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하우스메이커를 통한 일본의 집짓기

신기영 2020. 5. 14.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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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연재 - 5탄

‘하우스메이커’란 일본 전역에서 광범위한 규모로 단독주택을 건설하는 민간 주택건설회사를 일컫는 명칭이다. 현재 일본에는 약 10여 개의 하우스 메이커가 있다. 세키수이 하우스, 다이와하우스공업, 파나소닉 홈즈 등이다. 이 중 다이와하우스는 1955년에 설립된 가장 오래된 하우스메이커로 현재 건축 업계 매출 규모 1위 회사로 성장하였다. 물론 일정 지역에 한정하여 활동하는 중소규모의 회사(공무점) 시장도 활발하다.

일본에서 집을 지을 때 하우스메이커를 선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무래도 건축에 필요한 정보와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받을 수 있다는 점이 클 것이다. 우리가 차를 살 때, 딜러가 차에 대한 각종 정보와 성능, 가격과 금융, 그리고 유지·관리까지 모든 서비스를 일괄적으로 제공해주는 것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일본의 하우스메이커는 영업담당자가 집짓기 시작부터 끝까지 전 과정에 참여하고 서비스해주는 것이 특징이다.

하우스메이커의 영업담당자는 집 짓는 과정, 구조별 성능과 비용, 법규 등 집 짓는 데 필요한 사항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준다. 뿐만 아니라 집을 짓게 되면 받을 수 있는 지원 사항이나 금융 정보 등도 안내한다. 일본은 단독주택을 지으면 받을 수 있는 공공의 지원 사항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집을 짓기로 결정하면, 부지가 없는 경우 땅을 함께 고르는 일부터 영업담당자가 함께한다. 영업담당자는 고객이 어떤 집을 짓고 싶은지, 왜 집을 지으려고 하는지, 취향과 목적을 파악하기 위한 인터뷰를 직접 진행하며, 설계 및 시공과정에서 적합한 설계자와 시공자, 감독자를 연결해준다. 설계자 선정 후에도 회의에 계속 참여하며, 준공 이후 단계에서도 주기적으로 관리하는 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심지어 유지·관리는 보증기간이 60년이기 때문에 영업담당자는 본인을 통해 집을 지은 해당 고객을 평생 서비스한다는 생각으로 업무에 임한다.

일본은 주택을 옷이나 가구, 차처럼 하나의 소비재로 보고 쇼핑하듯이 집을 구경하고 구입한다. 실제로 일본의 주택은 우리나라와 달리,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중고품이 되어 가격이 하락하는 소비재로 작동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하우스메이커는 주택 전시장을 지역 곳곳에 만들어놓고 사람들이 편하게 집을 구경할 수 있도록 한다. 주택전시장은 가건물이 아니라 건축법규에 따라 허가를 받은 실제 주택으로, 한번 지은 전시장은 약 5~6년간 운영되며 보통 이곳에서 상담이 이루어진다. 모델하우스처럼 꾸민 방에는 내외부 자재를 전시해 놓고, 내진이나 방음 등 구조에 대한 설명을 돕는 모형을 설치, 건축주들의 집에 대한 이해도 높인다.

이밖에도 하우스메이커는 건축주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본인의 집을 오픈하우스로 공개하는 경우, 금전적 보상을 한다거나 입주 후 다른 건축주들과 소통할 수 있는 멤버십 기회를 제공하는 것 등이다.

하우스메이커를 통해 집을 짓게 되면 집짓기에 대한 모든 정보와 서비스는 물론, 시공 측면에서도 일정 수준 이상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들은 자체적으로 우수한 기술자들을 확보하고 있으며, 높은 시공능력을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인 관리와 교육을 병행한다. 비용은 기본 표준형을 토대로 개별적인 요구사항에 따라 구조나 평면이 변경되면 비용이 증가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합리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단독주택을 지을 때 ‘믿을 수 있는’ 업체나 전문가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들 한다. 하자가 발생했을 경우 처리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일본에서 하우스메이커가 형성된 것은 단독주택 비율이 높은 주택시장 구조와 관련이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도 단독주택 거주에 대한 선호가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단독주택 거주에 대한 선호가 증가하고 있다. 단독주택을 지으려는 사람들이 소요 비용 대비 적정한 정보와 서비스, 일정 수준의 시공 품질을 담보 받을 수 있는 주택시장이 조속히 만들어지길 바란다.


심경미 _ 건축도시공간연구소

서울시립대학교 도시공학과와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도시공학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현재 국무총리실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건축도시공간연구소 연구위원으로 재직 중이다. 지역건축자산, 경관자원, 저층 주거지, 역사 도시의 공간관리와 재생을 위한 정책과 제도 마련을 위해 연구하고 있다.


구성 _ 조성일

ⓒ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20년 05월호 / Vol.255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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