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담으면 필름 난도질"..32년 만에 나오는 이야기
<앵커>
광주의 아픔을 담은 영화가 나오면 군사정부는 필름을 빼앗고 다 잘라버렸다고 합니다. 그땐 볼 수 없었던 영화들이 30년이 넘은 지금이 돼서야 개봉됩니다.
최호원 기자입니다.
<기자>
노태우 정부 첫해에 완성된 영화 '황무지'입니다.
5·18 공수부대원이 자신의 만행을 잊지 못해 결국 극단적 선택을 한다는 내용입니다.
[깨어나자 병사여! 깨어나자 민주주의여!]
하지만, 즉각 '상영 금지' 조처가 내려졌고, 지난 32년간 관객과 만날 수 없었습니다.
[김태영/영화 '황무지' 감독 : 보안사가 직접 이거 절대로 상영하면 안 된다. (훼손하려고) 필름에 아세톤을 뿌렸어요.]
국내 상영이 금지됐던 일본 다큐멘터리 '자유 광주'에서는 계엄군을 고릴라 병사로 묘사했습니다.
[사랑하는 이를 잃은 슬픔과 분노로 낳은 '자유 광주!']
[마나베 유코/일본 도쿄대 교수 : 일본 각지에서 순회상영회를 했고요. 당시 5·18은 한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의 민주화를 앞당기는 역할을….]
당시 5·18을 스크린에 담은 영화인들은 늘 불안감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이은/영화 '오! 꿈의 나라' 감독 : 압수수색 영장이 신청돼서 빼앗길 수 있는 가짜 필름을 준비해놓고 밤중에 긴장되게 기다리고 있는데….]
군사정부 시절 필름에서 잘려나간 대사와 장면들은 김영삼 정부 이후에야 부활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비록 저들의 총탄에 죽어 저승에 갈지라도 우리들의 넋은 진실과 정의의 편에 선 사람들의 가슴 속에 영원히 살아남을 겁니다.]
5·18 40주기를 맞아 이 작품들은 오늘(16일)부터 서울 한국영상자료원과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등에서 무료 상영됩니다.
최호원 기자bestiger@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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