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간 몸에 박혀 있는 '총알 파편'보다 더 아픈 건..

서준석 기자 입력 2020. 5. 16.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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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보신 것처럼 총에 맞은 피해자들은 40년이 지난 지금도 총알에서 퍼진 이런 파편들을 몸에 지닌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피해자들을 수십 년 동안 치료하며 그 기록을 지켜가고 있는 외과 의사가 있는데요. 빼내지 못한 총알 말고도 피해자들을 아프게 하는 게 있다고 합니다.

서준석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기자]

척추에 총상을 입은 한 피해자 이모 씨의 엑스레이 사진입니다.

파편들이 하얀 점으로 보입니다.

이씨의 나이 열아홉이었습니다.

이 총상으로 하지마비가 왔고 이후 두 발로 일어서지 못했습니다.

또 다른 광주시민 사진에도 골반과 옆구리에 박힌 수십 개의 파편이 눈에 띕니다.

[이민오/외과의사 : (총알이 몸을 관통할 때) 자잘하게 쪼개져서 흩어져버려요. 워낙 많아서 그대로 몸에 지니고 살아가야 할 것 같아요.]

이씨도 피해자였습니다.

의대생이던 1980년 5월 18일, 금남로를 걷던 중 계엄군 붙잡혔습니다.

[이민오/외과의사 : (군인들이) 갑자기 흩어지면서 그때부터 무조건 시민들, 보이는 사람들 전부 다 잡으러 쫓아다니는 거예요.]

췌장이 파열될 정도로 폭행을 당했고, 수술 끝에 겨우 살아남았습니다.

이후 개원한 이씨는 30년째 수십 명의 총상 피해자를 치료해왔습니다.

의료기록을 보관하는 건 진실을 알리기 위해서입니다.

일각에서 여전히 주장하는 시민군의 오인사격설에 대해선 완전한 가짜뉴스라고 말합니다.

[이민오/외과의사 : 사망자들 전부 M16(계엄군이 사용한 총)인데 칼빈(시민군이 쓴 총)으로 조작을 한 거에요. 말하자면 시민군이 쏜 것처럼…]

이 원장은 "빼내지 못한 몸속 총알보다 피해자들을 더 괴롭히는 것은 5·18과 관련된 가짜뉴스"라는 말도 했습니다.

(VJ : 유재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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