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기본소득' 띄워 정책 주도 나서나

장나래 2020. 5. 26.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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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내정자가 비대위 출범 이후 첫번째 정책 의제로 기본소득 카드를 선제적으로 제안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 내정자와 '2012년 새누리당 비대위'에서 함께 일했던 이준석 전 최고위원도 이날 <한국방송> (KBS) 라디오에서 "기본소득제에 대한 언급이 잦아지는 것을 봐서 (김 내정자의) 선제적인 입장 표명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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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쇄신할 비대위 대책은
포스트 코로나·차기 대선 염두
김 위원장쪽 "복지·노동정책 변화"
이준석 "선제적 입장표명 있을 것"
당선자 총회서도 논의 제안 나와
내부 반발탓 당론 확정 쉽지 않아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내정자가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자택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내정자가 비대위 출범 이후 첫번째 정책 의제로 기본소득 카드를 선제적으로 제안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012년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 비대위원으로 영입돼 ‘경제 민주화’란 화두로 어젠다 선점 효과를 톡톡히 봤던 것처럼, 이번에도 ‘포스트 코로나’와 차기 대선을 관통하는 대형 의제를 띄우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김 내정자 쪽 인사는 25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게 사회·복지, 경제 등 당의 기조를 전반적으로 검토해야 하는 시기가 왔다”며 “지금처럼 당이 ‘큰 정부’를 포퓰리즘이나 매표 행위라고 비판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 김 내정자는 기본소득과 전국민 고용보험제 등에 입장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김 내정자는 4년 전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였을 당시에도 “세계적으로 불평등 격차를 해소하는 방법의 하나로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고 화두를 던진 바 있다.

김 내정자와 ‘2012년 새누리당 비대위’에서 함께 일했던 이준석 전 최고위원도 이날 <한국방송>(KBS) 라디오에서 “기본소득제에 대한 언급이 잦아지는 것을 봐서 (김 내정자의) 선제적인 입장 표명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다만 그는 “무상급식 같은 경우에도 ‘한다’ ‘안 한다’로 붙으면 보수가 그냥 안티 세력같이 보이는 위치로 갈 수 있다”며 기본소득 찬반을 선택하는 게 아니라, 어떤 형태의 기본소득제를 제시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봤다.

당내에서도 적극적으로 기본소득 도입을 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웅 당선자는 <한겨레>에 “고용 창출이 더 이상 안 되는 상황에서 보수가 기본소득 어젠다를 먼저 가져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세계적으로 보수당 사례를 연구해보면 상대의 좋은 정책을 먼저 가져와서 우리 것으로 만드는 전략이 잘 통했다”고 말했다. 지난 21~22일 열린 통합당 21대 당선자 총회에서도 기본소득이 차기 대선 화두가 될 거라는 전망이 나왔다. 당시 한 참석자는 “예전에 기본소득 얘기하면 당에서 빨갱이 취급 당했는데 이번엔 영남권 의원들까지 왜 우리는 기본소득 못 받아들이냐는 말까지 나왔다. 상전벽해였다”고 전했다.

하지만 통합당 내에서는 여전히 성장과 감세를 고집하며 기본소득제에 반발하는 의원들이 많아 기본소득을 당론으로 정하기가 쉽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국 단위 대규모 선거를 앞뒀던 과거와 달리 김 내정자가 당 소속 의원들을 압박할 카드도 많지 않다. 한 중진 의원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증세라는 말만 나와도 경기를 일으키는 의원들과 당원들을 설득하기 힘들어 보인다”며 “당선자들마저 ‘김종인 얼마나 잘하나 두고 보자’고 팔짱 끼고 있는 상태에서, 끝까지 밀고 나가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귀띔했다.

이관후 경남연구원 연구위원은 “통합당은 그동안 문제를 제기해온 재원 마련 방안 등에 대해 먼저 입장을 내놓아야 한다”며 “기본소득제는 30~50년 국가 비전을 바꾸는 것인데, 대선 이슈 등을 노리고 토목사업 하듯이 입장만 바꿔서는 안 된다. 이번에도 ‘기본소득은 찬성하지만, 증세는 반대한다’는 등의 궤변을 내놓는다면 진정성이 없는 것에서 더 나아가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장나래 기자 w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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