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바꾸는 윤미향⋅꼬이는 정의연..딸 美유학⋅쉼터⋅아파트경매 늘어나는 의혹들

김명지 기자 2020. 5. 1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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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 매입 해명 과정에서 건축자료 공개
"건축비 많이 들었다"…불법 증축 논란
"10억, 마포 못산다"... 8~9억 실거래 수두룩
경매 아파트 현금 2억원 출처 말바꾸기

정의기억연대(옛 정대협) 이사장 출신의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자는 18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쉼터 고가 매입 의혹, 수원아파트 경매 자금 출처 의혹 등에 대해 라디오 및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적극 해명했다.

윤 당선자는 경기도 안성 쉼터 고가 매입 논란에 대해선 "빨리 매입하라고 촉구를 받고 있어서 어떤 방법으로든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며 "현대중공업의 기부금으로 제공한 10억원으로 마포에 집을 구할 수 없다"고 했다. 미래통합당 곽상도 의원이 의혹을 제기한 경기도 수원의 아파트 경매 자금 출처에 대해서는 "기존의 집을 팔아서 마련했다"고 말했다가 '시기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쏟아지자 "적금 통장을 깨고, 가족들에게 차입해 자금을 마련했다"고 말을 바꿨다.

이날 정의연도 보도자료를 내고 안성 쉼터에 대한 세부 의혹을 하나하나 반박했다. 하지만 윤 장선자와 정의연의 해명에도 당초 계획한 서울 마포가 아닌 경기도 안성에 쉼터를 구한 이유, 시세보다 비싼 매입 등 주요 의혹은 풀리지 않고 오히려 증폭되는 분위기다. 지금까지 나온 의혹들 가운데 정의연의 회계 오류 의혹이나 차명 계좌 의혹은 제외하고 윤 당선자에 대한 내용만 추렸다.

①"건축비 들였다"…싸고 빠른 조립식 주택

정의연이 2013년 매입한 경기도 안성의 위안부 피해자 쉼터는 대지면적 800㎡에 신축된 2층짜리 단독주택(연면적 195.98㎡)이다. 매입가가 당시 7억5000만원이었고, 인테리어에만 1억원이 더 들었다. 최근 매각가는 4억2000만원이었다.

정의연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당시 평당 건축비가 600만원이 들었다고 주장했다. 윤 당선자도 라디오에서 "땅값보다는 건축 자재에 들어간 질이라든가 이런 것을 봤을 때 충분히 저희 입장에서 (가격)을 이해하기 타당했다"고 했다.

그런데 안성 쉼터는 스틸 하우스 공법으로 지어졌다. 업계에서는 '싸고 빠르게' 짓는 공법으로 알려져있다. 스틸하우스는 고강도 경량철골구조물(두께 1.0㎜ 내외의 아연도금강판)로 집의 뼈대를 철로 만든 집이다. 2020년 현재 기본형 건축비가 평당 51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안성쉼터는 단 50일만에 집을 지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의연은 쉼터를 구입한 후 1억원의 인테리어 공사 지출 내역도 공개했다. 가스연결⋅CCTV설치⋅전기증설 각 방 벽난로 공사비(3470만원)와 침구⋅주방기기 등 소모품비(2930만원), 냉난방기⋅청소기 등 물품구입비 등(1430만원) 등을 첨부했다. 업계 관계자는 "공사비가 600만원이면 모든 부대비용이 포함돼야 하는데, 추가 공사비로 3000만원 이상을 들인 점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했다.

② "할머니 좋으라고 고급"…휠체어 이동 힘들어

일각에선 안성 쉼터가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해 적합한 입지였는지를 놓고 의문을 제기한다. 이 곳은 시외버스 종점에서도 1㎞가량 떨어진 외진 곳이다. 또 이곳에 닿으려면 곡선으로 놓인 굽잇길만 10㎞ 정도를 가야 한다. 80∼90대 고령의 할머니들이 차를 타고 이동해도 버거울 수밖에 없다.

