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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단독]정의연, 이솔·위원랩 기부도 공시 누락.."할머니 직접후원하겠다"

이보라·심윤지 기자 입력 2020.05.22. 17:02 수정 2020.05.22.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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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원랩 공지사항. 위원랩 제공


정의기억연대(정의연·구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가 시민·기업들이 낸 기부금을 허술하게 관리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정의연이 기부금을 받은 것을 공시에 누락하거나 제대로 기재하지 않은 사실이 잇따라 확인되면서다. 일부 기업은 이번 일을 계기로 후원 방식을 단체를 거치지 않고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게 직접 전달하는 식으로 바꿨다. 정의연의 30년 운동을 지지하며 함께 해온 기부자들의 변화를 정의연이 더 무겁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어 보인다.

22일 국세청 공익법인 결산공시에 따르면 정의연은 지난 2017년 화장품업체 ‘이솔’이 기부한 약 5800만원에 대해 공시하지 않았다. 언론 보도와 이솔 홈페이지 공지를 보면 이솔은 그해 2월 ‘이솔희망기금’ 명목으로 2500만원을, 12월 ‘해외 평화비 건립 기금’으로 3300만원을 정의연에 기부했다. 공익법인의 총재산가액(수입)의 1% 혹은 2000만원 이상을 출연한 개인·법인에 대해서는 출연자와 금액이 공시돼야 한다. 이솔은 2011년부터 정대협·정의연에 매년 수익금 일부를 기부해왔지만 기부 내역은 2019년 정대협 결산 공시에 한 차례 ‘1342만원’으로 적힌 게 전부다.

2017년부터 정의연에 기부해온 굿즈 판매업체 ‘위원랩’의 기부금 내역도 결산 공시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위원랩에 따르면 이 회사는 2017년 ‘에프디크리에이티브’라는 법인명으로 약 1000만원을 기부했다. 위원랩 이름으로 2018년 7월부터 그해 말까지 625만916원을, 2019년엔 1854만8426원을, 올해 4월까지 876만4253원을 기부했다. 위원랩 기부금 역시 2019년 정의연 결산 공시에 단 한 차례 제대로 기재됐다. 위원랩은 주로 위안부 할머니 후원을 목적으로 하는 팔찌·반지·숄더백·브로치·작은 소녀상 등을 팔아 기부하는 업체다. 수익 40% 이상을 정의연에 기부해왔다.

위원랩은 정의연 회계부정 의혹이 확산되자 이달부터 정의연 기부를 중단하고 위안부 할머니 3명에게 지정기탁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위원랩 측은 “이익 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주식회사이지만 정의연에 많은 수익을 후원해왔다. 이번 논란이 터지며 고객들에게 후원 내역을 투명하게 알려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정의연이 후원금 처리 관련 의혹 제기에 ‘30년 운동이 정의연 뿐만 아니라 전체 기부자들이 함께 만들어온 것’이라고 반박해 온 만큼 이번 기회에 회계 관련 의문점을 모두 해소하고 문제를 시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익법인 감사 전문가인 최호윤 회계사(삼화회계법인)는 “이들 기업이 출연자 목록에 빠진 것은 ‘공시 누락’으로 보인다. 다만 국세청 공시에 빠져있더라도 기업들이 기부금 영수증을 발급받았다면 기부금이 정상 접수됐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국세청 공시가 아닌 재단 홈페이지에도 후원금 내역을 상세히 공개하지 않은 것은 문제라고 봤다. 최 회계사는 “이솔희망기금처럼 기부자가 특정 용도(해외 평화상 건립)를 지정해 조성한 기금은 결산보고서를 기금별로 구분해서 작성해야 한다”며 “정의연 홈페이지에 단체 전체의 운영성과표만 공개된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했다.

정의연 측은 “기부금 공시를 포함해 지적받은 공시누락에 대해서는 현재 전문 회계사와 모든 공시를 검토 중이다.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재공시하겠다. 진심으로 송구하게 생각하며 추후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정의연 회계부정 의혹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서부지검 형사4부는 최근 윤미향 전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하고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 받아 윤 전 이사장의 금융계좌 등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윤 전 이사장이 법인이 아닌 개인 계좌로 후원금을 받아온 의혹이 제기된 만큼 자금 흐름 전반을 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보라·심윤지 기자 purp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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