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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보는 서울]'예고된 재앙' 이태원 집단감염..방역망 '와르르'

김기덕 입력 2020. 05. 16.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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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클럽 집단감염 확진자 150명 육박
3차 감염 현실화..4차 감염시 '일파만파'
무증상 전파 40% 달해 '조용한 전파' 우려
"다음주 최대 고비..방역수칙 준수해야"
홍대 주점 방문자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가운데 지난 15일 서울 마포구 홍대 한 클럽에 ‘집합금지명령’이 붙어있다.(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잠잠하던 코로나19 사태에 또다시 광풍이 불고 있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지역 발생 확진자가 0명(해외유입 제외)을 기록해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지만, 이태원 클럽 관련 집단감염 발생 이후 분위기가 또 뒤바꼈다. 주로 20~30대 젊은 층이 몰리는 클럽과 주점 등 유흥가 일대서 확진자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져나오며 ‘코로나 포비아(공포증)’이 재차 들끓고 있다. 고대하던 개학은 또다시 연기됐고, 도심 상권에도 발걸음이 뚝 끊겨 소상공인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결국 터질게 터졌다’는 반응이다. 클럽, 주점 등 유흥시설은 그동안 교회, 체육시설 등 다중이용시설에 비해 다소 느슨한 감독과 대처를 했다는 점에서 예고된 인재(人災)였다는 지적이다.

146명. 용산구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20대 남성(용인시 거주)이 지난 6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15일 현재(오전 10시 기준)까지 추가로 감염된 숫자다. 첫 확진자가 나온 후 열흘도 안 돼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뿐만 아니라 충북, 충남, 부산, 전북, 강원, 경남, 제주 등에서도 동시다발적으로 추가 감염자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 2~3월 신천지 교회 집단감염 사태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와 생활 속 거리두기를 꾸준히 실천했던 것이 무색하다는 평가다. 감염 초기 단계의 빠른 전파력, 환기가 어려운 밀폐된 공간 내 불특정 다수 접촉 가능성, 사회적 지탄에 따른 검사 기피 등을 감안하면 앞으로 추가 감염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2만5541명. 방역당국은 해당 일부 클럽이 성소수자들이 자주 찾는 공간이라는 점에 착안해 익명 검사를 실시하는 등 최대한 많은 검체 감사를 진행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 결과 15일 오전 10시 기준 이태원 클럽 관련해 2만5000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코로나19 검사를 완료했다. 또 통신사, 경찰청 등과 협조해 확진자와 접촉 가능성이 높은 시기(4월 24일~5월 6일)에 클럽 등 이태원 일대를 방문한 1만 3405명에게 검사 안내 문자를 지속적으로 발송하고 있다. 물론 이들은 코로나19 검사가 무료다.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 영향으로 서울 중구 명동 일대가 줄어든 손님들로 인해 한산한 모습이다.(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3차 감염. 방역당국은 이번 주말과 다음주가 코로나19 확산의 중대한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이태원발(發) 집단 감염으로 3차 감염이 현실화된 상황에서 4차 감염으로까지 번지면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될 수 있어서다. 즉 1차 감염(클럽 방문자)→2차 감염(클럽 방문자 가족, 지인)→3차 감염(2차 감염자와 추가 접촉)에 이은 4차 감염은 전파경로가 워낙 방대하고 복잡해 감염경로 파악이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또 밀접접촉자 격리 조치, 역학 조사 등 사회·경제적인 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방역당국이 이태원 클럽 관련 현재까지 발견한 3차 감염 사례는 크게 두 가지다. 첫 사례는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인천 20대 학원강사(5월 9일 확진)로부터 과외 학생(2차), 과외 학생 접촉자(3차)가 추가 감염된 사례다.

또 다른 사례는 마포구 소재 주점 관련이다. 이달 7일 마포구 소재 2개 주점(1943, 한신포차)을 방문한 20대 남성(1만980번째 확진자)이 지난 13일 최초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이 자리에 동행한 4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당초 이 케이스는 클럽과 관련이 없어 다른 경로로 감염된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역학조사 결과 1만980번째 환자는 이태원 클럽 방문자(1만827번째 확진)와 관악구 소재 코인노래방을 동일시간대 방문, 이 곳에서 2차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37%. 문제는 이번 이태원발 집단 감염과 관련 무증상 감염자가 상당하다는 점이다. 지난 14일 현재까지 파악된 이태원 클럽 관련 전체 확진자 중 무증상 감염자는 37%(서울 기준 27%)다. 확진자가 주로 20~30대 젊은 층이라 행동 반경도 넓고 접촉자들이 많은데다 지병이나 증상이 없다는 점에서 ‘조용한 전파’가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밀접접촉 가능성이 높은 헌팅포차, 단란주점 등 유흥시설에 대해 점검을 강화하고 이를 어길 시에는 집합금지명령을 내린다는 계획이다. 방역당국은 다음 주가 코로나19 확산의 중대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기덕 (kidu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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