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사고 성형하고.. 엉뚱하게 쓰이는 '재난지원금'

박세영 기자 2020. 5. 14.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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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재난지원금이 13일부터 지급되기 시작됐지만 대형마트와 온라인 사용이 막힌 반면 성형외과와 명품매장 등은 결제가 가능해 당초 취지와 달리 엉뚱한 곳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학원비나 성형외과, 고가품 등에 사용 시 액수가 커 재난지원금을 빨리 소진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8월 말까지인 기한 내에 소비하지 않으면 기부 처리된다는 점 때문에 가격 차이가 크지 않고 미리 사두고 오래 보관이 가능한 담배 사재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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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성형외과 등 마케팅 ‘치열’

SNS 등으로 문의 글도 잇따라

소상공인 살리려던 취지 ‘무색’

학원비 결제·담배 구매도 많아

긴급재난지원금이 13일부터 지급되기 시작됐지만 대형마트와 온라인 사용이 막힌 반면 성형외과와 명품매장 등은 결제가 가능해 당초 취지와 달리 엉뚱한 곳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 소비 현장을 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심대한 타격을 입은 경제에 내수진작을 통해 활력을 불어넣고자 했던 당초 취지가 무색할 정도다.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중소상공인이 기대했던 매출 회복의 기회가 성형, 명품구입에 뺏기고 있는 셈이다.

14일 정부가 밝힌 사용처 기준 및 KB국민카드가 제공하는 재난지원금 사용 가맹점 지도에 따르면 사용처 대부분이 음식점과 의류 등 소매업종이지만 학원, 병원, 영화관 등도 포함된다. 이런 가운데, 병원 중에 성형외과나 피부과 등이 제한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아 벌써 병원들의 마케팅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성형외과들은 앞다퉈 ‘재난지원금으로 XX 시술을 받으라’고 권유하는 내용의 광고 글을 SNS 등에 올리고 있다. 온라인 미용·성형 관련 카페 등에는 성형외과·피부과 사용 가능 여부를 확인하며 시술을 받겠다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앞서 지방자치단체에서 지급한 재난지원금으로 피부과와 성형외과에서 시술을 했다는 글에는 ‘어디에서 했느냐’며 정보를 구하는 댓글들이 줄줄이 달렸다. 또 백화점에서는 재난지원금을 사용할 수 없지만 명품매장이 백화점 밖에 있다면 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하다. 온라인에서는 “재난지원금으로 명품 브랜드의 제품을 구매하고 싶은데 어디서 구매하면 좋은지 알려달라”면서 사용 가능 정보를 주고받는 글도 적지 않다. 골프용품 매장도 모처럼 북적거리고 있다. 골프장에서는 재난지원금 사용이 안 되지만 골프용품을 판매하는 매장에서는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KB국민카드의 재난지원금 사용 가맹점 지도에 따르면 서울의 경우 특히 서울 강남구 내 사용가능처 중 병원과 약국, 학원 등이 비교적 많았다. 강남구에서 긴급재난지원금을 쓸 수 있는 가맹점은 총 4만6686곳이다. 음식점이 9702곳으로 전체의 20.8%를 차지했지만 학원들이 밀집한 특성상 재난지원금을 쓸 수 있는 학원도 3918곳이나 됐다. 성형외과와 피부과, 안과 등이 밀집한 강남구의 특성상 병원·약국도 3319곳으로 많았다.

학원비나 성형외과, 고가품 등에 사용 시 액수가 커 재난지원금을 빨리 소진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8월 말까지인 기한 내에 소비하지 않으면 기부 처리된다는 점 때문에 가격 차이가 크지 않고 미리 사두고 오래 보관이 가능한 담배 사재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지방자치단체에서 재난지원금을 지급하자 담배 소비가 큰 폭으로 증가한 바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보편적으로 생필품을 구입하는 마트 사용을 막고 성형수술이나 명품 구매는 가능하도록 한 점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재난지원금이 쓰여야 할 곳을 제대로 찾아가지 못한다면 국민세금으로 헛돈만 낭비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지적이다.

재난지원금은 백화점과 대형마트(대기업 계열)를 제외하고 대부분 사용이 가능하나 대형 전자판매점(하이마트, 삼성디지털플라자 등), 온라인 전자상거래(배달앱 포함), 유흥업, 위생업(발 마사지 등), 사행업종, 레저업종(골프, 노래방 등), 조세, 귀금속, 상품권, 면세점, 보험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소매점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현재는 카드사를 통한 지원금이 지급되고 있기 때문에 신용카드 가맹점에서 카드로 결제할 수 있다.

박세영 기자 g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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