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짱죽짱' 들은 중국인.."한국이 밉다"[관심집中]

오진영 기자 입력 2020. 5. 16. 06:3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미국의 전쟁 영웅 필립 셰리던 장군은 "자신은 좋은 인디언"이라고 말한 한 족장에게 "좋은 인디언은 죽은 인디언(The only good Indians I ever saw were dead)"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중국인들은 '착짱죽짱' 표현을 쓰는 한국인들을 이해한다면서도, '착짱죽짱'을 혐오 표현의 일종이라고 생각하며 사용을 자제해줬으면 하는 마음을 드러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4일 건대 양꼬치골목.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사진 = 오진영 기자


"착한 인디언은 죽은 인디언 뿐"

미국의 전쟁 영웅 필립 셰리던 장군은 "자신은 좋은 인디언"이라고 말한 한 족장에게 "좋은 인디언은 죽은 인디언(The only good Indians I ever saw were dead)"라고 말했다. 셰리던 장군은 수많은 아메리카 원주민을 학살한 장본인이다.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 보이는, 중국인 겨냥 혐오 발언이 있다. "착한 짱개(중국인의 비하 표현)는 죽은 짱개다"라는 말로, 흔히 '착짱죽짱'이란 단어로 단축돼 쓰인다. 실제로 이 말을 들은 중국인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댓글로, 게임 ID로 '착짱죽짱'…중국인들 "이해 가지만 한국 싫어져"
'짱개'라는 말을 사용한 중국 누리꾼의 SNS 글(위)과 중국 최대의 포털 사이트인 '바이두'에서 착짱죽짱을 검색한 결과(아래). 대부분이 게임 아이디(ID)다. /사진 = 웨이보, 바이두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국내에서는 발원지로 지목된 중국에 대한 반발 감정이 커졌다. 관련 뉴스에는 수천 건의 중국인 비하 댓글이 달리며, 심지어 일부 누리꾼들은 '착짱죽짱'을 게임 아이디(ID)로 사용하기도 한다.

국내의 반중 정서는 중국 SNS인 웨이보에 그대로 번역되어 전달된다. 드라마나 유학 생활 등으로 한국어에 능숙한 중국 누리꾼들을 중심으로 '짱개' '착짱죽짱' 등의 표현이 여과 없이 게시되며, 개중에는 "한국과 전쟁을 해야 한다"는 극단적인 반응도 찾아볼 수 있다.

'지한파' 중국인들도 이 표현을 잘 알고 있다. 대부분의 중국인들은 '착짱죽짱' 표현을 쓰는 한국인들을 이해한다면서도, '착짱죽짱'을 혐오 표현의 일종이라고 생각하며 사용을 자제해줬으면 하는 마음을 드러냈다.

중국 남부 출신 A씨(서울 소재 사립대학교 재학 중)는 "착짱죽짱 표현은 한국 친구가 설명해 줘서 알게 됐다"며 "대학에서 공부할 의욕도 없고 예절을 지키지 않는 중국 유학생들이 실제로 있어 아주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중국 동북 지방 출신의 B씨(서울 광진구의 중국식당 운영)는 "웨이보에서 '착짱죽짱'이라는 표현을 접한 적이 있어 알고 있다"며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힘이 빠지고 한국이 밉다"고 털어놨다.

그는 혐오 표현을 사용하는 게 장기적으로 양국의 관계에 좋지 않을 것이라는 마음도 드러냈다. B씨는 "중국어에도 '가오리빵즈'라는 한국인 비하 표현이 있다"며 "서로 비하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고 본다"고 했다.
온라인은 '짱개'VS '빵즈'…현실은 "한국 떠나기 싫어" 눈물 흘리는 중국 학생들

중국 상하이의 한 길거리. /사진 = 박수현 기자

'착짱죽짱'을 사용하는 이들은 중국에서도 한국 혐오 표현이 흔한데, 왜 우리는 사용하면 안 되냐고 항변한다. 즉 '중국인들도 한국인들을 미워하므로 우리도 혐오해도 된다'는 보복 논리다.

그러나 현실의 한·중 관계는 이와 다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에 한류 열풍이 불면서 우리 나라에 대한 우호적 이미지를 가진 사람이 많은데다, 양국의 긴밀한 관계를 고려하면 혐오 표현은 극단적 관계로 치달을 뿐이라는 주장이다.

강원도 한중우호협회의 함대식 회장은 "코로나19 확산 직전 중국의 고교생이 한국에 방문하는 교환 프로그램을 운영했었다"며 "중국 학생들이 돌아갈 때가 되면 '한국이 좋다. 돌아가기 싫다'고 운다. 우리 학생들과 뒤섞여 눈물바다"라고 했다.

함 회장은 "'우호'는 중국어로 여하우(友好·좋은 친구)라고 표현한다. 대다수의 중국인들은 한국인과 우호적 관계가 되길 원한다"며 "인터넷에서의 극단적 혐오 표현에 휩쓸려 '중국은 이럴 것'이라고 평가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또 '가오리빵즈'등 우리 나라에 대한 비하 표현을 사용하는 이들이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주장도 있다. 중국 내부에서도 '가오리빵즈'라며 한국인을 비하하는 사람은 비난받는다는 의미다.

베이징 대학교에 재학 중인 중국인 C씨는 "실제로 한국인을 '빵즈'라고 부르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나. 나부터도 그런 사람은 상종 않겠다"며 "중국에서도 이상한 취급을 받는 사람들의 말로 중국 전체를 일반화하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

[관련기사]☞배우 박지훈, 위암 투병 중 사망…향년 32세요즘 골프장은 '풀 부킹', 왜그런가 봤더니"뱀처럼 줄 섰다" 봉쇄령 후 첫 오픈, 차 끌고 몰려온 곳코로나 '토종 치료제' 빠르면 8월에 나온다[단독]이태원 클럽 다녀온 잠실롯데百 루이비통 직원 코로나 확진
오진영 기자 jahiyoun23@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