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던 '노도강'도 꺾였다..집값 하락세 서울 전역 확산

강세훈 2020. 5. 15. 06: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노원구 이어 도봉·강북구도 10개월 만에 하락 전환
강남3구 하락폭은 둔화.."공급대책 영향 미쳤을 수도"
"코로나 때문에 경기 안 좋아 당분간 하락세 불가피"
"부동산 침체 방관 어려울 것"..정부 부양책 기대도
[서울=뉴시스] 14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1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주 대비 0.04% 떨어져 7주 연속 내림세다. 하락폭은 전주(-0.06%) 대비 0.02%포인트 줄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 강세훈 기자 = 서울 강남권에서 시작된 집값 하락세가 9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가 몰린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지역으로 번지고 있다. 그동안 홀로 상승세를 지켜가던 노도강 마저 거래절벽에 이은 실거래가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서울 전역으로 하락세가 확산하는 양상이다.

15일 한국감정원의 5월 둘째 주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그동안 강북지역 아파트 가격 상승세를 이끌던 노원구(-0.02%), 도봉구(-0.02%), 강북구(-0.01%) 아파트값이 일제히 하락했다.

노도강 지역이 모두 하락세를 나타낸 것은 지난해 6월 첫째 주 이후 약 10개월 만이다. 이로써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구로구(0.07%)를 제외한 24개 자치구 집값이 하락 내지 보합세를 나타내게 됐다.

특히 그동안 홀로 상승세를 유지해온 노도강 마저 하락세로 돌아섰다는 점에서 서울 매매시장이 본격적인 하락 국면으로 진입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노원구 월계동 삼호3차 전용 59㎡는 이달 8일 6억8500만원(12층)에 거래됐다. 지난 3월 최고가인 7억4800만(4층)에 거래됐던 것과 비교하면 6000만원 가량 빠진 것이다.

부동산114 임병철 수석연구원은 "노도강은 강남3구가 하락한 이후에도 풍선효과로 인해 그동안 상승한 측면이 있었다"며 "하지만 전반적으로 매수 문의가 둔화된 상황에서 계속해서 오를수는 없다. 거래가 절벽인 상태이기 때문에 노도강 지역도 하락 전환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가파른 하락세를 보여온 강남3구는 이번 주에 낙폭이 소폭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주 변동률이 -0.23%였던 강남구는 이번 주 -0.15%로 낙폭이 줄어들었고, 서초구 역시 -0.24%에서 -0.16%로 줄어들었다. 이로 인해 서울 전체 아파트값 변동률도 -0.06%에서 -0.04%로 줄었다.

강남 지역 일부 투자자들의 저점 인식과 GBC(현대차그룹 통합사옥) 착공 호재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또 5·6 공급대책이 강남3구 매매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건설산업연구원 김성환 연구위원은 "문재인 정부 집권 때까지는 강남 지역 공급이 어렵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는데 지난 6일 발표된 주택공급 대책 이후 강남 수요가 조금 이전 됐을 수 있다"며 "그런 부분이 강남의 낙폭을 줄이는 결과로 나왔다"고 설명했다.

키움증권 서영수 연구원도 "주택공급 기반 강화 대책은 단기적으로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공유지 개발 과정에서 재건축 허가가 이뤄질 수 있으며 오랫동안 지연됐던 업무지구 개발도 재현될 수 있기 때문에 용산과 강남 재개발 아파트 가격 상승을 유발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 집값의 반등 신호로 해석하기에는 이르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일부 단지는 급매물이 소화되며 상승 움직임이 있었지만 이후 추격매수 없고 매도·매수자간 눈치 보기 장세 이어지며 서울 집값이 전체적으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임병철 연구원도 "황금연휴 기간 동안 절세용 급매물이 일부 거래되면서 집값 하락폭이 둔화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이후 분위기가 안 좋아진다면 추가하락 할 여지는 남아 있다"고 말했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기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조기 반등을 예상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지배적이다.

김성환 연구위원은 "워낙 코로나 때문에 거시경제 자체가 안 좋은 상황"이라며 "다른 자산 가격이 다 내리는데 부동산 자산만 계속해서 오르는 것은 불가능하다. 우리 경제가 빠르게 좋아지지 않는다면 지금 나타나는 하락세가 어느 정도 이어지지 않겠나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영증권 박세라 연구원도 "거래량 하락과 함께 가격 상승세가 둔화되며 부동산 시장이 뚜렷한 침체 시그널을 보이고 있다"며 "회복기까지의 사이클 주기가 점차 짧아지고 있기 때문에 이르면 내년 말부터 회복기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부동산 시장침제 완화를 위해 정부가 부양책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서영수 연구원은 "코로나 위기로 경기가 급속히 악화되는 여건을 고려할 때 정부가 경제에 적지 않은 충격을 줄 수 있는 부동산 시장 침체를 방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정부의 향후 부동산 정책은 당분간 시장에 우호적인 방향으로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한 유동성 확대 정책 가능성이 있는데 이는 주식, 부동산 등 투자자산 유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angse@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