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조사" 꺼냈다 무역보복 당한 호주.. '샌드위치 신세' 고민

임세정 기자 2020. 5. 27.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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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전통적 우호관계를 유지하면서 중국과는 밀접한 경제 교류를 맺어 온 호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기원에 대한 중국 조사를 제기했다가 무역 역풍을 맞았다.

미국 CNN방송은 26일(현지시간) "호주가 코로나19 진원지와 관련해 중국을 조사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나서 중국이 보복을 하기까진 얼마 걸리지 않았다"면서 "호주는 '독재정권과 밀접한 무역 관계에 있는 민주주의 국가가 독립적인 외교 정책을 유지하는 일이 가능한가'를 보여주는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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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 정권에 지나치게 의지" 목소리.. "미국과 너무 가까웠다" 반론도
26일(현지시간) 호주 캔버라의 내셔널 프레스 클럽에서 발언 중인 스콧 모리슨 총리. EPA 연합뉴스

미국과 전통적 우호관계를 유지하면서 중국과는 밀접한 경제 교류를 맺어 온 호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기원에 대한 중국 조사를 제기했다가 무역 역풍을 맞았다. 호주에선 중국에 대해 더 독립적인 입장을 취해야 한다는 여론과 경제적 실리를 생각해야 한다는 여론이 맞서고 있다.

미국 CNN방송은 26일(현지시간) “호주가 코로나19 진원지와 관련해 중국을 조사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나서 중국이 보복을 하기까진 얼마 걸리지 않았다”면서 “호주는 ‘독재정권과 밀접한 무역 관계에 있는 민주주의 국가가 독립적인 외교 정책을 유지하는 일이 가능한가’를 보여주는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호주와 중국의 무역 규모가 2018년 기준 2140억 달러(약 264조원)를 상회하는 등 경제적인 측면에서 양국의 관계는 몇 년간 돈독했다. 하지만 호주가 2018년 자국 5G 통신망 사업에서 중국 기업 화웨이를 배제하면서 관계는 어그러지기 시작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14년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호주를 방문해 ‘양국은 정치적 신뢰를 더욱 견고히 해야 하며, 협력을 확장하고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해야 한다’고 연설했을 때 그는 기립박수를 받았다”면서 “그러나 6년 후 그런 화기애애한 관계는 기억 저편으로 사라졌다”고 전했다.

중국은 호주가 코로나 중국 조사론을 언급한 데 대한 보복으로 지난 12일 호주산 소고기 수입을 일부 중단하고, 19일부터 연간 생산량의 절반을 중국에 수출하는 호주산 보리에 80%가 넘는 반덤핑·반보조금 관세를 부과했다.

수십년간 호주는 국제사회에서 목소리가 커져가는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었다. 정치권에선 중국에 대한 호주의 경제 의존도가 너무 높다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22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 개막식에 참석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AP연합뉴스

정보·보안에 관한 의회 합동위원회 의장을 맡고 있는 앤드류 해스티 자유당 하원의원은 “코로나19 팬데믹은 우리가 경제안보를 중국같은 독재 정권에 지나치게 의지해 온 데 대한 진정한 대가를 보여주고 있다”고 정부를 비난했다.

하지만 다른 한 편에선 지금까지 호주가 미국에 대해 지나치게 낮은 자세를 유지해왔으며, 최대 무역 파트너인 중국에 등을 돌린 것은 그릇된 판단이었다는 비판도 나온다.

콜린 맥케라스 그리피스대 명예교수는 “우리는 미국과 너무 가까웠다”면서 “그것이 지금 중국의 거부를 당하는 가장 큰 이유이며 개인적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아양 떠는 스콧 모리슨 총리의 방식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FT에 말했다.

로리 메드카프 호주 국립대 교수는 “양국의 관계는 상당히 어려운 국면에 있다”면서 “예전에도 여러가지 문제가 있어왔지만 이번엔 중국이 의도적으로 갈등을 장기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팬데믹 이후 신냉전 분위기에 접어들면서 미국의 동맹국들을 향해 더욱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중국 관영매체인 환구시보는 호주를 두고 “미국의 개 노릇을 하는 거대한 캥거루”, “중국 신발에 붙어있는 껌” 등 자극적인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코로나19의 발원지로 중국을 다시 한 번 지목하자 중국은 다시 호주를 거론하며 경고하기도 했다. 리하이둥 중국 외교학원 국제관계연구소 교수는 이날 환구시보에 “미국은 아시아 국가들 간의 사이를 틀어지게 만들려는 악의적인 시도를 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일본은 호주처럼 무턱대고 미국의 ‘팬데믹 비난게임’에 참여해서 스스로 불이익을 초래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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