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계엄군 대대장의 증언 ④"계엄군에 김밥도 건넸던 시위대"

강현석 기자 입력 2020. 5. 14.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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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포 전 전남도청..시민들은 계엄군에 김밥도 건넸다

[앵커]

이제원 씨는 계엄군의 발포가 시작되기 전 전남도청의 분위기도 전했습니다. 일촉즉발의 상황이고 서로 적대적이었지만, 며칠간 굶은 계엄군에게 시위대가 김밥을 건넸다는 말도 했습니다. 이 역시 전두환 신군부가 기록한 광주 시민과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강현석 기자입니다.

[기자]

5월 21일 전남도청 앞 상황을 묘사한 영화의 한 장면입니다.

발포 직전 팽팽한 긴장이 이어집니다.

실제로도 일촉즉발의 상황이었지만, 이제원 대대장의 말에 따르면 알려진 것과는 다른 면도 있었습니다.

정오 무렵, 수만 명의 광주 시민이 계엄군이 지키던 도청 앞까지 밀고 들어옵니다.

차츰 좁혀지던 간격은 어느새 몇 미터도 되지 않는 상황.

[이제원/당시 11공수 62대대장 : 우리들하고 딱 대치하고 있는데 (중략) 쫙 일렬로 서 있고 얘네들도 바로 그 앞에 일보 정도 떨어졌을 거야.]

그러면서 시위대가 계엄군에 김밥을 건넸다고 말합니다.

[이제원/당시 11공수 62대대장 : 플라스틱 바구니, 거기다 김밥을 잔뜩 가지고 와갖고 자기네들이 나눠 먹으면서 우리 병사들한테 주는 거야. '야 받아 먹어' 그러니까 이놈들이 허겁지겁 먹어.]

당시 시위대는 광주 시민들의 지원을 받던 상황이어서, 음식이 있었습니다.

[영화 '김군'(2018) : 생각해 봐. 뭔 김밥하고 먹을 것을 주겠어요 누가. 고생한다고. 물도 갖다 주고…]

계엄군은 19일 작전 투입 뒤 사흘째 굶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제원/당시 11공수 62대대장 : 분위기가 나쁜 게 아니지. 서로 살벌했지만 (시위대가 우리에게) '엿이나 먹어라'하는 식으로 놀리려고 주는데, 난 받아 먹으라 그랬지.]

그날 오후 전남도청 앞에선 계엄군의 발포가 있었고 70여 명이 숨졌습니다.

(영상디자인 : 신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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