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김범석의 '비밀주의', 코로나 화 키웠다

장시복 기자 2020. 5. 28.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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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부터 다시 유통 산업계 취재를 맡게 됐다.

수년 만에 다시 돌아와보니, 무엇보다 크게 달라진 건 e커머스의 급부상이었다.

과거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이른바 '오프라인 유통 빅3'가 압도적으로 이슈를 주도했지만, 요즘은 온라인 쇼핑몰 영향력이 무섭다.

그런데 담당 기자로서 '유통 공룡'이 된 쿠팡 취재를 할 수록 의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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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세]

올 초부터 다시 유통 산업계 취재를 맡게 됐다. 수년 만에 다시 돌아와보니, 무엇보다 크게 달라진 건 e커머스의 급부상이었다. 과거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이른바 '오프라인 유통 빅3'가 압도적으로 이슈를 주도했지만, 요즘은 온라인 쇼핑몰 영향력이 무섭다.

게다가 코로나19 사태까지 터지면서 e커머스의 위력은 더 커졌다. 그 중에서도 쿠팡은 독보적으로 '언택트 시대의 아이콘'이 된 듯했다.

고백하자면 기자도 쿠팡 애용자다. 아메리카노 한잔 값도 안되는 2900원만 매달 내면, 주문 다음날 새벽에 웬만한 건 다 현관문 앞에 놓여있다. 이거야말로 신세계 아닌가.

매년 1조원에 달하는 만성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지만, '일본 소프트뱅크 손정의'로 대표되는 통 큰 해외 투자자들과, 뛰어난 경영 수완으로 투자를 유치한 김범석 대표 덕에 슬기로운 쇼핑 생활을 누린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담당 기자로서 '유통 공룡'이 된 쿠팡 취재를 할 수록 의아했다. 사소한 거 하나도 비밀이 많았다.

비(非)상장사라지만 절대적 수치가 아닌 '지난해 대비' 판매 상승률 데이터 요청에도 "알 수 없다"는 답변만 되풀이됐다. 유한회사인 경쟁사조차 공개하는 자료들이다. 동일 직책을 맡은 '팀장'들이 여럿이었지만 서로 간의 역할 구분도 불분명했다. 언뜻 '쿠부심'(쿠팡 자부심) 높은 '비밀 결사단'처럼 보였다.

어찌 됐든 코로나로 인해 승승장구하던 쿠팡이, 역설적으로 코로나에 된서리를 맞고 있는 상황이다. 안타깝게도 며칠 새 수십명의 확진자가 부천 물류센터에서 대거 나오는 상황을 보면서 조직 문화가 떠올랐다.

실제 적극적으로 외부에 사실 관계를 명확히 알리기보단, 해명과 "상품은 안전하다"는 주장 알리기에만 급급하는 모습이다. 첫 부천물류센터 확진자 발생 이튿날에야 언론 보도자료를 냈지만, 일반 사용 고객을 위한 공지는 없었다. 회사가 확진자 발생 당일 현장 직원들에게 사실을 알리지 않고, 업무를 강행해 직원 수백명이 정상 출근했다는 증언들도 속속 나온다. 그럴수록 의혹과 부정적 인식은 로켓처럼 빠르게 번진다.

확진자 통보 당일 즉시 고객 사과 공지문을 공표한 경쟁사 마켓컬리와도 대응 방식에선 뚜렷한 대비가 된다.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는 "고객에게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객님이 우려하시는 부분과 관련해 모든 진행 상황을 숨기지 않고 투명하게 전달하겠다"고 자필 서명이 담긴 고객 사과문을 내기도 했다.

쿠팡이 그간 우리 유통·IT 산업 더 나아가 경제에 끼친 긍정적 영향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코로나 사태라는 '경제 전시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물자 공급으로 사회 안정에도 기여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회사 안팎에서 더 열린 자세로 소통하고,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되는 진정한 선도 기업이 되길 기대해본다.

쿠팡(왼쪽)과 마켓컬리의 모바일 초기화면. 마켓컬리는 27일 확진자 발생후 즉각 공지를 띄웠지만, 쿠팡은 첫 확진자 발생 사흘째임에도 아무 공지가 없다./사진제공=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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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시복 기자 sibok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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