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피해자는 안보이는 위안부단체들..길원옥 할머니 아들 "윤미향 욕심이 지나쳤다"

2020. 5. 20.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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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기금·여성평화상 제정 길원옥 할머니 아들 황선희 목사 인터뷰
"윤 당선인 정의연 모두 욕심이 지나쳤어"
"할머니는 치매로 기억 잃고 있어..상황 몰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91) 할머니 [연합]

[헤럴드경제=박병국·박상현 기자]“윤미향 더불어시민당 당선인이 조금 내려놨어야 했다.”

일본군 위안부피해자 길원옥(91) 할머니의 아들 황선희(61) 목사는 인터뷰 내내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당선인이 욕심이 과했다는 말을 거듭 반복했다. 끊임없이 터져나오는 정의기억연대 관련 의혹을 두고서다. 긴 한숨으로 시작해 덤덤히 이어가던 목소리는 길 할머니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곧 잠겨들었다. 황 목사는 “(윤 당선인과 정의연이)좋은 일 했는데 욕심이 지나쳤다. 욕심이 지나쳐서 그런 것이다”이라며, “결국에는 소녀상도 없애고, 수요집회도 하지 말라고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며 “윤 당선인이 수고하고 애쓴 건 분명하다. 하지만 조금 내려놨어야 한다”고 했다.

황 목사는 길 할머니가 가슴으로 키운 자식이다. 미혼모의 아들로 태어나 버려진 갓난애기를 데러다 목회자로 만들어냈다. 황 목사의 호적도 길 할머니가 만들어준 것이다. 길 할머니는 노점상으로 일하며 아들을 목회자로 키워냈다. 황 목사는 자신이 양아들이라는 얘기와, 자신의 어머니가 위안부였다는 사실을 40대가 넘어서 알았다.

길 할머니는 치매로 기억들이 하나둘씩 사라지고 있다고 한다. 황 목사는 “매일 아침 9시에 어머니께 안부 인사를 드린다”며 “아이가 되셨다. 어머니가 기억을 못하신다. 현재 상황을 전혀 모른다. 내가 전화를 드려서 말을 해도, 어머니가 잊어버리신다”고 했다. 그는 일주일에 한번식, 혹은 열흘에 한번씩 어머니를 찾는다고 한다. 그는 정의연에서 할머님을 어떻게 지원하는지 안내를 받은 적이 있냐는 질문에 “안내를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김복동 할머니등과 함께 세계 전쟁피해 여성을 돕기 위한 ‘나비기금’을 만들고, 여성 평화·통일 활동가들을 지원하기 위해 여성평화상을 제정한 길 할머니는 현재 불거진 의혹을 인지 못 한채 정의연이 마포구에 마련한 ‘평화의 우리집’에 와병중이다.

위안부피해자 할머니들 지원단체를 둘러싼 의혹들은 끊임 없이 터져나오고 있다. 정의연에 이어 대한불교조계종의 나눔의집과 관련해서도 “위안부 피해자를 위한 후원금이 위안부를 위해 쓰이지 않고 있다”는 폭로도 나왔다. 위안부 할머니를 지원하기 위한 시설들이 정작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위해 쓰이지 않고 있다는 의혹이다.

김대월 학예실장 등 나눔의 집 직원 7명은 지난 19일 보도자료를 내 "나눔의 집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보금자리임을 내세우며 할머니들을 안전하고 전문적으로 돌보는 전문요양시설이라고 광고했지만, 실상은 지원금으로 운영되는 무료 양로시설일뿐 그 이상의 치료나 복지는 제공되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이들은 "법인이 채용한 두 명의 운영진에 의해 20여년간 독점적으로 운영됐고 운영진은 할머니들의 병원 치료비, 물품 구입 등을 모두 할머니들 개인 비용으로 지출하도록 했다"고 했다 할머니들을 위한 필수적인 치료나 식사도 부실하게 제공됐다는 폭로도 이어졌다.

이들은 지난해 6월 할머니 1명은 기울어진 침대에서 떨어져 눈썹 위가 찢어지는 부상을 입은 것과 관련. “할머니를 병원에 모시고 가야 한다”는 직원들의 요청을 운영진이 거절했다고 했다. 직원들을 대리하는 류광옥 변호사는 “뭐하러 가냐는 식으로 나와서 직원들이 운영진 몰래 병원에 데려다 줬었다”고 했다. 소고기를 좋아하시는 할머니를 모시고 외식을 하자고 직원들이 요청했을 때도 운영진으로부터 돌아온 답은 “할머니들 버릇 나빠진다”였다고 한다. 나눔의 집 운영진과 조계종 측은 사실과 다르다며 반발하고 있다.

앞서 정의연과 그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는 매해 정부 보조금을 받아왔지만 결산 서류에 이를 ‘0원’으로 기재하는 등 각종 회계 부실 논란을 일었다. 정의연이 쉼터를 시세보다 비싼 값에 매입한 뒤 최근 손해를 보고 팔았다는 주장과 쉼터 운영비 지출 등과 관련한 의혹이 일기도 했다. 쉼터 관리인으로 윤 당선인의 부친이 채용돼 6년여 동안 7500여 만원을 받은 사실도 확인됐다. 정의연은 윤 당선인의 부친 채용에 대해 “사려 깊지 못했다”며 사과했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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