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합병, 이재용 경영권 승계에 결정적이었다"
[앵커]
검찰은 이재용 부회장의 안정적인 경영권 승계를 위해 회계 부정 같은 불법이 저질러졌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경영권 승계가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어떤 불법 의혹이 있는지 이재희 기자가 하나씩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삼성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곳이자 이번 경영권 승계 의혹의 중심에 있는 회사, 바로 '통합 삼성물산'입니다.
2015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으로 만들어졌는데요.
이 과정에서 이 부회장의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각종 불법 행위가 있었다는 게 의혹의 내용입니다.
당시 이 부회장은 제일모직 주식 약 23%를 갖고 있었던 반면, 삼성물산 주식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합병 조건을 보면 제일모직의 가치가 삼성물산보다 3배 높게 평가됐습니다.
제일모직 가치가 높으면, 회사가 합쳐졌을 때 제일모직 주식을 많이 가진 쪽이 유리하죠.
바로 이재용 부회장입니다.
그런데 검찰은 이 합병비율이 결정되는 과정에 수상한 점이 있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 부회장의 지분 확대를 위해 제일모직의 가치는 부풀리고, 삼성물산의 가치는 떨어뜨리는 작업이 이뤄졌다는 겁니다.
먼저 제일모직.
검찰은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삼성바이오의 자회사 에피스에 대해 외국 합작 회사가 싼 가격으로 주식을 인수할 수 콜옵션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 악재를 고의로 숨겼다는 겁니다.
이 사실이 알려지지 않으면서 모회사인 제일모직의 가치는 고평가됐습니다.
반대로 삼성물산은 가치를 낮추는 작업이 이뤄졌다는 의혹이 있는데요.
합병 전 대규모 주택 공급 사업과 2조원 규모의 해외 공사를 수주했는데, 합병 전에는 이를 일부러 숨기고 있다가 합병이 이뤄진 뒤에야 공개했다고 검찰은 보고 있습니다.
이 같은 불법적인 과정을 거치며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그룹의 사실상 지배회사인 삼성물산의 최대 주주로 등극했다는 의혹이 이번 사건의 핵심입니다.
검찰은 이 과정 전반에 삼성 미래전략실이 개입했다고 보고 관계자들을 줄소환했고 최종적으로 오늘(26일) 이를 주도한 혐의를 받는 이재용 부회장도 소환해 조사를 벌였습니다.
KBS 뉴스 이재희입니다.
이재희 기자 (leej@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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