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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안성 쉼터 7억 넘는 것 맞다".. 매입 아닌 '헐값 매각' 논란 재확산 [심층분석]

오상도 입력 2020.05.27. 16:21 수정 2020.05.27.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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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안성 쉼터를 둘러싼 논란이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 정의연의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에 경기 안성시 금광면의 쉼터 건물을 팔았던 원소유주가 “(집과 땅의) 원가를 계산했을 때 7억7000만원이 들었다. 좋은 일에 쓴다고 해서 (7억5000만원에) 싸게 드렸다”며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그의 주장이 맞는다면, ‘고가 매입’, ‘헐값 매각’ 논란에 휘말린 쉼터는 매입보다 매각 과정에 의혹의 중심이 옮겨질 것으로 보인다. 

정의연의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를 위한 쉼터인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
◆건축원가 7억7000만원?…“손해 보고 팔았다”

2013년 경기도 안성의 건물을 정대협에 위안부 피해자 쉼터 용도로 매각한 김운근(60) 금호스틸하우스 대표는 27일 오전 TBS 라디오의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 조성원가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했다. 김 대표는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안성 쉼터인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을 고가에 매입했다거나 부당 거래가 있었다는 의혹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이틀 전 같은 방송에서 첫 실명 인터뷰를 한 뒤 다시 출연했다.  

김 대표는 지역에서 설계와 시공, 감리까지 모든 과정을 도맡아 진행하는 중견 스틸하우스 업체를 운영 중이다. 

그는 “애초 9억원을 받으려 했지만, 싸게 내놓았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안성 쉼터 건축에는 토지매입과 조성비로 1억9000만원이 들었다. △토지대금 3500만원 △건축·토목·감리·설계·측량·공과금 2800만원 △토목공사비 4800만원 등이다.

또 주택공사 비용은 3억6000만원(평당 약 600만원)으로 잡았다. 여기에 최고급 벽돌을 사용한 담장 건축에 4500만원이 들었다고 밝혔다. 조경비는 1억2000만원이었다. 소나무를 심고 정자와 인공연못 등을 조성하는 데 쓴 돈이다.

안성 쉼터는 대지면적 843㎡(약 255평), 건축면적 195.98㎡(약 59평)이다. 다만 정의연이 공개한 건축면적은 264.25㎡(약 80평)로 건축물대장에 기재된 것보다 68.3㎡(약 20평) 늘었다.

앞서 김 대표는 2007년 안성시 금광면 상중리에 땅을 매입한 뒤 2012년 11월 2층짜리 단독주택을 완공했다. 이 건물과 땅은 정대협이 2013년 10월 7억5000만원에 매입했고 지난달 23일 70대 노부부와 4억2000만원에 되파는 계약을 맺었다.

김 대표는 방송에서 “절대 부당이익이나 부당 거래가 없었다. 감사사례도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지역 건축·부동산 업계 “부풀려진 건 아니다…애초 견본주택으로 지은 것”

김 대표의 주장에 지역 건축·부동산 업계는 어느 정도 수긍하는 분위기다. 지역에서는 “(정대협의) 안성 쉼터 매입가격이 부풀려지지 않았다”는 의견 속에서 오히려 “왜 그렇게 서둘러 팔았느냐”에 궁금증을 품고 있다.

경기 가평에서 펜션 사업을 하는 최모씨는 지난 19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설계와 인허가, 취득세를 더하면 (건축주의 비용은) 7억5000만원에 육박한다”며 “지가 상승을 고려하면 오히려 1억원가량 손해를 보고 (정대협에) 팔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최씨는 건축비를 평당 600만원, 토목과 부대공사비용을 포함한 조경비 2억원, 토지매입비 3500만원 등으로 추산했다. 이 같은 근거로 8개 동의 펜션용 전원주택을 지었던 자신의 경험을 털어놨다. 

그는 “최저 수준으로 시공사와 계약했는데도, 콘크리트구조로 평당 500만원이었다”며 “건축비와 별도로 산정되는 토목공사, 부대공사 비용을 포함하니 평당 700만원이 훌쩍 넘었다. 이로 인해 건축주와 시공사 사이에 분쟁이 끊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또 “스틸하우스공법의 경우 평단가가 350만원에서 400만원이라고 했는데 이는 최소 비용으로, 내외장재를 무엇으로 쓰는가에 따라 단가가 크게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이 글은 한동안 안성지역 건축·부동산업자 사이에서 회자됐다. 쉼터 건축 당시 토지매입에 관여했던 금광면 상중리의 주민도 “계곡에서 물을 끌어다 쓰는 연못과 조경을 갖춘 정자 등 부대시설 조성비가 꽤 들어갔다. 비싸게 (정대협에) 판 건 아니다”라고 증언했다. 이 주민은 “쉼터에 놓인 조경석 중 비싼 돌도 여럿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주민은 “원소유주인 김 대표가 이 집을 견본주택으로 쓰려고 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김 대표가 인근 땅을 더 매입해 부지공사를 한 뒤 전원주택단지로 매각하려 했었다”며 “그래서 더 공들여 지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근거로 김 대표가 운영하는 회사 카탈로그에 쉼터 사진이 게재됐던 사실을 전했다. 하지만 김 대표의 이런 계획은 여러 이유로 중단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김 대표는 견본주택용 스틸하우스를 지은 뒤 일정 기간 직접 거주하다가 되팔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김 대표가 이곳에 땅을 사고 건축을 계획했던 시점은 쉼터 인근이 전원주택단지로 막 개발되던 때였다. 쉼터 바로 위에는 한 중견기업 회장이 쉼터의 3배가 넘는 저택을 지어 살고 있다. 이 밖에 은퇴한 교수 등이 이곳에 내려와 전원주택을 지었다. 

본지는 쉼터와 관련해 여러 의혹이 제기된 직후부터 김 대표와 통화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김 대표는 답하지 않았다. 

안성 쉼터 인근에 걸렸던 수목장터, 화장터 반대 시위 현수막. 조성이 취소됐지만 안성 쉼터가 자리한 금광면 상중리의 주택 거래가 끊기는데 영향을 끼쳤다. (안성시 금광면 주민 제공)   
◆ “수목장터 조성 계획으로 거래 끊겨…왜 서둘러 팔았나”

정대협의 후신인 정의연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쉼터 운영의 문제점을 거론하며 압박하자 서둘러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매각을 결정할 당시 금광면 상중리는 수목장터 조성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택 호가가 급격히 떨어진 상태였다. 한 주민은 “호가가 크게 떨어지면서 거래 자체도 없었다”고 전했다. 이후 수목장터 조성은 취소됐지만 후유증은 가시지 않았다고 했다.  

쉼터 토지 매입에 관여했던 이웃 주민은 “6개월 이상 쉼터를 (특정 중개업소에) 매물로 내놓았던 것으로 안다”며 “애초 호가가 6억5000만원에서 시작해 4억2000만원까지 떨어졌고, 그동안 사람들이 100차례 이상 물건을 보러 왔지만 사려는 사람이 없었다“고 전했다.

안성시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손해를 볼 게 뻔한 데 왜 그렇게 급하게 서둘러 팔았느냐고 묻고 싶다”며 “이 부분이 규명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성=글·사진 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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