때면 일본 대사관은 모든 창문의 커튼을 닫습니다.

정의기억연대의 후원금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의혹은 명확히 밝혀야 하겠지만 변하지 않는 사실은 끌려간 소녀들이 참혹한 일을 당했고, 아직도 사과받지 못했다는 겁니다.

혹여 소녀상의 발이 시려울까 따뜻한 양말 신기고 목도리 둘러준 시민들도 같은 마음이었겠죠.

이런 가운데 오늘(13일) 1439차 수요집회. 어김없이 열렸습니다.

정의기억연대는 외부 회계사들에게 기부금 사용내역을 검증받겠다며, 일부 언론의 왜곡보도는 '탄압'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양민철 기자입니다.

[리포트]

코로나19 이후 대폭 축소됐던 수요시위.

최근 기부금 의혹이 잇따라 불거지면서, 취재진만 70여 명이 몰릴 정도로 많은 사람이 모였습니다.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은 활동 보고에 앞서 최근 불거진 기부금 논란부터 조목조목 반박했습니다.

[이나영/정의기억연대 이사장 : "개인적 자금 횡령이나 불법 유용은 절대 없습니다. 매년 변호사와 공인회계사로부터 회계감사를 받아왔으며 매번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받아왔습니다."]

다만 국세청 시스템에 입력할 때 이월 기부금을 누락했다며 이 부분을 바로 잡고, 기부금 사용 내역도 외부 회계사들을 통해 다시 검증받겠다고 밝혔습니다.

수요시위에 함께 한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정의연이 인도적 지원단체가 아니라 여성 인권 운동 단체인데도 부당한 공격을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영순/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 : "(정의연의 운동은)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의 진실과 사죄를 촉구하게 만든 여성 인권 평화 운동입니다. 실제로 피해자 지원은 정부가 해야 될 일입니다."]

손팻말을 든 시민 수십 명이 와서 응원을 보냈고, 온라인 생중계를 시청한 사람도 평소보다 스무배 많은 2천5백여 명이나 됐습니다.

수요시위 현장 주변에선 오전부터 후원금 사용 의혹과 윤미향 전 이사장을 규탄하는 맞불집회가 잇따라 열렸지만, 별다른 충돌은 없었습니다.

보수 성향의 6개 시민단체 회원 백여 명은 시위 현장 인근에서 최근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윤미향 전 이사장의 사퇴와 정의연 해체 등을 촉구했습니다.

KBS 뉴스 양민철입니다.

양민철 기자 (manofstee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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