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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지워지고 가려지고..스쿨존 표시 '엉망'

정원석 기자 입력 2020. 05. 27. 21:26 수정 2020. 05. 27.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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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27일) 밀착카메라는 여기가 스쿨존 도로인지 아닌지를 운전자들이 한눈에 알 수 있도록 표시가 잘 돼 있는지 돌아보고 왔습니다. 잘해놓은 곳도 물론 있었지만, 표지판도 없고 바닥에도 아무 표시가 없거나 있어도 잘 안 보이게 해놓은 곳들도 많았습니다.

정원석 기자 점검해 봤습니다.

[기자]

서울 영등포구의 한 초등학교 인근입니다.

이곳이 스쿨존임을 알리는 푯말과 그리고 도로에는 속도 제한을 알리는 표시가 눈에 띄게 잘 돼 있는데요.

흰 바탕색 안에 빨간 원 테두리, 그리고 검정색 글씨까지 모두 규정에 맞습니다.

그리고 이쪽을 보시면요.

보행로가 따로 없는 좁은 도롯가 있는데, 아이들의 안전한 통학을 위한 안심통학로가 녹색으로 잘 표시되어있습니다.

노란색 표지판은 가리는 일 없이 운전자에게 잘 보입니다.

[최영미/서울 신길동 : 아무래도 제한 속도 표시가 눈에 확 들어오니까, 선도 선명하게 그어져 있어서 차들이 서행하는 걸 자주 보거든요.]

서울 구로구의 한 초등학교 앞.

멀리서 차가 접근하니 음성 안내가 나옵니다.

[차량이 접근 중이오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불법주차가 눈에 거슬리지만, 이 스쿨존 자체는 붉은색 포장 도로와 보행로 펜스, 그리고 이런 차량 인식기까지 잘 갖춰진 모범사례로 꼽힙니다.

전국에 있는 모든 스쿨존이 이랬다면 좋겠지만, 실상은 어떨까요.

주차장을 방불케 하는 경기도 시흥시 대야동.

어린이보호구역 알리는 표지판이 높게 달려있을 뿐, 바닥엔 아무런 표시가 없습니다.

표시가 있는 골목도 있지만, 없는 곳이 더 많습니다.

[주민 : 표시가 원래 없었어요. (어린이보호구역인지 잘 모르나 보네요) 모르죠, 여기도 몰라. 경찰서도 아무 말 안 해요. 애들 얼마나 위험해.]

스쿨존에 주차하려는 운전자에게 물어봤습니다.

[운전자 : (스쿨존인거 아셨나요?) 몰랐죠. (내려오면서 못 보셨어요?) 예, 못 봤어요. 모르니까 차 대려고 하겠죠, 여기다. 잘 보이게 해놔요.]

도로교통법상 보호시설 출입문을 중심으로 반경 300미터, 중복일 경우엔 500미터 내의 도로를 스쿨존으로 설정합니다.

스쿨존을 알리는 표지판과 도로 위의 표식은 필수적으로 갖춰야 하지만, 이마저도 없는 곳들도 있는 겁니다.

지자체마다 스쿨존 표시 아이디어로 설치해둔 보조 표식들도 있는데, 없는 것보단 낫겠지만, 정작 필수적인 것은 제대로 관리가 안 되는 모양새입니다.

이곳도 스쿨존이지만, 도로 위에는 표시가 전혀 돼 있지 않습니다.

이런 전봇대나 보행로에 어린이보호구역이라고 글씨가 써 있는 수준인데요.

문제는 도로가에 있는 이런 작은 글씨들은 운전자 입장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겁니다.

스쿨존을 알리는 표지판도 있지만, 나뭇가지에 가려서 도통 보이질 않습니다.

인천 부평구 부개동의 한 스쿨존.

약300m 길이의 도로 위 스쿨존 표식은 모두 5개인데, 식별이 가능한 건 단 한 개도 없습니다.

이 도로는 스쿨존의 시작과 해제를 알리는 표지판이 없는데요.

스쿨존 표지판 자체도 이 한 개가 전부입니다.

그나마도 무슨 이유에서인지 표지판이 도로를 향하고 있지 않고 이렇게 인도를 향하고 있기 때문에 운전자 입장에선 알아보기가 어렵습니다.

[이진희/운전자 : 학교가 있길래 천천히 간 거예요. 안내표지판 같은 게 없는 것 같아요. 색깔하고…]

주민도 몰랐습니다.

[이상경/문구점 운영 : '학교앞' 저건 있는데. 저기에 30 저건 작년인가? (스쿨존) 표시는 잘 안 돼 있었어요.]

큰 도로나 새 도로일수록 스쿨존 표시는 잘 된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골목길이나 오래된 도로는 사정이 열악합니다.

서울 이문동의 한 초등학교.

정문 쪽 도로엔 속도 측정기가 설치됐고 스쿨존과 속도제한 표시가 돼 있습니다.

후문 쪽으로 가면 표시가 다 지워져 보이지 않고 불법주차 차량이 가득합니다.

[주민 : 저 학교 앞쪽에는 (표시가) 돼 있는데 이쪽에는 없어요. 여기는 뭐 그냥 도로가 좀 그래서 거의 없어요.]

도로교통공단은 관련지침만 만들어 배포했습니다.

지자체와 관할 경찰에서 스쿨존의 표시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도로 위 표시도 반사율이 떨어지면 다시 색칠해야 하지만, 시민들의 민원이나 신고에 의존하는 상황입니다.

스쿨존 사고의 처벌은 강화됐습니다.

하지만 정작 스쿨존이란 걸 알릴 수 있는 장치가 여전히 미흡합니다.

스쿨존인 줄도 모르고 운전하는 일은 없도록 하는 게 사고를 방지하는 첫걸음이 아닐까요.

(VJ : 박선권 / 인턴기자 : 정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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