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노 마스크' 안 쓰면 방과후 벌칙?

구정은 기자 2020. 5. 26. 10:1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아베 마스크’ 안 쓰면 방과후 벌칙?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뒤늦게 나선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부가 국민들에게 보급한 마스크가 계속 말썽이다. 수백억엔 예산을 들여 ‘가구 당 2개’를 지급한다고 해 비아냥을 산 데 이어, 크기가 너무 작다는 것 때문에 일본 소셜미디어에 패러디가 봇물을 일었다. 그러더니 이번엔 학교에서 다른 마스크가 아닌 국가지급 마스크를 쓰라고 아이들에게 강요한 듯한 정황이 드러나 또 논란이 불거졌다.

26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사이타마현 후카야 시의 시립중학교에서 최근 학생들에게 나눠준 알림문에는 학교 안에서 ‘아베노 마스크’ 착용을 강요하는 듯한 내용이 적혀 있었다. 다음달 1일부터 학교 수업을 재개하는 후카야시는 예비등교일을 정하고 시내 한 학교 3학년들에게 알림장을 내려보냈는데, 여기에는 “아베노 마스크 착용 확인” “아베노마스크를 잊은 학생들은 교실에 남는다”라는 내용이 들어있다. ‘아베노 마스크’는 아베 총리의 마스크란 뜻이다. 교육 당국이 다른 마스크가 아닌 국가 지급 마스크를 쓰라고 학생들에게 강요한 것으로 여겨질 수 있는 문구다.

일본 사이타마현 후카야시의 학부모가 트위터에 올린 ‘아베노마스크 착용’ 알림문. 마이니치신문


이 사실은 학부모가 알림문을 찍어 공개하면서 트위터 등을 통해 알려졌다. 이 학부모는 아이가 “이상한 것이 써 있다”면서 보여준 알림문 프린터를 보고 놀랐다는 멘트와 함께 알림문 사진을 찍어 올렸다. 하지만 이 학부모의 트위터 계정은 24일 갑자기 이용정지됐다. 이 학부모는 “9년 전부터 트위터를 써왔는데 당황스럽다”며 난감해하고 있다고 마이니치는 전했다.

야당 의원들은 25일 의회에서 “학생들에게 국가 지급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 것이냐”라고 비판했고, 교육위원회 측은 “어떤 마스크를 써도 상관 없다, 오해를 살 수 있는 표현이었다”고 인정했다. 아베노마스크를 잊은 학생은 남게 하겠다는 문구에 대해서도 “벌칙이 아니라 여분의 마스크를 주기 위해서였다”고 해명했다. 학교 측은 학부모에게 메일로 사과했다고 밝혔다.

구정은 기자 ttalgi21@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