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단독] 하나투어 "코로나 더는 못버텨"..자회사 무더기 정리

신익수 2020. 5. 27.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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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자회사 15곳 중 절반 이상
청산·지분정리 다각도로 추진
장기적으론 호텔·면세점 접고
본업인 여행 몸통만 남길 듯
플랫폼 기업으로 체질 개선
하나투어 "조정안 검토중"
하나투어가 국내 자회사 정리 작업에 들어갔다. 여행업을 영위하는 핵심 회사들이다. 호텔스닷컴 같은 '글로벌 여행 플랫폼 기업(OTA)'으로 변신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관측이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30개에 달하는 해외법인 정리 방침을 밝힌 하나투어가 이번에는 국내 여행 자회사 대수술에 들어간다. 국내 자회사 15개 가운데 여행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자회사에 대해 큰 틀에서 정리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나투어의 연결 종속기업은 모두 44곳이다. 이 중 국내 자회사는 모두 15곳이며 여행 유관업을 영위 중인 자회사는 9곳이다. 웹투어, 하나투어제주, 투어마케팅코리아, 하나투어아이티씨, 하나투어비즈니스, 고려여행사네트워크, 넥스투어, 투어팁스, 월디스투어 등이다. 출판·인쇄물 제작업 하나티앤미디어와 전자상거래업 하나샵 등 비여행 자회사에 대해서는 청산 얘기가 돌았지만 핵심 여행 자회사 정리 방침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처음이다.

하나투어 핵심 관계자는 "여행 자회사를 포함해 15개 자회사 전체에 대해 구조조정에 착수한다는 방향을 확정했다"며 "매각과 청산, 또는 지분 정리를 놓고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하나투어는 해외법인 30여 곳에 대해 비핵심 지역 법인(8개국·17개 법인)은 3개월 내에 모두 정리하고 핵심 지역(베트남·태국·베이징·런던)은 사무소 형태로 슬림화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여행 업계는 비핵심 사업에 이어 여행업을 영위하는 핵심 자회사까지 수술에 나서는 것을 여행 플랫폼 기업으로 변신하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보고 있다.

하나투어는 최근 400억원을 들여 만든 차세대 여행 플랫폼 '하나허브'를 시험가동 중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 핵심 몸통만 유지하면서 몸집을 최대한 가볍게 가져가겠다는 전략이다. 여행 업계 한 사장은 "코로나19가 결국 여행 업계 전체의 구조조정을 가속화했다"며 "하나투어를 시작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 여행 업계 전체의 서바이벌 게임과 지각변동이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행 관련 자회사 정리와 함께 비여행 관련 4곳(하나티앤미디어·하나샵·하나여행대부·에이치엔티마케팅)에 대한 청산 작업이 끝나면 핵심 축인 하나투어와 함께 호텔업(마크호텔)과 면세점 사업(에스엠면세점) 등 덩치가 큰 2개 자회사만 남게 된다. 장기적으로는 호텔업과 면세점 사업도 떨어져 나가고 핵심 여행업 하나만 남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하나투어 내부적으로는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다. 최근 사모펀드 IMM PE가 경영에 참여하면서 꾸준히 구조조정설이 돌고 있다. 엑시트(투자자금 회수)에 역점을 둔 사모펀드 자금 특성상 경영 효율화에 방점을 찍을 수밖에 없다. 특히 각자대표로 부임한 송미선 대표가 공교롭게도 3년 전 하나투어의 경영 효율화 컨설팅을 맡았던 보스턴컨설팅그룹(BCG) 매니징디렉터 겸 파트너 출신이어서 다양한 설이 돌았다. 자회사 중 가장 실적 악화가 두드러진 곳은 덩치가 큰 마크호텔과 에스엠면세점이다. 올 1분기 마크호텔과 에스엠면세점의 순손실은 각각 33억원, 65억원이다. 하나투어 측은 "자회사 조정에 대해 다양한 안을 검토 중인 것은 맞는다"며 "현재로서는 비여행 부문 자회사를 우선 정리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고 여행 부문 핵심 자회사 정리안에 대해서는 확정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신익수 여행·레저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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