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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靑 '검찰서 했던 증언, 증거 능력 제한' 8월 시행..檢 '당혹'

이정현 기자 입력 2020.05.28. 15:30 수정 2020.05.28. 19:25

청와대가 지난해 검경 수사권 조정의 결과물 중 하나인 검찰조서 증거능력 제한을 4년의 유예기간 없이 오는 8월부터 시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수사권조정 관련 법안이 국회에서 논의될 때만 하더라도 법원은 검찰조서 증거능력 제한 자체에는 찬성하지만 즉시 시행은 어렵고 유예기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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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검찰수사의 명암 : 검사가 받아낸 자백①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 외경/사진=머니투데이

청와대가 지난해 검경 수사권 조정의 결과물 중 하나인 검찰조서 증거능력 제한을 4년의 유예기간 없이 오는 8월부터 시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당초 형사 재판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유예기간이 필요하단 입장이던 법원행정처가 즉시 시행으로 입장을 바꾸면서다.

수사 과정에서 피의자의 증언을 토대로 작성한 진술 조서의 증거 능력이 당장 사라지게 되면서 유예 기간 중 이를 대체할 방안을 찾으려던 검찰의 반발이 예상된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원행정처는 최근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주도하는 '국민을 위한 수사권개혁 후속 추진단'에 검찰조서 증거능력 제한에 유예기간을 둘 필요없이 즉시 시행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검찰조서 증거능력 제한은 현 정부가 추진 중인 검찰개혁의 핵심 사안으로 검찰 수사권의 가장 강력한 권한 중 하나로 지적돼왔다. 법원행정처는 김영식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통해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수사권조정 관련 법안이 국회에서 논의될 때만 하더라도 법원은 검찰조서 증거능력 제한 자체에는 찬성하지만 즉시 시행은 어렵고 유예기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이에 국회는 관련 법을 통과시키면서 4년의 준비기간을 갖는 것으로 의견을 정리했지만, 법원이 최근 이같은 입장을 뒤집고 바로 시행해도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청와대에 전달한 것이다.

법원행정처 관계자는 "추진단 회의에 전문위원을 보내 의견을 개진하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아직 회의가 진행 중이라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해 드리긴 어렵다"고 말했다.

추진단은 법원의 이같은 의견을 바탕으로 검찰조서 증거능력 제한을 오는 8월부터 즉시 시행한다는 방침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권조정 관련 법안들이 지난 2월4일 공포됨에 따라 이르면 8월5일부터 시행할 수 있다.

검찰조서 증거능력 제한은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한 검경 수사권조정 관련 개정 법안에 포함된 내용이다. 검찰이 작성한 피의자 진술조서도 경찰이 작성한 진술조서와 마찬가지로 증거능력이 제한된다는 게 요지다.

그동안 경찰 등 타 수사기관과는 다르게 검찰이 작성한 조서는 법정에서 증거능력을 인정받았다. 피고인이 법정에서 조서 내용을 부인해도 조사 과정에서 문제가 있다는 사실이 입증되지 않으면 조서 내용이 그대로 인정됐다.

하지만 개정 법안이 시항되면 피고인이 법정에서 검찰 조사 당시 진술한 내용을 부인하면 증거로 인정받지 못한다. 증거능력 자체가 부인돼 아예 증거로 사용할 수가 없다. 이를 그동안 논의됐던 4년의 유예기간 없이 바로 시행하게 되는 셈이다. 법조계에서는 8월 시행이 관철될 경우 현재 진행 중인 조국 전 법무부장관 재판이나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재판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검찰이 공판 과정에서 조 전 장관이나 유 전 부시장의 혐의를 입증하는데 좀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얘기다.

대검 관계자는 "n번방 사건 같은 조직범죄나 조직적으로 이뤄지는 경제범죄 등 다수가 관여하는 범죄의 경우 피의자 신문을 통해 상호 공모 관계를 규명하게 되는데, 제도 보완없이 시행하는 경우 조직 범죄 유죄 판결이 어려워져 국가의 범죄 대응 역량에 심각한 공백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논란이 불거지자 법원행정처는 "법원의 입장은 검찰조서 증거능력 인정 요건이 변경되더라도 실무상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라면서 "작년 입법과정에서도 유예기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이정현 기자 goron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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