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맹이 쏙 빠진 '검언유착' 의혹 채널A 자체 진상조사보고서

문현숙 2020. 5. 25.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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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박 취재와 검-언 유착 의혹에 휩싸인 종합편성채널 <채널에이(a)> 가 25일 '신라젠 사건 정관계 로비 의혹 취재 과정에 대한 진상조사 보고서'를 자사 누리집에 올렸으나 기자가 진상조사 전에 휴대전화와 노트북 피시에 담긴 데이터를 삭제해 진상 파악이 어려웠다고 밝혀 '진상 은폐 보고서'라는 비판이 쏟아진다.

채널에이는 지난 22일 메인뉴스 <뉴스에이> 를 통해 자사 기자가 유력 검찰 간부와의 친분을 내세워 수감 중인 전 신라젠 대주주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 쪽에 접근해 여권 인사 비위를 털어놓으라고 한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위원회 보고서를 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했다며 25일 보고서를 공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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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조사 직전 휴대폰 2대, 노트북피시 초기화해 녹음파일 등 증거 못 찾아"
핵심증거 인멸 기자 탓하며 진상조사 실패 자인.."상부 지시 없었다"며 발뺌도
서울 종로구 채널A 본사 사옥.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협박 취재와 검-언 유착 의혹에 휩싸인 종합편성채널 <채널에이(A)>가 25일 ‘신라젠 사건 정관계 로비 의혹 취재 과정에 대한 진상조사 보고서’를 자사 누리집에 올렸으나 기자가 진상조사 전에 휴대전화와 노트북 피시에 담긴 데이터를 삭제해 진상 파악이 어려웠다고 밝혀 ‘진상 은폐 보고서’라는 비판이 쏟아진다. 채널에이는 지난 22일 메인뉴스 <뉴스에이>를 통해 자사 기자가 유력 검찰 간부와의 친분을 내세워 수감 중인 전 신라젠 대주주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 쪽에 접근해 여권 인사 비위를 털어놓으라고 한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위원회 보고서를 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했다며 25일 보고서를 공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A4용지 53쪽 분량의 보고서는 사건 경위와 조사 결과, 재발 방지 대책 등을 담고 있지만 자료 부실로 ‘검-언 유착’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검찰 관계자를 특정하지 못했다. 보고서는 “이아무개 기자가 조사 직전 휴대전화 2대를 초기화하고 노트북 피시를 포맷해 데이터가 삭제돼 녹음파일 등 증거를 찾지 못했다”며 “외부 전문업체 포렌식을 통해서도 복원되지 않아 객관적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차장, 부장 등 데스크의 휴대전화에도 이 기자와의 카카오톡 대화는 4월 이전 내용이 남아 있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이 기자가 제출한 통화 및 대화 녹음파일과 녹취록 외에 백아무개 기자, 차장과 부장 등 이메일과 카톡 메시지를 통한 녹음파일 등 객관적 증거자료로 진술 내용을 검증하려 했으나 확보하지 못한 증거자료가 상당수여서 검증에 한계가 있었다”고 밝혔다. 디지털 포렌식을 거치면 몇달이 지나거나 바닷물에 빠졌어도 대부분 복원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채널에이 스스로 진상 규명 의지가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핵심 증거 인멸로 검찰 관계자가 등장하는 녹음파일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보고서는 “이 기자 진술과 법조팀 동료 기자인 백아무개 기자와의 통화 녹음파일 등 일부 증거를 통해 검찰 관계자와 대화했을 가능성은 있다”며 여지를 뒀다. 보고서는 또 회사의 조직적 개입은 없었다며 이런 취재 아이템은 상부 지시가 아닌 “기자의 자발적 보고”였다고 선 긋기를 했다.

지난달 협박 혐의 등으로 채널에이 기자와 성명불상의 검사장을 검찰에 고발한 민주언론시민연합의 신미희 사무처장은 “증거가 인멸된 상태에서 조사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결과에 대해 기대가 크지 않았으나 무책임하고 부실한 알맹이 없는 보고서”라고 비판했다.

한편 채널에이 이 기자의 변호인은 이날 입장문을 내어 “채널에이 진상조사위 발표 내용은 스스로도 인정한 것처럼 부실한 조사 및 한정된 증거를 토대로 성급히 추정 결론을 낸 것으로서 상당 부분이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정진웅)는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채널에이 내부 자료와 이 기자 휴대전화 및 노트북 등을 분석하고, 강요미수 혐의 피해자 자격으로 이철 전 대표와 제보자 지아무개씨 등을 조사했으나 검찰 관계자의 녹음파일 등 직접 증거는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현숙 선임기자, 김정필 기자 hyuns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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