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도 숙인 통합당 당선자 84명 "익숙한 과거와 결별하겠습니다"

원선우 기자 입력 2020. 5. 23.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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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숍서 잇단 자성·쓴소리 "그동안 삽질, 권력놀이 했다"

미래통합당 당선자 84명은 22일 국회의원 당선자 워크숍을 가진 뒤 '익숙함과의 결별을 선언합니다'라는 결의문을 냈다. 이들은 국회 앞 계단에서 낭독한 결의문에서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지 않겠다. 함께 일하는 국회를 만들겠다"고 했다. 이어 "언제나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며 싸우고, 이를 정책과 법으로 실현하겠다"고 했다. 또 "우리만의 통합당이 아닌 국민이 원하는 통합당이 되겠다"며 "익숙했던 과거의 관습과 고정관념에서 결별하겠다"고 했다. 다만 "내일 당장 다른 모습일 것이란 무책임한 약속은 드리지 않겠다"며 "하루아침에 믿어달라고 하지 않고 꾸준히 바꾸어 나가겠다"고 했다. 통합당은 "국민 눈높이에 맞는 실용 정당, 대안 정당을 지향하겠다"고 했다. 이들은 워크숍 후 단체로 국민에게 90도로 고개 숙여 인사를 했다.

"새로운 미래 펼쳐나가겠습니다" - 미래통합당 21대 국회의원 당선자들이 22일 국회에서 워크숍을 한 후 본관 앞 계단에서 90도로 고개를 숙여 국민에게 인사하고 있다. 이들은 '익숙했던 과거와 결별하고 새로운 미래를 펼쳐나가겠습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었다. /박상훈 기자

이 자리에선 총선 패배 원인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잇따랐다. 김희국 당선자는 "수도권 유권자들이 내는 '문제'를 정확히 알고 답을 적었다면 좀 더 나은 성적을 올릴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우리는 문제도 모르고 답을 적어냈다. '삽질'한 것"이라고 했다. 황보승희 당선자는 통합당이 중도층의 외면을 받은 데 대해 "막말·폭언·성범죄 등에 대해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국민의 상식에 맞는 보수의 모습을 보였어야 했다"며 "진보는 청년 세대의 문제에 공감하고 위로해준 데 반해 보수는 가르치려 들었다"고 했다. "극우 세력과 단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발제자로 나선 장경상 국가경영연구원 사무국장은 "지금 통합당 모습은 '권력 놀이'와 '셀럽(유명인) 놀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며 "의원들끼리 혁신 모임을 만들고 선지자(先知者) 노릇을 한다고 국민이 눈길을 주겠는가"라고 했다. 정치 컨설팅 그룹 '민' 박성민 대표는 "유권자 투표 기준이 '좋아해서' '필요해서' '상대가 싫어서' 3가지라면 더불어민주당이 통합당을 압도한다"고 했다. 이어 "유권자가 뭘 원하는지 파악해 '캠페인 정당'이 돼야 하는데 민주당이 통합당보다 훨씬 낫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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