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자니 불편하고 기부는 여당같고..야당의 재난지원금 딜레마

CBS노컷뉴스 이준규 기자 2020. 5. 17.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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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의 신청과 지급이 진행되기 시작하면서, 이번 정책에 반대해 온 미래통합당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수령을 하자니 기존에 주장했던 반대 목소리를 뒤집는 것 같아 불편하고, 받지 않고 기부를 하자니 청와대·여당과 같은 입장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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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코로나19 재난지원금 반대했던 野, 지원금 수령 앞두고 고심
김용태 "기부했다" 계기로 고민 시작됐지만 당내 논의 못해
당대표 대행 주호영 "아직 입장 정리 중"..연찬회 논의 여부 주목
방안 정한 당선인들도 "기부" vs "사용" vs "무대응" 등 제각각
당론 결정 여부 자체도 '논란'.."어느 쪽이든 필요한 사람 도우니 괜찮다" 주장도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긴급재난지원금 기부 서약서를 들어 보이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의 신청과 지급이 진행되기 시작하면서, 이번 정책에 반대해 온 미래통합당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수령을 하자니 기존에 주장했던 반대 목소리를 뒤집는 것 같아 불편하고, 받지 않고 기부를 하자니 청와대·여당과 같은 입장이 되기 때문이다.

통합당 대표 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주호영 원내대표는 15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지원금 수령과 관련한 질문에 "아직 입장을 정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합당은 앞서 지원금 지급방법을 정하는 과정에서는 지원금 자체를 반대하거나 수령을 거부하겠다는 목소리는 냈지만 제도 시행 이후에 대한 대응방안에 대해서는 전임인 심재철 원내대표 재임 당시에도, 현임인 주 원내대표 체제에서도 중론을 모으지 못했다.

김용태 의원이 지난 13일 "재난지원금을 기부했다"고 밝히면서 당내에서도 지원금 처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시작됐지만, 배현진 원내대변인은 "아직 당 내에서 (당선인들 간) 말씀을 나눈 바가 전혀 없다"며 공식적인 의견교환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오는 19~20일 이틀 동안 당선인 연찬회가 열리는 만큼 이 자리에서 자연스레 얘기가 오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중지를 모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우선 개인적으로 지원금을 어떻게 처리할지를 결정하지 못한 당선인 수가 상당해 충분한 논의가 이뤄질 수 있을지가 불투명하다.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당을 이끌고 있는 주 원내대표조차 지원금을 어떻게 할지 결정하지 못한 상태다.

당 지도부 관계자도 "기부를 하려고 생각은 하고 있는데, 현재 정부가 하는 방식 외에 다른 방식으로도 기부가 가능한지 모르겠다"며 아직 처리 방법을 정하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지원금 처리 방법을 정한 당선인이라 하더라도 그 방식이 제각각이다.

한 재선 당선인은 "평소 관심 있던 지역 내 취약계층 어린이들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지를 찾고 있다. 어린이들을 도울 수 있는 기관에서 지원금을 사용하게 된다면 아이들도 돕고, 지역경제도 살리고 일석이조가 아니겠느냐"며 선불카드나 지역사랑상품권 등을 통한 복지단체 기부에 나설 뜻을 밝혔다.

반면 한 초선 당선인은 "지원금의 취지는 기부가 아니라 소비 진작이기 때문에 수령해서 먹고 마시는 데 쓰는 것이 더 의미 있는 일"이라며 "기부할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또 다른 중진 의원은 "100% 지원금에 반대해 왔고, 지금도 수령 자체에 관심이 없다"며 무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지원금 수령·미수령 방안이 당론으로 정해야 하는 사안인지에 대한 찬반 의견도 나뉘고 있다.

"수령하지 않고 기부를 선택하면 문재인 대통령과 같은 행동을 하는 것이고, 수령을 하면 그간 반대했던 의견에 배치된다"며 지원금을 좀 더 의미 있게 사용하는 방안이 무엇인지 의견을 나눠야 한다는 주장과 "이런 일에까지 당론을 모아야 되느냐. 각자가 판단해도 충분하다"는 '에너지 낭비'라는 지적이 상충하고 있다.

한 당선인은 "기부든 지역 사회 내 사용이든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는 점에서는 같지 않겠나. 과거에 몸담았던 단체에 기부를 하려 한다"며 어느 쪽이든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테니 고민이 길어질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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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이준규 기자] findlov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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