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황교안과 달랐다..극우와 선긋고 진심어린 사과

김일창 기자,유새슬 기자 2020. 5. 18. 15:0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작년엔 물세례 올해는 '웃음'..유승민·장제원 등도 참배
'사죄 없던' 황교안, 작년 방문시 플라스틱 의자 날아오는 등 거센 항의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18일 오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윤상원·박기순 열사 묘를 찾아 참배하고 있다. 2020.5.18/뉴스1 © News1 한산 기자

(서울·광주=뉴스1) 김일창 기자,유새슬 기자 = 광주가 미래통합당을 맞이하는 모습이 1년만에 완전히 바뀌었다.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 대표 등 지도부가 방문했을 때 거센 항의를 받았던 1년 전과 달리 올해는 5·18민주화운동과 관련한 입법 활동에 노력해 달라며 생산적인 이야기와 함께 고맙다는 말도 나왔다. 통합당 정치인들의 일관된 사과 메시지와 입법 약속을 광주 민심이 진정성 있게 받아들이면서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와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는 18일 오전 광주 금남로 5·18 민주광장에서 열린 40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다.

두 사람이 참석하기 전만 해도 지난해처럼 광주 시민들의 거센 반발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으나 이는 괜한 걱정에 불과했다.

행사장에 있던 취재진과 시민이 두 사람의 입장을 확인할 수 없었던 것도 영향을 끼쳤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통로를 열어줬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행사장 주변에서 만난 한 시민은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가 들어갔다고 한다'고 말하자 "다행이다. 누가 막아서면 내가 그 사람을 막으려고 했다. 잘됐다"고 답해 변화된 분위기를 보여줬다.

기념식이 끝나고 이동한 5·18 민주묘지에서는 5·18민주화운동 유족 3개 단체장과 만나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주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먼저 "민주화운동에 대한 성격이나 권위에 대한 평가는 이미 법적으로 정리됐다"며 "간혹 딴소리를 해서 마음의 상처를 주는 우리당 사람이 있는데 이에 대해 거듭 저희가 죄송하고 잘못했다,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문홍식 5·18 구속부상자회장은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이해 통합당 대표 등 관계자 분들이 진정성 있는 마음으로 참배해 주고 먼저 찾아주시기 전에 영령들을 위해 사죄한데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문 회장은 이후 주 원내대표에게 Δ역사왜곡 방지법 Δ5·18 진상규명처벌법 개정 Δ이종명 미래한국당 의원 등 막말 의원 제명 등을 건의했다. 주 원내대표는 가능한 범위 내에서 최대한 개정안이 통과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간담회 중 웃음이 나오는 등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해 5월18일 5.18민주화운동 39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국립5.18민주묘지 입구를 들어서다 시민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는 모습. 2019.5.18/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이는 황교안 전 통합당 대표가 나경원 전 원내대표 등과 함께 방문한 지난해와 완전히 달라진 풍경이다. 당시 광주 시민들은 '황교안이 전두환이다' '범죄자 황교안' '황교안은 사죄하고 광주를 떠나라' 등의 손푯말을 들고 황 전 대표의 기념식장 입장을 가로막았다.

황 전 대표가 겨우 검색대를 통과해 행사장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에는 물병과 행사장에 준비된 플라스틱 의자가 날아오기도 했다. 황 대표 등이 기념식에 입장한 이후에도 황 전 대표의 광주 방문을 반대하는 시민들의 함성은 멈추지 않았었다.

1년만에 분위기가 변한 것은 통합당 정치인들이 지속적으로 사과의 뜻을 전하고, 5·18민주화운동을 폄훼·왜곡하는 극우 보수층과 선을 그으면서다.

주 원내대표는 지난 16일 입장문을 내고 통합당은 단 한 순간도 5·18민주화운동 정신을 폄훼하거나 가벼이 생각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 더는 5·18민주화운동이 정치쟁점화되거나 사회적 갈등과 반목의 소재가 돼서는 안 된다며 "당 일각에서 5·18민주화운동과 관련한 정제되지 않은 발언에 대해 매우 안타깝고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뿐만 아니다. 유승민 의원과 유의동 의원, 장제원 의원, 김용태 의원, 김웅 당선인, 통합당 청년 정치인 등이 잇달아 광주를 찾아 영령의 넋을 기리고 자당 소속 의원들의 막말에 대해 대신 사과했다.

광주를 찾지는 않았으나 김무성 의원은 5·18민주화운동을 폄훼·왜곡하는 극우 유튜버들과의 전면전을 선언했다. 이런 일련의 상황이 통합당 지도부의 이번 광주 방문에서 다른 분위기로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거센 저항을 받은 황 전 대표는 같은해 2월 이종명 의원과 김순례 의원의 5·18민주화운동 막말 논란에 대해 별도의 사과 표명을 하지 않았다. 대신 "제가 기념식에 참석한 것은 환영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반드시 참석해야 할 곳이기 때문"이라며 "저의 방문을 거부하시고 항의하신 분들의 심정도 충분히 헤아리고 이해하고 있다"고만 했다.

icki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