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까지 몰렸지만.."원하는 건 '잘못했다' 한마디"

최승훈 기자 2020. 5. 20. 21:3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5·18 40주년 연속기획|그때 그 사진 속 그들②

[앵커]

5·18 민주화 운동의 사진 속 인물들을 돌아보는 두 번째 시간입니다. 평범한 청년이던 박남선 씨는 시민군의 상황실장을 맡았습니다. 그리고 체포돼 사형 선고까지 받았다가 감형이 돼서 풀려났습니다. 박씨가 원하는 건 단 하나 진심 어린 사과입니다.

최승훈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그해 27살, 박남선 씨는 도청 앞을 끝까지 지켰습니다.

그런 박씨를 누군가는 북한에서 온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라고, 특수군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박남선/5·18 당시 시민군 상황실장 : 저를 '71광수'로… 제 사진과 황장엽 사진을 매칭시켜서 광주는 북한에서 온 특수군들이 했던 행위다]

박씨를 북한군이라고 주장한 지만원 씨는 1심에서 징역 2년과 벌금 100만 원을 선고받았습니다.

박씨는 골재 사업을 하던 평범한 청년이었습니다.

[박남선/5·18 당시 시민군 상황실장 : 당시에 여고생이 직접 계엄군의 대검에 맞아서 피를 흘리며 쓰러진 모습도 보고…]

그렇게 쓰러진 시민들 때문에, 계엄군에 체포된 동생 때문에 시민군이 됐습니다.

27일 새벽, 끝내 체포됩니다.

[박남선/5·18 당시 시민군 상황실장 : 열 손가락 손톱 밑을 송곳으로 찔리는 고문부터 시작해.]

군사재판에서 받은 사형선고.

[박남선/5·18 당시 시민군 상황실장 : 오늘은 당신들이 우리를 재판하고 심판하지만 당신들이 언젠가는 역사적인 심판을 받을 거다.]

이후 무기징역으로 감형돼 3년 수형생활을 한 뒤 석방됐습니다.

1999년, 재심을 통해 무죄 선고를 받습니다.

[박남선/5·18 당시 시민군 상황실장 : 우리 광주 시민은 죄가 없다. 그래서 무죄를 선고한다고 했던 기억이 나요.]

고문 후유증으로 지금도 병원을 다니는 박씨.

원하는 건 단 하나입니다.

[박남선/5·18 당시 시민군 상황실장 : 정말 잘못했다 미안하다…말 한마디면 용서할 수 있는 마음의 준비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40년이 지나도록 지금까지 그런 사과 한마디가 없으니 통탄할 노릇입니다.]

(영상그래픽 : 박경민)

Copyright © JT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