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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수 할머니 "정의연 운동 성과에 대한 폄훼는 안 돼..단체의 투명화로 국민들 공감 얻어야"

박주연 기자 입력 2020. 05. 13. 22:41 수정 2020. 05. 14.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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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수 할머니, 기자회견 관련 경향신문에 입장문

[경향신문]



한·일 학생 교류 활동 확대
인권·평화 가치 널리 퍼지길

30년 운동 과정 잘못·오류
현시점에 맞게 극복할 필요

박근혜 정부 ‘위안부 합의’
정대협 등 협의 내용 공개를

이용수 할머니(92·사진)는 13일 경향신문에 입장문을 보내 기자회견 이후 정치논쟁으로 번지고 있는 최근 상황을 우려하며 “소모적인 논쟁은 지양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 할머니는 입장문에서 “일본의 만행을 겪은 할머니들의 아픔이 반복되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며 “일본의 공식적인 범죄 인정과 사죄, 진상규명과 법적 배상 등이 이뤄져 피해자들의 명예와 인권을 회복시켜야 한다”고 했다. 이어 “30년간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정의기억연대(정의연) 등과 더불어 많은 활동을 함께해왔다”면서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공감과 참여, 행동을 이끌어낸 성과에 대한 폄훼와 소모적인 논쟁은 지양돼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 할머니는 지난 7일 대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위안부 관련 단체들의 운영이 투명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성금 등이 모이면 할머니들에게 써야 하는데 그런 적이 없다”며 관련 단체 운영 및 기부금 사용처 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 할머니는 21대 총선에서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로 당선된 윤미향 전 정의기억연대 이사장도 비판했다. 그는 “위안부 문제는 윤씨가 와서 해결해야 한다. 윤씨는 국회의원 하면 안 된다.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 이후 윤 당선인과 정의연 측이 이 할머니의 주장을 반박하고, 정치권과 언론에서도 후원금 사용처와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등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 할머니는 “단체 안의 적폐를 없애고, 위안부 인권운동의 미래지향적인 발전을 위해” 열었던 기자회견 취지가 변질돼 안타깝다고 밝혔다. 그래서 기자회견 이후 침묵을 이어가다 엿새 만에 입장문을 낸 것이다.

입장문에서 이 할머니는 일부 언론의 무책임한 보도 행태도 비판했다. 이 할머니는 “기성 언론에서 제기하고 있는 근거 없는 억측과 비난, 편가르기 등이 우리를 위해 기여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오직 우리 국민들의 믿음을 바탕으로 합의 과정 전반을 공개하고 국민들의 평가에 기반하여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할머니가 입장문에서 강조한 것은 세 가지다. 첫째, “한·일 국민들 간 건전한 교류 관계 구축을 위한 미래 역사를 준비하는 관점이 필요하다”면서 “양국 학생들에 대한 교육이 중요하다. 한·일 학생들 간 교류와 공동행동 등 활동이 좀 더 확대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에서도 이 할머니는 “(수요시위 때) 학생들이 멀리서 온다. 십시일반 (학생) 돈을 꼬박 받는다. 그걸로 학생들 점심이라도 먹이든지 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그게 제일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둘째, “지난 30여년간 진실을 밝히기 위한 투쟁 과정에서 나타났던 사업 방식의 오류나 잘못을 극복하기 위한 과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이것이 누군가를 비난하는 과정이 아니라 현시대에 맞는 사업 방식과 책임 있는 집행 과정, 그리고 투명한 공개를 통해 국민 누구나 공감하는 과정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셋째로는 “박근혜 정부 당시 한·일 간 졸속 합의와 관련하여 정부의 대민 의견 수렴 과정과 그 내용, 그리고 정대협 관계자들의 정부 관계자 면담 시 대화 내용 등 관련한 내용이 조속히 공개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할머니는 앞선 기자회견에서 “당시 10억엔이 일본에서 들어오는데 대표만 알고 있었고 피해자들은 알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할머니는 “자랑스러운 국민들과 함께 만들어온 성과를 디딤돌 삼아 우리 사회 공통의 가치인 인권과 평화, 화해와 용서, 연대와 화합을 이뤄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는 말로 끝을 맺었다.

박주연 기자 j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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