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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에 의혹 증폭..주가 폭락

정의길 입력 2020. 05. 20. 12:16 수정 2020. 05. 21. 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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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데이터가 없이 말뿐이다'
실험대상 45명중 8명의 결과일뿐..항체 수준과 지속도 불투명
백신 의혹에 모더나 주가 16%나 급락
트럼프의 백신개발 책임자가 모더나의 이사
백신 시험 발표 때 모더나 스톡옵션 처분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위기를 해결할 최대 성과로 평가됐던 모더나의 백신 시험 발표가 과장됐거나 성급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국 정부의 백신개발기구 수장으로 임명된 모더나 이사 출신이 백신 발표 당일에 모더나 주식을 처분한 것도 의혹을 사고 있다. 백신의 성공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자, 증시는 19일 폐장 직전에 급락했다.

‘데이터가 아닌 말뿐인 백신 시험 발표’ 미국의 의학전문지 <스탯>은 19일백신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모더나가 발표한 백신 시험 결과는 정확한 데이터가 아닌 아직 말뿐인데다, 그마저도 45명의 실험대상 중 8명의 결과일뿐이라고 보도했다. <스탯>의 이 보도가 나오자, 19일 미국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지수는 폐장 1시간 전부터 급락해 전날보다 390.51포인트(1.59%) 하락한 24,206.86에 거래를 마쳤다. 모더나 주식은 18일 20%나 급등했다가, 이날 10%나 급락했다. 모더나 주식은 시간외 거래에서도 6%나 추가 급락했다.

<스탯>은 백신 전문가들을 인용해, 모더나가 발표한 정보로서는 “그 백신이 얼마나 인상적인지를 알 도리는 없다”며 “모더나가 발표한 대부분은 데이터가 아니라 말”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또 “모더나가 발표한 수치들도 그 자체로는 많은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그것을 해석하는데 핵심인 결정적인 정보가 유보됐다”고 지적했다.

제휴한 국립연구소가 언급 거부

전문가들은 모더나와 협력 관계를 맺은 국립 알레르기·감염병 연구소가 모더나의 발표에 대해 언급을 거부한 것도 의구심을 나타냈다. 그런 정도의 성공이라면 보통 적극적인 평가를 하는데 언급을 하지 않은 것은 통상적이지 않다는 지적이다. <스탯>은 “국립 알레르기·감염병 연구소는 보통 자신의 능력을 감추지 않고 그 발견을 자랑하는데, 모더나의 발표에 대해서는 언론발표를 내놓지 않고 언급도 거부했다”고 지적했다.

실험대상 45명 중 8명의 결과에 불과

모더나의 백신 시험 결과 발표도 시험 대상 45명 중 8명에 불과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모더나는 백신 25마이크로그램, 100마이크로그램, 250마이크로그램을 주입받은 45명이 항체를 형성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8명이 중화항체를 형성했다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나머지 37명 참가자들의 결과는 알 수 없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중화항체 시험은 다른 항체 시험보다도 더 많은 시간이 걸리고, 보다 복잡하고 안전이 요구되는 바이오안전 단계 3의 실험실에서 진행돼야만 한다.

모더나가 진행한 1단계 시험은 건강한 18~55세를 대상으로 한 것인데, 중화항체가 생성됐다는 8명의 정확한 나이는 밝혀지지 않았다. 만약 8명이 젊은 연령대라면, 실험 백신에 당연히 좋은 반응을 보였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불투명한 항체수준 이번 시험에서는 참가자들이 두번째 백신을 맞고서 2주 뒤 채취한 혈액에서 중화항체를 발견했다고 발표됐다. 존스홉킨스대의 백신 연구자인 안나 더빈은 “2주는 너무 이르다”며 “그 정도 기간으로는 그 항체가 항구적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모더나는 백신으로 형성된 항체 수준이 실제로 코로나19 감염에서 회복된 사람들에서 보이는 수준과 비슷하거나 크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그런 비교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아는 방법은 없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예일대의 백신 연구자 존 잭 로즈는 중국에서의 연구를 보면 코로나19에서 회복된 175명의 환자 중에서 10명은 중화항체를 발견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코로나19에서 회복된 환자들의 항체 수준은 엄청난 차이를 보이고, 감염증의 강도에 큰 영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존스홉킨스의 더빈 교수는 모더나의 성명에서 “43일째에 항체 수준들이 회복기 혈청들에서 일반적으로 보여지는 수준이거나 그 이상”이라는 표현에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일반적이라고? 그것이 무슨 의미이냐?”라고 반문하면서, 모더나가 정보를 공개해야만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다른 병원체에 대한 앞선 아르엔에이(RNA) 백신에서 볼수 없었던 면역반응들을 이 아르엔에이 백신에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적어도 고무적”이라면서도 “충분한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런 의문 제기에 대해, 모더나 쪽은 이 백신에 대한 최종적인 학술논문은 국립 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에서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의 백신 개발 책임자가 백신 발표 직후 모더나 주식 처분

모더나의 백신 시험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정치적 목적으로 성급하게 발표된 의혹도 제기된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새로 임명한 백신 책임자가 모더나의 임원을 지내고 거액의 스톡옵션을 보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가속화하기 위한 ‘초고속 작전’이라는 백신 프로젝트 태스크포스를 발족하고 제약업계에서 일했던 과학자 몬세프 슬라위를 책임자로 임명했다. 그가 임명된지 사흘만에 모더나가 이 백신 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슬라위는 모더나의 이사를 지내다가 임명 직후 사임했다. 모더나는 이번 백신 시험 발표 전 시가총액이 247억달러(약 30조4천억원)였으나, 18일 종가 기준 297억달러(약 36조5천억원)까지 치솟았다. 모더나 스톡옵션을 보유한 슬라위는 모더나의 백신 발표로 주가가 폭등한 18일 스톡옵션 1240만달러(약 152억원)를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인적자원부의 대변인도 18일 슬라위가 모더너 주식을 처분했고 그 거래는 19일 아침에 완료된다고 확인했다. 케이틀린 오클리 대변인은 슬라위가 자신의 임명 직전인 지난 5월14일부터 발생한 모든 주식 거래 이익을 암연구에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발표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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