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종이탈로 만든 '희생자들 얼굴'..금남로를 걷다

김지성 기자 2020. 5. 16.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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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노란 옷을 입은 택시기사.

하얀 면사포를 걸친 신부, 검은 모자를 쓴 중학생까지.

5·18 민주화 운동 40주년을 이틀 앞둔 오늘(16일) 옛 전남도청 앞에 39개의 커다란 탈이 등장했습니다.

40년 전 억울하게 죽어간 이들의 모습을 표현한 겁니다.

5·18 희생자 유가족과 학생, 시민단체 자원 봉사자들이 희생자를 넋을 기리기 위해 함께했습니다.

윤삼례 할머니는 40년 전 세 자녀를 남겨두고 계엄군에게 목숨을 잃은 남편의 인형탈을 직접 만들었습니다.

[윤삼례/5·18 희생자 고 임수춘 씨 부인 : (남편이) 다시 살아와서 같이 있는 기분으로… 지금도 같이 놀러 가는 기분이에요. 같이 손잡고 가는…]

광주 지역 학생들도 큰 힘이 됐습니다.

[박소희/광주 래미학교 학생 : (희생자들은) 너무 억울하게 죽은 것 같아서… 그래도 이렇게 잘 민주주의 국가로 갔다는 것에 대해 행복해했으면 좋겠어요. 하늘에서라도…]

인형탈들은 희생자들의 주검이 안치됐던 상무관을 출발해 항쟁의 중심지 금남로를 걸었습니다.

희생자들과 함께 행진한 시민들은 이곳 5·18 민주광장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습니다.

5·18 당시 거리로 나왔던 시민들의 배고픔을 달래줬던 주먹밥도 함께 나눠 먹었습니다.

[홍민기/경북 영주시 : 5·18 민주항쟁 때 주먹밥을 나눠줬을 때도 서로서로 도와주고 그랬던 것들이 이 행사로도 느껴진 것 같아요.]

코로나19 사태로 올해 행사 규모는 줄었지만 5·18을 기억하고자 하는 마음만큼은 뜨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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