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 여전한데.. 교육부 "고3, 예정대로 20일 등교개학"

이동수 2020. 5. 17.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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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계 안팎 우려 목소리 확산 / 朴차관 "철저 방역하면서 등교" / 전문가 "감염병 전파 통로 될 수도 / 고3 부담 크지만 등교는 아직 일러" / 일각 "1학기 등교 아예 포기 해야"

서울 이태원 클럽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추가 감염 사례 확산세가 ‘주춤’하면서 정부가 오는 20일로 예정된 고3 등교 수업 일정을 그대로 추진할 계획이다. 그러나 일부 교육계, 감염병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학교가 감염병 전파의 통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하며 등교 일정을 재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 뉴시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1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브리핑에서 “등교 수업을 무기한 연기하기보다는 철저한 방역을 하면서 등교를 개시해야 한다고 봤다”며 ‘고3 등교 수업 대비 학생 분산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코로나19의 종식이 불확실하고, 가을부터 2차 대유행 가능성이 있는 등의 상황에서 고3의 등교를 더는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 차관은 “고3 학생들의 지난 11년간의 준비가 코로나19라는 불가항력적 상황으로 인해 무위로 돌아가도록 할 수는 없다”며 “특히 취업 등 사회 진출을 목전에 두고 실습수업을 통한 자격증 취득 여부가 중요한 특성화고 학생, 각종 대회에서의 실적이 필요한 예술·체육 분야 진로를 꿈꾸는 학생 등에게 학교의 지원과 선생님의 지도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20일 고3이 등교하면 이후 고2·중3·초1∼2·유치원생이 27일, 고1·중2·초3∼4학년은 6월 3일, 중1과 초5∼6학년은 6월 8일 순차적으로 등교할 예정이다. 고3 등교 확정으로 12월3일로 예정된 대학수학능력시험 일정도 유지된다.
서울 성동구 덕수고등학교 교사들이 지난 13일 급식실에 칸막이를 설치하고 있다. 교육 당국은 20일부터 예정대로 고3 학생들의 등교 수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등교가 시작되면 학교가 감염병을 전파하는 매개체가 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감염병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연령이 젊을수록 무증상 감염 사례가 속속 나오고 있어, 등교 수업으로 무증상 학생 감염자가 나오면 부지불식간에 가정 등 지역사회에 ‘N차 전파’가 이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현재 발생 중인 확진자들의 경우 학생들과 관련이 높기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등교 개학이 어려워 보인다”며 “입시를 앞둔 고3의 부담이 큰 것이 안타깝지만, 감염병 예방 차원에서만 이야기하면 오는 20일 등교는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박 차관은 이와 관련, “학생과 학부모의 걱정이 많을 것”이라면서도 학교 구성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경우는 많지 않다고 밝혔다. 교육부에 따르면 4월24일부터 5월6일까지 클럽을 방문한 학생·교직원·원어민 보조교사(강사)는 총 51명이며 이들 모두 검사 결과 음성으로 나왔다. 같은 기간 이태원 유흥 지역을 방문한 학교 구성원은 838명으로, 이날 기준 93.8%(786명)가 음성 판정을 받고 나머지 52명은 검사 중이다. 이태원을 다녀온 지인을 접촉한 학생·교직원 236명 중 양성 판정을 받은 학생은 10명이다.

교육계 안팎에선 그러나 개학에 따른 감염 확산 우려가 여전해 1학기 등교를 아예 포기해야 한다는 여론도 적지 않다. 전국교육연합네트워크가 전날 경기도교육연구원에서 개최한 ‘2020 교육공동체 공감토크’에서 기조 발제에 나선 최우성 경기 대부중 교사는 “학교는 수업 시간 외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할 수 있는 조건이 안 된다”며 “특히 급식을 위해선 수업 시간의 두 배가 넘는 시간이 소요될 뿐 아니라 변기 네다섯 개밖에 없는 화장실은 이용조차 불가능할 것이 뻔하다”고 지적했다.
서울 이태원 클럽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으로 학교들의 등교 재연기가 발표된 지난 11일 오후 서울 성동구 성수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방역업체 관계자가 교실 소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교육부는 각 학교에서 밀집도 등 여건을 고려해 학생 간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으로 학사 운영을 하도록 권고했다. 각 시·도 교육청과 학교에서는 학급별 책상 배치를 시험 대형으로 하고, 30명이 넘는 학급은 음악실 등 넓은 특별실에서 수업하는 등의 방안을 짜고 있다. 학교에서 학생이 의심증상을 보일 경우 119에 신고하면 구급대가 즉시 출동해 선별진료소나 병원으로 이송할 예정이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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