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결 대신 '노무현 정신'..4년 전과 달라진 봉하마을 추도식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 참석, 보수진영 4년 만에 盧 추도식 찾아
이해찬·한명숙·김경수 등 친노 주축들도 참여
더불어민주당은 2016년 서거 7주기에서 국민의당과 전통적 지지층인 '친노'를 두고 볼썽사나운 구애 경쟁을 펼치기도 했지만, 이번에는 압도적 지지를 등에 업은 만큼 여느 때보다 통합과 화합의 정신을 강조할 예정이다.
◇野에 욕설 난무했던 7주기…올해는 통합당도 참여
20대 국회에서 아슬아슬하게 원내 1당이 된 더불어민주당. 20대 총선 한달여 뒤에 치러진 7주기 추도식에서 민주당 지지자들은 3당으로 등장한 국민의당 지도부를 향해 "전라도에 가라, XX들아", "이명박 앞잡이" 등 욕설을 퍼부으며 적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전통적 지지층이 분열된 상황에서 민주당과 국민의당 간 뿌리깊은 갈등이 추도식에서 여과없이 드러났던 것이다. "정치적인 언행에 대해 불만이 있는 분이 오더라도 최대한 정중하게 예의를 갖춰달라"던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인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당부가 무색해지기도 했던 자리였다.
과반 의석을 훨씬 뛰어넘는 압도적 다수당이 된 민주당은 이번 11주기에서 4년 전보다 성숙해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당 지도부는 전날 지역주의 타파, 국민 통합 등 '노무현 정신'을 강조하기도 했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도 11주기 추도사에서 정치적 메시지를 최대한 자제하며 노 전 대통령이 강조했던 '깨어있는 시민'과 나라를 바꾸겠다는 결의를 다질 것으로 보인다.
당 지도부도 전반적으로 훨씬 여유로워진 모습이다.
4년 전엔 국민의당과 세력 대결의 일환으로 원내 지도부에서 당선인들에게 서거 7주기 참석을 독려하는 전화를 걸며 정권 재창출을 다짐하는 모습이었던 반면, 올해는 '동원령'을 자제하는 모습이다.
코로나19 여파로 당선인들은 노무현재단의 행사 인원 최소화 방침에 따라 추도식에는 참석하지 않고 묘역 참배만 한다.
코로나 영향도 있지만 지도부에서 일부러 나서지 않아도 당선인들은 한목소리로 "그립고 보고싶은 분"이라며 묘역을 찾고 있다.
3주 전에 홀로 묘역을 찾았었다는 장경태 당선인은 "5주기까지는 슬퍼하기만 했지만, 이제는 그걸 넘어서서 민주 시민의 현장이 되어가는 것 같다"며 "이제는 대민 나라다운 나라로 만드는 게 무엇인지 고민하게 되는 자리 같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양향자 당선인도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당은 2016년 총선을 포함해 내리 네 번의 선거에서 승리했다. 정치·경제·사회가 완전히 재구성 되는 기로에서 180여석에 육박한 압도적 지지까지 얻었다"라며 "이런 우리가 지금 가져야 할 게 바로 대통령 노무현의 담대함"이라고 썼다.
노무현 재단도 미래통합당·정의당·국민의당 등 야당 지도부를 초청해 화합의 제스처를 일단 보냈다. 신승(辛勝)을 거두긴 했지만 늘 불안한 모습이었던 4년 전과 달리 총선 압승으로 정권 재창출 교두보까지 마련한 집권 여당다운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2018년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조화만 보냈고, 황교안 전 대표는 민생대장정 일정으로 10주기 추도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다만 4년 전 봉하마을 찾았다 욕 세례를 받았던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참석하지 않는다.
한편, 친노 진영의 대모(代母)인 한명숙 전 국무총리도 이날 추도식에 참석한다. 그는 2009년 노 전 대통령의 장례식 때 추도사를 낭독하기도 했고 노무현재단의 초대 이사장을 지내기도 했다. 또 최근 당 지도부가 한 전 총리의 뇌물 수수사건 재조사를 촉구하면서 다시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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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박희원 기자] wontim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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