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하다 하면 용서할 텐데.." 경비실 앞 노제 '눈물'
<앵커>
입주민에 폭행당한 뒤 억울하다는 글을 남기고 세상을 떠난 고 최희석 씨의 발인이 오늘(14일) 있었습니다. 최 씨가 근무하던 경비실 앞에서 노제가 열렸고 많은 사람이 함께 마음 아파했는데, 유가족들은 오늘까지도 그 주민에게 끝내 사과를 받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강민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아파트 입주민에게 폭언과 폭행을 당한 뒤, 억울함을 호소하며 극단적 선택을 한 고 최희석 씨의 경비실 앞, 이른 새벽 주민들이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러 나왔습니다.
영정을 든 채 고인의 마지막 흔적이 남은 경비실을 바라보는 유가족들,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불쌍해서 어떡해, 아이고 불쌍해.]
숙연한 분위기 속에 시작된 노제, 고인에게 전하는 유가족의 편지가 낭독되자,
[유가족 대표 : 이승의 슬픔과 온갖 서러움 훌훌 벗어버리고, 다시 사는 세상에서는 부디 꽃길만 걸으소서.]
고인의 따뜻한 모습을 기억하는 주민들은 눈물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아파트 주민 : 다시는 이런 피해자가 없도록 많은 사람들이 도와주셨으면 좋겠어요. 하늘에선 편히 쉬셨으면 좋겠어요.]
앞서 유가족들은 고인에게 폭행과 폭언을 한 것으로 알려진 주민 A 씨의 사과를 기다리겠다며 장례 일정을 연장했습니다.
하지만 유가족들은 고인이 마지막 길을 나서는 순간까지 끝내 사과를 받지 못했습니다.
[故 최희석 경비원 형 : 오셔서 절 한 번만 해주시고, 정말 고인한테 죄송합니다 하면은 우리도 모든 걸 다 용서하고 그럴 텐데… 정말 좋은 곳으로 가십시오 하면 얼마나 고인이 좋은 곳 가서 좋게 영면하겠습니까.]
최 씨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35만 명이 동의한 가운데, 경찰은 조만간 A 씨를 불러 조사할 방침입니다.
(영상취재 : 설민환, 영상편집 : 장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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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우 기자khanporter@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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