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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유럽 바이러스 이태원 침투..무증상 입국자 '숨겨진 불씨'

음상준 기자,이영성 기자 입력 2020.05.23.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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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국강화 전 무증상 입국한 뒤 지역사회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
이태원 감염원 찾기 어려울 듯..모든 해외입국자 검사도 불가능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이영성 기자 =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을 일으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유럽 또는 미국에서 유입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해외 입국자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오래 전에 입국한 무증상 감염자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으면 관리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정황상 방역당국이 공항검역을 대폭 강화하기 시작한 3월 중순 이전 입국자로부터 이태원 집단감염이 최초로 시작했을 가능성이 높다. 적어도 두 달여 동안 방역망을 벗어난 확진자가 지역사회에서 활동한 것으로, 방역망에 큰 구멍이 생겼다. 이들 입국자는 최장 잠복기 14일을 한참 지났다.

결과적으로 통제받지 않는 내외국인 입국자(감염자)에 의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은밀하게 지역사회에 스며들었고, 지난 4월 말 초기환자 모임에서 1차 유행, 이태원 클럽을 통해 전국적인 2차 확산이 이뤄진 셈이다.

◇클럽 감염자 유전자 염기 분석했더니, 미국·유럽 바이러스와 일치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가 국내 코로나19 확진 사례 151건(142명·일부 확진자 중복 계산) 염기서열을 분석한 결과, 이태원 클럽 확진 14건은 G 그룹에 속하며 염기서열이 일치했다. 유럽과 미국 등 서구권 국가에서 유행하는 G 계통 바이러스라는 것이다. 이번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 대상은 코로나19 1~30번 확진자, 신천지 대구교회 신도 감염자 32명, 청도 대남병원 확진자 11명, 해외 입국자 41명,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 14명이 포함돼 있다.

세계보건기구(WH) 바이러스 유전자 정보사이트(GISAID)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 유형을 지역과 특성에 따라 S , V, G 등 3개 그룹으로 구분한다. 그중 S그룹은 코로나19가 최초로 발생한 중국 우한에 서식하는 박쥐 등에서 나온 바이러스와 같은 계통이다. 우리나라와 중국 등 동아시아에서는 V그룹 바이러스가 유행 중이다. 지난 2월 중순부터 3월까지 국내에서 대규모 유행을 일으킨 신천지예수회(이하 신천지) 확진자로부터 많이 발견한 바이러스도 S그룹 계통이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는 A형(S그룹 해당)과 B형(V그룹 해당), C형(G그룹 해당)으로 구분한다. A형은 코로나19 초기 바이러스(뿌리)로 중국 우한에서 시작해 미주와 호주 분포하는 바이러스다. B형은 중국 우한에서 동아시아로 퍼진 바이러스, C형은 B형에서 유래한 뒤 싱가포르를 거쳐 유럽으로 확산한 바이러스로 분류한다.

중국 우한에서 시작한 바이러스가 싱가포르를 거쳐 유럽이나 미국에서 유행한 뒤 다시 국내로 돌아온 셈인데, 이태원 클럽 첫 감염원을 밝혀내기란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이번 염기서열 분석 결과는 해외 입국자가 새로운 위험요소라는 점도 재확인했다. 그동안 해외 입국자는 방역망 내에서 관리되는 인원으로 여겨졌다. 실제로 방역당국은 지난 3월 15일부터 프랑스·독일·영국·스페인·네덜란드 등 유럽 5개국에 대한 특별입국검역을 시행했다. 같은 달 19일부터는 전체 입국자로 특별검역입국을 확대했다.

3월 22일부터는 유럽발 입국자 전수검사와 자가격리, 3월 27일부터는 미국발 입국자에 대한 전수검사와 자가격리, 그리고 4월 1일부터는 학술 또는 비즈니스 목적 등 일부 입국자를 제외한 모든 내외국인을 대상으로 14일의 자가격리를 의무적으로 부여했다.

이태원 클럽 감염자가 유럽이나 미국에서 유행하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만큼, 외국인과 유학생, 교민 등 해외체류 내외국인 감염자가 무증상 상태에서 공항검역을 무사히 통과한 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바이러스를 전파했을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가장 설득력이 있다. 무증상 비율이 높은 코로나19 특성상 특별입국절차는 방역적으로 효과가 떨어진다는 점도 명확해졌다.

방역당국도 이를 인정하는 분위기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22일 브리핑에서 "코로나19는 입국 당시 검역에서 증상이 없더라도 지역에 들어와 감염(증상 발현)될 수 있다"며 "3월 해외 입국자를 통한 유입은 어느 정도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하며, 몇 단계 전파고리를 갖게 되면 조기에 인지하기가 어려운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4월1일 이전 유럽·미국발 입국자 역추적 불가능…숨겨진 감염자 50배 한국서도?

이번 염기서열 분석 결과는 국내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방역망을 벗어난 확진자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점, 그것도 오래전부터 지역사회에서 활동하고 있었다는 걸 간접적으로 확인했기 때문이다.

일단 4월 1일부터는 모든 입국자가 14일 자가격리를 하고, 방역망에서 관리한 만큼 그 이전에 입국한 내외국인 중 무증상 감염자가 이태원 집단감염 감염원이라는데 무게가 실린다.

지역사회 내 숨겨진 감염자 수가 50배에 이를 수 있다는 미국 연구 결과에서 우리나라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반응도 나온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 카운티 보건당국은 주민 33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항체검사에서 전체 주민 1.5~2.8%가 코로나19에 감염됐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 비율을 전체 지역 주민에 적용한 감염자 예측 규모는 공식 확진자보다 50배나 많다.

이런 상황을 종합하면 코로나19가 국내에 최초로 유입된 1월 20일부터 3월 31일까지 모든 내외국인 입국자를 대상으로 전수검사를 진행하지 않는 한, 이태원 클럽 최초 감염원을 밝혀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전수검사 대상을 유럽과 미국발 입국자로 한정하고 기존 확진자, 음성 판정을 받은 인원을 제외해도 수십만명 규모에 이를 수 있다. 검사 역량에 과부하가 걸리는 데다, 방역당국이 이 방식을 택할 가능성도 거의 없다.

코로나19가 크게 유행하던 지난 3월 초 이탈리아에서 한국으로 들어온 입국자 수는 일주일 동안 1500여명에 달했다. 그중 상당수 입국자는 유학생 등 젊은 층이었다. 지난 3월 17일에는 전 세계에서 국내로 들어온 입국자 수가 1만3350명에 달했다. 그중 내국인은 7161명, 외국인은 6189명이었다. 그중 특별입국대상자 수는 2130명에 그쳤다.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검역을 일찌감치 강화했다는 점에서 3월 입국자는 코로나19가 크게 유행하는 유럽과 미국발 내외국인이다.

방역당국이 전 국민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전수검사를 진행하지 않는 한 지역사회 내 조용한 전파는 언제든 발생할 전망이다. 따라서 방역당국이 진행 중인 항체검사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하지만 항체검사는 진단시약을 아직 선정하지 못했고, 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22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0명으로 누적 확진자는 1만1142명이 되었다. 신규 확진자 20명의 신고 지역은 서울 2명, 경기 6명, 인천 1명, 경북 2명, 울산 1명, 경남 1명 순이고 검역 과정 7명이다.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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