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 최강욱 "법사위 싫을 이유 없다"..민주당 "자리 없을것"

임장혁 2020. 5. 14.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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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에서 ‘최강욱 리스크’가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 12일 열린민주당 대표로 선출된 최강욱 당선인은 1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배치를 희망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법사위 배치를 희망하냐”는 진행자 물음에 최 대표는 “제가 싫어해야 할 이유는 없다”고 답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시절 공직기강비서관에 발탁됐던 최 대표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아들에게 허위 인턴증명서를 발급한 혐의(업무방해 등)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최강욱 당선인이 지난 12일 오후 서울 도봉구 북부지법에서 열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보수 성향 유튜버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사건 속행공판의 증인 신문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 대표는 법사위원이 되면 검찰개혁 이슈를 전면에 내걸겠다는 생각도 감추지 않았다. ‘국회의원으로서 자기 역할을 검찰개혁이라고 설정하고 있기 때문이냐’는 취지의 질문에 그는 “제가 설정했다기보다 저를 지지해신 분들이 자연스럽게 그걸(검찰개혁을) 연결하시는 거 같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집권 여당으로 정책들을 추진한다”며 “(열린민주당은) 전문적으로 개혁 분야를 표방했으니까 그 목소리를 좀 계속 낼 생각”이라고도 했다.

민주당은 최 대표의 이같은 희망이 부담스럽다는 분위기다. 민주당의 한 핵심 당직자는 “민주당 내에도 판사 출신 3인방(이수진ㆍ이탄희ㆍ최기상 당선인)이나 변호사 출신 김용민·김남국 당선인 등 법사위를 맡을 인재들이 많다”며 “최 대표에게 돌아갈 자리가 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교섭단체 소속 의원의 상임위 배치는 최종적으로 여당 출신 국회의장이 정하게 된다. 최 대표 본인도 이같은 민주당 내 기류를 읽고 있다. 그는 같은 인터뷰에서 “법사위 자리는 한정돼 있고 거기 들어갈 공간이 있겠느냐는 이야기가 있다”며 “법사위에 못 갈 수 있으니 다른 상임위는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하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김남국(왼쪽), 김용민(오른쪽) 당선인의 지난 2월 입당 기자회견 모습. 김남국 당선인은 '조국 백서'의 필자 중 한 명이고 김용민 당선인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시절 법무·검찰개혁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연합뉴스


민주당이 최 대표의 법사위행에 부담을 느끼는 건 21대 국회가 초반부터 검찰 관련 이슈로 경색되는 일을 피해야 한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원한 한 민주당 재선 의원은 “포스트 코로나19 관련 현안들에 발빠르게 대처하려면 모든 법안의 길목인 법사위가 조기 과열돼선 안 된다”며 “최 대표의 법사위행은 달갑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언론에서 개헌이나 검찰총장 거취와 같은 이야기가 나오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코로나19 국난극복과 경제위기 타개라는 엄중한 상황에 집중하는 것”(지난달 20일)이라는 이해찬 민주당 대표의 발언과도 일맥상통한 얘기다.

민주당 내에선 전날 문 대통령이 최 대표에게 당선 축하 인사를 한 사실을 열린민주당이 언론에 알린 것을 두고도 여러 말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의 한 초선 당선인은 “덕담 수준의 이야기를 과장해 노이즈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민주당에서 ‘열린민주당과 합당’을 외치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이날 ‘맞선도 필요 없습니다. 손부터 잡읍시다’는 제목의 페이스북 글에서 “열린민주당과 협력을 못할 이유가 없고 오히려 안하는 것이 이상할 정도”라며 “처음에는 좀 어색하겠지만 손을 잡고 어깨에 손을 올리다 보면 자연스럽게 관계가 회복되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임장혁ㆍ김홍범 기자 im.janghy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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