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잡초 뽑고 청소하고 창고관리 "4년간 일어날 로봇시대가 4주만에"

배정원 2020. 5. 20. 00:0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일손 부족하자 급속 확산
농업로봇 '타이탄' 폭발적 주문
페덱스·월마트 로봇 배치 늘려
농장에서 제초 작업을 하는 농업 로봇 ‘타이탄’. [사진 팜와이즈]

#농업 로봇 ‘타이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비자 발급이 제한된 멕시코 노동자를 대신해 캘리포니아 농장에서 잡초를 뽑는다. 농작물과 잡초를 구분하는 인공지능(AI) 기능이 탑재된 덕분이다. 타이탄을 제조하는 기업 팜와이즈(Farm Wise)의 최고경영자(CEO) 세바스티엔 보이어는 “코로나19 이후 주문이 엄청나게 밀렸다”며 “50명의 직원이 쉴 틈 없이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운송업체 페덱스의 로봇 ‘록소’는 계단을 오를 수 있어 고객의 집 문 앞까지 배달이 가능하다. 록소는 자사 택배 서비스에서 범위를 넓혀 맥도날드·월마트·CVC 등에서 8만 명의 고객에게 식료품을 배달하고 있다. 브라이언 필립스 페덱스 CEO는 “앞으로 레스토랑이나 패스트푸드점 앞에서 배달용 로봇이 줄지어 서 있는 광경이 흔해질 것”이라고 했다.

월마트·크로커 등 대형 마트에서 바닥 청소를 하는 브레인코프의 로봇. [사진 브레인코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8일(현지시간)은 로봇이 코로나19로 인한 공급망 위기를 극복하는 대안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전 세계적 봉쇄령으로 농업과 제조·유통업에 일손이 부족해진 상황에서 사람을 대신할 로봇이 등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농장에서는 제초와 수확을, 유통업체에선 바닥을 닦고 재고를 정리하고 고객에게 상품을 배달하는 업무까지 모두 로봇이 사람의 역할을 한다는 얘기다.

컨설팅회사 하이드릭앤스트러글은 “농업-제조업-유통업으로 이어지는 식품 공급망은 그간 AI·드론 등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에서 관심의 사각지대였다”며 “코로나19로 인해 이 분야가 주목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1.5톤까지 물건을 옮길 수 있는 페치로보틱스의 로봇. [사진 페치로보틱스]

월마트·크로거 등 미국의 대형 슈퍼마켓은 최근 미국 샌디에이고에 본사를 둔 브레인코프의 자율주행 바닥 청소 로봇을 매장에 도입했다. 부족해진 인력을 메우기 위해서다. 이런 매장을 포함해 브레인코프의 청소 로봇 수천 대가 사람이 8000시간 노동하는 만큼의 업무를 매일 처리한다. 코로나19 사태가 확산 중인 지난달 브레인코프는 3600만 달러(441억원)의 추가 투자를 유치했다.

월마트는 연말까지 4700여 개 미국 내 점포의 40%인 1860곳에 브레인코프 로봇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스캔 방식의 선반 재고 조사 로봇과 배달 트럭에서 내려오는 택배를 자동 스캔하고 분류하는 로봇을 1000여 곳 매장에 도입할 계획이다.

월마트 대변인은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월마트는 상점에 로봇 배치를 늘리고 있다”며 “스마트한 비서(로봇)는 반복적이고, 수동적인 업무를 줄여주기 때문에 직원은 고객을 응대하는 서비스에 충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대 1.5t 무게의 재고를 옮기는 창고 관리용 로봇을 만드는 페치로보틱스 CEO 멜로니와이즈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지난 두 달간 창고 작업을 대신하는 로봇 수요가 급증했다”고 전했다.

식료품 온라인 구매 급증으로 관련 배송 서비스업 업체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시장조사기업 이비스월드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미국 식료품 시장에서 온라인 시장 점유율은 5%에서 10%로 두 배 넘게 뛰었다.

아마존처럼 당일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스라엘 유통업체 패브릭은 곧 뉴욕 브루클린에 첫 미국 물류센터를 연다. 엘람 고렌 패브릭 CEO는 “코로나19 때문에 앞으로 4년간 일어날 변화가 최근 4주 만에 일어났다”며 “소비자는 식품을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사람 대신 로봇이 배달해주기를 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정원 기자 bae.jungwo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