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연예인들, 아베의 검찰청법 개정안에 이례적 반발하는 이유는

고은경 2020. 5. 16.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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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추진하는 검찰청법 개정에 일본 내 연예인들이 이례적으로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일본 사회평론가 마츠타니 소이치로(松谷創一郎)는 최근 포털 사이트 야후에 '정치에 대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연예인 "#검찰청법 개정안에 항의합니다" 배경'이라는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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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정부 대책 실망에 수입에도 직격탄

정부 정책에 발언하는 분위기 확산도 영향 준 듯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4일 오후 도쿄 관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전국에 선포했던 긴급사태의 부분 해제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추진하는 검찰청법 개정에 일본 내 연예인들이 이례적으로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이 같은 배경에는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이 제대로 실행되지 않으면서 연예인들이 실질적으로 수익 등에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일본 사회평론가 마츠타니 소이치로(松谷創一郎)는 최근 포털 사이트 야후에 ‘정치에 대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연예인 “#검찰청법 개정안에 항의합니다” 배경’이라는 글을 올렸다. 마츠타니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에서 검찰청법 개정안에 항의한다는 내용이 600만건 이상 트윗된 가운데 수많은 연예인들이 정권에 대한 항의를 나타낸 게 극히 이례적이라고 전했다.

실제 수많은 연예인들이 아베 총리에게 “더 이상 일본을 망치지 마라”, “중요한 것은 국민들에게 제대로 설명을 하고 시행해라” 등의 비난 트윗을 올렸다.

마츠타니는 코로나19에 대한 정부의 미흡한 대책으로 연예계가 직격탄을 맞은 점을 꼽았다. 이번 사태로 일본 내 행사가 대부분 취소되면서 연예인들의 수입이 크게 줄어들었고, 그러면서 위기감을 느낀 연예인들이 목소리를 높였다는 것이다. 실제 일본 내에서는 라이브 공연을 하는 콘서트홀이 문을 닫는가 하면 영화관 매출도 영향을 받고 있다.

이에 더해 최근 유명 연예인들이 코로나19로 사망한 것도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일본의 국민 개그맨인 시무라 겐이 지난 3월 29일 숨진 데 이어 인기 배우 오카에 구미코, 일본 배우이자 극작가인 와다 슈도 코로나로 목숨을 잃었다. 이영채 게이센여학원대 교수는 15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이번 검찰청법에 연예인들이 엄청 반대를 한 것은 큰 변화다”라며 “이번 코로나19로 연예인들이 사망하면서 자극이 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일본 배우 고이즈미 쿄코가 아베 정권이 추진중인 검찰청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트윗을 올렸다는 내용의 보도. 야후 뉴스 캡처

이외에도 예전과 달리 연예인들이 정치에 대해 발언하는 분위기가 확산된 것도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마츠타니는 “거물급 연예인이 기획사에서 독립하거나 이적하는 사례가 늘면서 자유롭게 의사를 표명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실제 2018년 연예기획사에서 독립한 배우 고이즈미 쿄코는 이번 사태 속 자신의 회사 계정으로 검찰청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트윗을 올리기도 했다.

또 미국 등 해외에 진출하는 일본 연예인들이 늘면서 정치 비판에 적극적인 할리우드 배우들의 영향을 받았다는 얘기도 나온다. 미국의 경우 연예인들도 사회에 공헌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한데 일본 연예인들도 이에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다.

마츠타니는 그러면서 연예인이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는 것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그는 “연예인의 의견을 들은 후 팬들이나 시민들이 스스로 조사하고, 스스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며 “정치란 당파성에 따라 편 가르기가 아니라 고민을 통해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고은경 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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