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태양광 참여에 열 올리고 문제는 나 몰라라.."대책 마련"

문준영 입력 2020.05.21.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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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조천읍 함덕에서 화훼업을 하던 윤석중 씨는 지난 2월 소규모 태양광 사업에 뛰어들었다. 나이도 들고 수익도 시원치 않아 새로운 사업에 나선 것이다. 윤 씨는 대출 등 2억 원 상당을 투자해 1,600여 ㎡ 남짓한 밭에 99kW의 소형 태양광 시설을 설치했다. 신재생에너지 공급가격이 폭락했지만 20년간 고정가격으로 지원해준다는 정부를 믿고 사업을 시작했다. 윤 씨는 1kW에 202원을 지원받기로 계약했다.

하지만 약속한 금액은 입금되지 않았다. 지난 3월 윤 씨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거래량은 13,740kW. 계산대로라면 202원을 곱한 277만 원을 받아야 하지만, 실제로는 30만 원가량이 덜 들어왔다.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에서 양배추와 브로콜리 등을 재배하다 태양광 사업에 뛰어든 강경수 씨도 상황은 마찬가지. 가족과 99kW의 소형 태양광 발전시설 3곳을 운영하는 강 씨는 "세 곳을 합쳐 120만 원가량 돈이 덜 들어왔다"며 "정부가 신재생에너지를 밀어붙였는데, 사기당했다는 기분밖에 들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정부, 태양광 참여 독려하면서 농가 피해는 외면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에너지공단은 2018년부터 소형태양광 고정가격계약, 이른바 한국형 FIT(발전차액지원제도)를 추진하고 있다. FIT는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하기 위해 소규모 태양광 발전사업자들의 수익을 보장하는 제도다.

하지만 태양광 사업자에게 돈을 지급하는 전력거래소와 한국서부발전 등 발전자회사 간 정산 방식이 달라 제주지역 태양광 농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현재까지 취재진이 확인한 피해 농가만 53곳, 올해 1~3월 손실금만 2,800만 원에 이른다. 4월 손실금액은 2,500만 원으로 추산된다. 20년 장기 계약인 만큼 차액을 막는 게 급선무다. 현재 확인되지 않은 농가를 합치면 손실분은 눈덩이처럼 커질 전망이다.


태양광 사업자는 태양 전기를 팔아 전력거래소와 한국서부발전 등 발전 자회사로부터 돈을 받는다. 1kW에 고정 지원가격이 202원이라면, 1만kW를 생산했을 때 202만 원을 버는 셈이다. 이때 전력거래소는 사업자에게 실제로 태양광 발전소가 작동한 시간과 해당 시간대별 발전단가를 곱해 금액을 지원한다. 나머지 차액은 발전자회사가 지급하는데, 발전자회사는 실제 작동 시간이 아닌, 24시간 단가의 평균을 적용해 차액이 발생하고 있던 것이다.


섬 지역 특성 반영 못 한 정산 방식

전력거래소가 발전단가를 계산하는 태양광 작동 시간대는 아침과 낮 시간대로, 이때는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가 많아 단가가 낮다. 하지만 제주지역은 새벽과 밤 시간대 신재생에너지 생산 비율이 낮아 LNG나 등유 등을 사용해야 해 단가가 높다. 발전자회사가 24시간 평균 발전단가를 적용하면 자연스레 차액이 발생한다. 정산 방식은 물론, 섬이라는 지역적 특성 탓에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던 것이다.

이에 대해 제주전력거래소 측은 전력시장운영규칙에 따라 단가를 계산하고 있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전력거래소 측은 차액 발생을 막기 위해 거래소 측이 적용한 실시간 단가 자료를 발전자회사에게 적극 제공하겠다고 덧붙였다. 발전자회사들은 전력통계정보시스템에 공지된 단가를 적용하고 있고, 계약서상에도 문제가 없다는 상황. 한국에너지공단마저 "자신들은 공고만 냈을 뿐 태양광발전사업자들과 발전자회사들간 계약"이라며 "정산과 관련해 관여하기가 사실상 어렵다"고 물러서면서 정부와 에너지공단을 믿은 태양광 사업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


한국에너지공단은 보도가 나온 이후에야 서면 답변을 통해 "관련 기관에 계약금 대비 미달 수익 관련 의견을 청취하겠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산업통상자원부도 즉각 대책 마련에 나섰다. 산자부 신재생에너지정책과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공급의무자(발전자회사)가 전력거래소처럼 실정산을 해주면 되는 문제"라며 "전력거래소가 공급의무사에게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또 "정확한 정산이 이뤄질 수 있도록 관련 기관과 협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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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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