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윤미향, 해외 소녀상 건립하며 현지 시민단체들과 마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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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향 전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이사장이 해외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추진하면서 현지에서 활동 중인 시민단체들과 마찰을 빚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과 독일의 일본군 위안부 관련 단체 관계자들은 윤 전 이사장이 이들 단체를 무시한 채 새로운 단체를 세워 갈등이 생기기도 했고, 해외 소녀상 건립 과정에서도 현지 시민단체들과 여러 차례 대립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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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향 전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이사장이 해외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추진하면서 현지에서 활동 중인 시민단체들과 마찰을 빚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과 독일의 일본군 위안부 관련 단체 관계자들은 윤 전 이사장이 이들 단체를 무시한 채 새로운 단체를 세워 갈등이 생기기도 했고, 해외 소녀상 건립 과정에서도 현지 시민단체들과 여러 차례 대립했다고 주장했다.
20일 국민일보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정의연은 해외 평화의 소녀상 건립 추진과정에서 현지 단체와 충분히 논의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논란의 중심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글렌데일에 있는 평화의 소녀상이 있다. 2013년에 세워진 ‘미국 1호 소녀상’이다. 현지 시민단체 관계자에 따르면 이 소녀상이 시의 공공부지에 세워질 수 있었던 건 미국 서부지역에서 활동해온 ‘위안부행동’(전 가주한미포럼) 덕분이었다.
위안부행동은 2007년 7월 일본계인 마이크 혼다 전 의원과 함께 미 하원에서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을 통과시키는 데 일조했다. 결의안 통과를 계기로 미국에서의 소녀상 설치를 위한 공감대와 기부금이 마련될 수 있었다.
하지만 2013년 7월 소녀상 제막식 직후 윤 전 이사장과 위안부행동의 갈등이 시작됐다. 제막식에 초대받아 미국을 다녀온 윤 전 이사장이 8월 언론 인터뷰에서 현지 시민단체의 노력을 제대로 소개하지 않고 정대협의 활동만 강조했기 때문이다.
위안부행동 관계자 A씨는 “인터뷰에서 위안부행동의 활동을 언급하지 않은 것에 대해 윤 전 이사장에게 불만을 표했더니 ‘칭찬에 소홀해 미안하다’ ‘한국 정부에 상을 내리도록 하겠다’는 등 엉뚱한 대답만 했다”며 “심한 모욕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A씨는 또 “윤 전 이사장이 현지 활동가들과 논의 없이 정대협 산하 지부 격인 ‘나비모임’을 미국에 만들었다”며 “결국 위안부 할머니 문제보다 정대협 위상 세우기가 우선이었던 것이냐”고 반문했다.
지난해 10월 미국 버지니아주 애넌데일에 세워진 소녀상 관련 진통도 계속되고 있다. 미국의 위안부 관련 단체들의 목표는 소녀상을 공공부지에 설치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정의연이 지원하는 한 단체는 한인타운 사유지에 소녀상을 세웠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A씨는 “한인 사유지에 설치하면 일본 정부가 신경도 쓰지 않는다”면서 “소녀상을 세우는 의미가 없다”고 비판했다.
독일에서는 교민들이 건립추진위원회(건추위)를 결성해 2017년 3월 바이에른주 비젠트시의 한 공원에 소녀상을 세웠다. 한 독일인이 소유한 공원에 소녀상을 세운 것인데, 얼마 후 그가 소녀상의 비문을 철거했다. 일본 정부의 압박 때문이었다.
건추위 관계자 B씨는 “역사가 기록된 비문이 없으면 소녀상은 그저 ‘동양 소녀’의 동상에 불과하다고 판단해 비문 철거에 강력 반대했다”면서 “그런데 윤 전 이사장 측에서 ‘비문만 가리면 어떻겠느냐’는 의견을 보내왔다”고 했다. B씨는 “정의연이 독일 소녀상과 아무 관계도 없는데 무슨 자격으로 의견을 개진한 건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정의연은 이들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다. 정의연 관계자는 “정의연은 해외 위안부 단체와 갈등을 빚은 적이 없다”면서 “독일 소녀상 비문 철거 과정에 정의연은 전혀 관여한 적 없다”고 선을 그었다. 국민일보는 윤 전 이사장에게도 전화와 문자 메시지 등으로 입장을 물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최지웅 기자 wo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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