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소재기업 실적 곤두박질..한국 수출규제 '부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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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한국 수출규제 조치에 역풍을 맞고 있다.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가 지속되면서 한국 주요 대기업에 고순도 불화수소를 납품해 온 오사카 소재 스텔라케미화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분의 1이 급감했다.
불화수소를 생산하는 일본 내 다른 업체인 모리타화학공업도 올해 1월 한국으로 수출을 재개했지만, 수출규제 강화 전과 비교해 30% 가량 급감했다.
일본 업계는 실적악화의 배경으로 까다로운 심사를 내세운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뿐 아니라 한국 기업들의 '탈일본화'를 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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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이전으로 되돌릴 수도 없어
여론 악화에도 日 정부 강경자세
■물러서지 않는 일본 정부
20일 일본 도쿄의 한 소식통은 한국 정부가 이달 말을 시한으로 수출규제에 대해 답변을 촉구한 데 대해 "일본 총리 관저의 분위기는 한 마디로 한국이 멋대로 정한 시한이다"며 불쾌감을 토로했다고 전했다. 일본 경제산업성과 두 차례 국장급 대화를 해 온 산업통상자원부 이호현 무역정책관은 지난 12일 일본 정부에 이달 말까지 수출규제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고 공개적으로 통첩을 날린 상황이다. 산업부 주도의 공개 기자회견이었지만 일본의 수출규제를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는 청와대 판단이 작용했다.
일본 정부는 한국이 반격카드로 세계무역기구(WTO)제소를 내놓을지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징용 문제 해결 없이는 수출규제의 목줄을 풀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이 시한으로 정한 5월 말이 돼도 일본 측이 액션을 취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는 게 도쿄 외교가의 분위기이다.
■부메랑 맞은 일본 기업
피해는 고스란히 일본 기업이 입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가 지속되면서 한국 주요 대기업에 고순도 불화수소를 납품해 온 오사카 소재 스텔라케미화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분의 1이 급감했다. 이 회사는 지난 11일 발표한 2019회계연도(2019년 4월~2020년 3월)실적공시에서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31.7% 감소한 24억7000만엔(약 28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특히,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가 발동된 지난해 7~9월(3·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80%나 급감했었다.
스텔라케미화는 이같은 실적에 대해 "한국에 대한 수출 관리 운용의 변경 등을 배경으로 불화수소 수출판매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불화수소를 생산하는 일본 내 다른 업체인 모리타화학공업도 올해 1월 한국으로 수출을 재개했지만, 수출규제 강화 전과 비교해 30% 가량 급감했다. 지난해 하반기 거의 전무했던 불화수소의 한국 수출량은 올해들어 400~500t으로 늘어났지만 수출규제 이전에 월간 약 2000t 안팎이었던 것에 비하면 4분의 1수준이다.
일본 업계는 실적악화의 배경으로 까다로운 심사를 내세운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뿐 아니라 한국 기업들의 '탈일본화'를 꼽는다.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삼성과 LG가 일본산 불화수소를 대신할 대체공정에 성공해 결과적으로 일본 소재기업들의 출하량이 크게 줄었다고 보도했다. 실제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11월 스텔라케미화의 제품을 대신해 한국 솔브레인이 자체 생산·가공한 저순도 불화수소를 쓰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일부 공정에서 한국 내 조달이 가능한 저순도 불화수소를 쓰고 있다.
모리타화학공업 관계자는 일본 닛케이 신문과 인터뷰에서 "한번 뺏긴 것은 되찾는 데 시간이 걸린다"고 토로했다. 한국 기업들의 일부 수입량은 오랜 인연을 맺어온 일본 기업과 관계를 일순간 끊지 않겠다는 취지이면서 전략적으로 거래선 다변화 차원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일본 소재기업들이 한국 대기업에 납품 물량을 (수출규제 전으로)원상복귀 시켜달라고 요청하고 있다"며 "이제와서 다시 전부 일본산으로 되돌리기엔 한국 기업이 감당해야 할 리스크가 너무 커졌다"고 말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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