윤 당선자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주변 시세보다 비싸게 쉼터를 매입했다는 주장에 "건축 자재의 질 등을 봤을 때 저희들 입장에서는 타당했다"며 "(인테리어는) 할머니들이 기분 좋도록 블라인드를 하나 하더라도 고급으로 진행을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쉼터를 가 보면 대문에도 턱이 있고, 주차장을 지나 자연석으로 만든 턱, 그리고 현관으로 가기 위한 계단이 있다. 휠체어를 탄 고령의 할머니들은 출입 자체가 쉽지 않다. 인근 중개업자들은 철제 난간의 계단 등 쉼터의 구조가 할머니 들에게 부적합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 네티즌은 "할머니들이 쉼터를 이용하려면 휠체어를 타고 3개의 산을 넘어야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을 것"이라며 "애당초 이 펜션은 할머니들을 위한 공간이 아니었을 것"이라고 했다.

③ 등기부와 다른 건축면적…불법 증축 논란

정의연은 지난 17일 고가매입 의혹에 해명 차원에서 쉼터의 실건축 연면적을 공개했다. 그런데 정의연이 공개한 자료와 건축물대장, 등기부등본에 나온 연면적은 큰 차이를 보였다. 정의연 공개 자료에 따르면 쉼터의 실건축 연면적은 주택 본채 264.25㎡(80평)와 외부 창고 23.14㎡(7평) 등 총 287.39㎡(87평)에 이른다.

하지만 건축물대장과 등기부등본을 보면 힐링센터의 건축 연면적은 건물 195.98㎡(59평)가 전부다. 윤 당선자가 부친이 거주했다고 밝힌 창고도 나오지 않았다. 주택 본채 면적도 건축물대장보다 정의연 발표 자료가 더 크다. 정의연대는 1층 185.08㎡(56평), 2층 79.17㎡(24평) 등 건물 면적이 264.25㎡(80평)라고 밝혔지만 건축물대장에 나온 총면적은 195.98㎡(59평)로 68.27㎡(20평) 차이가 난다.

이 때문에 주무관청인 안성시는 사태 파악을 위해 정의연대에 관련 자료를 요청하고 현장 조사 준비에 들어갔다. 안성시 관계자들은 18일 오후 불법증축 펜션 이용 여부등을 조사하기 위해 이 곳을 방문했지만 문을 열어줄 사람이 없어 내부에 진입하지는 못했다고 한다.

④ "10억, 마포 못산다"... 9억 실거래 수두룩

윤 당선자는 서울 마포가 아닌 경기도 안성에 쉼터를 매입한 경위에 대해선 "(현대중공업이 기부한) 10억원으로는 마포나 서울에서 도저히 (쉼터 건물을) 찾을 수 없었다"고 했다. 그런데 정의연이 쉼터를 매입한 지난 2012년 당초 예정지였던 서울 마포구 성산동 일대에서 거래된 연면적 135㎡(40평) 이상 단독주택 매물 가운데 절반 가량이 10억원 이하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안성 쉼터와 면적 조건이 비슷한 191.96㎡(58평) 건물은 그해 9월 현대중공업이 기탁한 10억원과 액수가 비슷한 10억4780만원에 거래됐다. 전체 거래 26건 가운데 77%(20건)은 10억원 이하였다.

정의연이 또 다른 후보지로 밝혔던 강화도와 안성시 일죽면의 2013년도 단독·다가구주택 거래 300건 가운데 7억원은 넘는 건 두 건이었다. 일죽면의 3층짜리 다가구주택(9억9794만원)은 대지면적이 쉼터의 세 배 가까이 됐고, 강화도 화도면의 단독주택(8억4200만원)은 3층으로 바닷가 인근이었다.

