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준의 전술적 자산배분]경제는 침체인데 왜 주가만 오를까?

입력 2020. 5. 28.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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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 예상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한국 증시는 3월 하순을 저점으로 두 달 만에 각각 +32%, +39% 급반등하면서 낙폭의 63%와 70%를 회복했다.

"경제는 침체인데 왜 주가만 오를까? 과열 아닌가?" 최근 투자자들에게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다.

셋째, 중앙은행이 막대한 유동성을 공급했지만 모든 경제가 멈춰 있었기 때문에, 실물보다는 금융시장이 우선 반응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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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은 기대 선반영·회복 정의도 달라
코로나가 신사업 차별화 가속화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 예상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한국 증시는 3월 하순을 저점으로 두 달 만에 각각 +32%, +39% 급반등하면서 낙폭의 63%와 70%를 회복했다.

“경제는 침체인데 왜 주가만 오를까? 과열 아닌가?” 최근 투자자들에게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다.

세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 금융시장은 기대를 선반영한다. 경제가 단기간에 코로나 사태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건 시장도 알고 있다. 그러나 지난 4월, 전세계 경제가 멈추고 의료시스템의 붕괴를 위협하는 단계까지 내몰렸던 상황을 고려하면, 최악은 지나갔다는 기대가 반영되고 있다.

둘째, ‘회복’의 정의가 다르다. 경제의 회복이 위기 이전의 소득 수준으로 돌아가는 것을 의미한다면, 금융시장은 위기 이전 추세(기울기)로의 회귀를 회복이라고 인식한다. 위기 이전과 이후의 경제성장 추세 간 갭은 쉽게 좁혀지기 어렵다. 새로운 기준 하에서의 추세가 중요하다.

셋째, 중앙은행이 막대한 유동성을 공급했지만 모든 경제가 멈춰 있었기 때문에, 실물보다는 금융시장이 우선 반응했다고 볼 수 있다.

중요한 건 네 번째인데, 코로나19 확산이 전통산업과 신산업의 차별화를 가속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지표는 과거의 데이터로 만들어진 숫자를 지금 확인하는 것이다. 여전히 구경제와 전통산업 비중이 높다. 반면 금융시장은 미래에 대한 기대와 기업의 이익을 앞당겨 반영하고 거래한다. 앞으로 더 성장하고 이익을 낼 것으로 기대되는 기업들에 더 많은 가치를 부여하며 이들의 주가는 상승한다.

건설, 조선, 해운, 기계, 철강, 운송 등의 전통산업은 공장과 투자의 규모도 크고 고용 인력도 많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만,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은 이미 대폭 줄어들었다. 반면 소프트웨어와 컨텐츠, 플랫폼 비즈니스 등 무형자산을 만들어내는 기업들의 주가는 계속 상승 중이다. 미국 기업인 월마트와 아마존이 대표적인데, 매출은 월마트가 2배 가까이 크지만 시가총액은 아마존이 3배 이상 크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아무도 이상하다거나, 시간이 지나면 과거로 돌아갈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전통산업 중심의 매출은 경제를 상징하며, 완만하게 둔화되는 중이다. 반면 신산업 기업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시가총액과 주가는 미래의 성장을 반영하며 추세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미국의 GDP 대비 투자 비중을 살펴봐도 마찬가지다. 전통산업이라고 할 수 있는 구조물 투자, 시설 및 운송장비 투자는 덩치는 크지만 꾸준하게 줄고 있고, 신산업이라고 할 수 있는 지식재산권과 정보처리 장비 투자는 작지만 빠른 속도로 추세적으로 늘고 있다. 심지어 무형자산 중에서 디자인, 브랜드 가치, 인적자본과 조직자본 등은 아직 GDP를 산출할 때 반영되지도 않는다. 이들을 포함한 광의의 무형자산 개념을 적용할 경우 GDP 대비 무형자산 투자의 비중은 현재 GDP 대비 지식재산생산물 투자 비중의 2배 수준으로 확대된다.

이러한 전통산업과 신산업의 차별화는 최근 몇 년 동안 꾸준히 진행되어 왔지만,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더욱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경제와 주가의 차별화는 추세적인 큰 흐름이다. 경제와 주가를, 전통산업과 신산업을 분리해서 보고 성장하는 산업에 집중해서 투자해야 한다.

신동준, Ph.D. KB증권 리서치센터장/ 숭실대 금융경제학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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