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경기도 학교 방역도우미 지원 예산 거절..보건 인력난 여전

김창영 기자 2020. 5. 24.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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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고3 등교 첫날부터 인천 학생 2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돼 귀가조치되는 등 학생·교직원들이 대혼란을 겪고 있다.

지난 20일 고3 등교 이후 전교생이 700~800명이 되는 학교에서조차 보건교사 1명으로는 버틸 수 없다는 불만이 폭주하자 추가 지원에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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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교육청, 학교 예산 요청했지만 道 "지원 불가"
보건교사 1명이 1,000명 관리하거나 자체충원해야
고3 혼란 지켜본 학교들 부랴부랴 도우미 채용 나서
유은혜(왼쪽)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덕성여고를 찾아 학생과 인사하고 있다. /교육부 제공
[서울경제] 지난 20일 고3 등교 첫날부터 인천 학생 2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돼 귀가조치되는 등 학생·교직원들이 대혼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일선 학교들은 여전히 보건·방역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보건교사 1명이 1,000명을 웃도는 전교생들을 관리할 수 없다는 지적이 잇따르는데도 예산 부족과 행정 절차 때문에 채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탓이다. 오는 27일부터 고2, 중3, 초1~2, 유치원까지 등교가 잇따르는 만큼 추가 혼란이 예상된다.

24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교육청은 경기도에 학교 방역도우미 및 과대학교 26개교(경기도교육청 집계 기준 초등 1,680명·중등 1,260명 이상)에 대한 보건인력 채용을 위해 예산을 요청했지만 지원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전달받았다.

경기도교육청이 추가 예산을 지원받지 못하면서 경기도 과대학교는 기존 인력으로 보건·방역 업무를 해결하거나 자체 예산을 들여 인력을 채용해야 한다. 교육청 관계자는 “예산 문제로 학교 측에 우선은 기존 인력으로 대응해보자고 안내했다”면서 “내부 논의를 통해 며칠 내로 어떻게든 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31개 시·군에 있는 2,500여 개 학교 가운데 60명 이하 소규모 학교는 초중고가 147교, 과대학교는 26교에 이른다. 보건교사 1명이 소규모 학교 2곳 이상을 담당하고 과대학교에서조차 보건교사가 1명 밖에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청원 글 /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서울시교육청은 뒤늦게 과대학교(서울시교육청 집계기준 학생 수 1,000명 이상)에 보건 강사를 지원하기로 했다. 교육청은 과대학교에서 3개월(주당 15시간 미만 근무) 근무 조건으로 보건강사 1명을 채용하면 비용을 지원하기로 하고 지난 22일 177개교 가운데 102개교에 이런 내용을 알렸다. 또 보건의료인력이 없는 유치원에는 간호사 100명을 지원하기로 했다.

교육청은 지난 18일 과대학교에 생활지도 및 방역활동 지원도우미를 일반 학교와 비교해 1~3명씩 더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보건강사 지원 내용은 빠져있었다. 지난 20일 고3 등교 이후 전교생이 700~800명이 되는 학교에서조차 보건교사 1명으로는 버틸 수 없다는 불만이 폭주하자 추가 지원에 나선 것이다.

보건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보건교사들은 학교가 고3 등교 하루 만에 통제 불능상태라며 교내 방역과 학생 간 거리 두기 지침이 유명무실화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달 1일 기준으로 전국 1만1,943개 학교 중 보건교사가 단 1명도 없는 곳이 1,741곳에 이른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인천지부가 245개교를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에서는 보건교사에게 학교 시설 방역까지 맡기는 학교가 29.8%에 달한다. 보건교사가 학생 보건 뿐만 방역 책임까지 지고 있는 것이다.

자신을 현직 보건교사라고 밝힌 한 청원인은 지난 21일 청와대 게시판에 올린 ‘등교 개학은 누굴 위한 것입니까’ 글에서 학생들의 자가진단 참여가 저조하고 코로나19 의심 환자 발생시 정확한 매뉴얼이 없다면서 “학교가 난장판이 됐다”고 비판했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약 9만5,000명이 이 청원에 동의했다.

고3 등교 혼란을 지켜본 학교들은 교육청 홈페이지 등을 통해 부랴부랴 보건도우미 채용에 나섰지만 애를 먹고 있다. 인천의 한 중학교 교감은 “보건도우미 강사를 1명 채용했는데 사정 때문에 못 하겠다는 연락을 받아 다시 뽑고 있다”며 “개학이 코 앞인데 인력 문제로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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