현대중공업은 2012년 8월 정의연의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이 추진하는 ‘치유와 평화의 집’ 건립에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10억원을 지정기탁했다고 홍보하면서 해당 쉼터가 ‘마포구 성미산 마을 속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 인근‘에 지어진다고 밝혔다.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은 서울 마포구 성산동에 있다.

⑤ 전액장학금 받았다는 딸 미국 유학자금

윤 당선자 딸 A씨에 대한 유학비 자금출처 논란도 있었다. 야당은 지난 11일 "미국 1년 유학 학비·생활비로 1억원까지 들어가는데 윤 당선자 남편 1년 수입이 2500만원 정도밖에 안 된다"며 유학비 출처를 밝히라고 요구했다. A씨는 지난 2016년부터 미국에서 유학 중이다. 일리노이의 대학을 거쳐 2018년부터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주립대(UCLA) 음대 2년 과정에 재학 중이다.

그러자 윤 당선자는 간첩 혐의로 징역형을 살았던 남편이 이후 국가로부터 받은 형사보상금과 손해배상금 2억7900만원이 딸 유학비의 재원이었고, 이 가운데 2018년 9월부터 2020년 3월까지 6학기 동안 소요된 학비(6만620달러)와 기숙사비(2만4412달러) 등 8만5000달러(1억 404만원)를 지불했다고 당에 소명했다. 윤 당선자의 남편인 김삼석씨는 2017년 5월 국가로부터 형사보상금 1억9000만원을 받았다. 또 국가 상대 손해배상 소송을 통해 2018년 7월 8900만원을 지급 선고를 받았다.

그런데 윤 당선자는 지난달 초 한 언론 인터뷰에서 '자녀 유학이 논란이다'라는 질문에 "직접 1년 동안 전액 장학금을 주는 대학을 찾아서 갔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UCLA 음대에서 1억원이 넘는 돈을 학비와 체류비로 지출한 사실은 밝히지 않았다. UCLA 진학 전에 다닌 일리노이 대학 학비 6000달러와 체류비에 대해서는 소명되지 않았다. 미국 교포들 사이에서 UCLA학비로 연간 최소 11만달러(1억 5000만원) 이상이 든다는 증언도 쏟아지고 있다.

⑥경매 아파트 2억원 자금 출처 말바꾸기

윤 당선자는 현재 거주하는 경기도 수원의 A아파트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2억원의 현금 자금 출처를 놓고 말을 바꿔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는 18일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는 "전에 살던 아파트를 팔아서 조달했다"는 해명해 놓고 한나절 만에 뒤집었다. 이번에는 적금을 깨서 새 아파트 경매 비용에 충당했다고 했다.

윤 당선자는 기존에 거주하던 아파트 매각 시점이 새 아파트를 경매로 사들인 이후로 드러나자 말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미래통합당 곽상도 의원실은 윤 당선자가 경기도 수원 권선구의 A아파트를 2012년 3월 29일 법원 경매로 2억2600만원에 낙찰받았고, 이 아파트 소유권을 그해 5월 9일에 넘겨받아 8월 21일 전입신고를 했다.

윤 당선자는 이날 라디오에서 "지금 사는 아파트를 경매로 사기 위해 전에 살던 아파트를 팔아서 (대금을 마련했다)"라고 했다. 하지만 윤 당선자가 B아파트를 매각한 것은 A아파트를 낙찰받고 9개월 지난 2013년 1월로 확인됐다. 새 아파트 잔금을 모두 치르고 나서 8~9개월 후에야 기존에 살던 집이 팔린 것이다.

그러자 윤 당선자는 언론 인터뷰에 "입찰 금액 중 10%를 입찰 보증금으로 내고, 적금·예금 등을 해지해서 1억5400만원을 마련했고, (나머지) 4000만원은 가족에게 빌렸고, 3150만원은 기존 개인 예금"이라고 했다. 결국 2억원에 가까운 현금을 예·적금등으로 보유하고 있었다는 뜻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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