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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 하고 '투잡' 뛰며 열심히 살았는데.."

윤상문 입력 2020.05.28. 20:01 수정 2020.05.28.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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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쿠팡 물류 센터에서 감염된 이들 중에는 저마다의 절박한 사정 때문에 일거리를 찾아온 일용직이 많았습니다.

원래 일자리는 잃었고 생계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찾아 이 물류 센터에 왔던 겁니다.

윤상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에 사는 대학생 이 모씨는, 취업이 어렵다보니 올해 초 졸업을 미루고 휴학을 했습니다.

부모님께 계속 손을 벌릴 순 없어 집 근처 동전 노래방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습니다.

한 달에 50만원 가량 벌었지만, 넉 달만에 그만둬야 했습니다.

집합금지 명령으로 노래방이 문을 닫은 겁니다.

[이 모 씨] "원래는 코인 노래방 '알바'를 했었는데, 얼마 전에 집합 정지 먹었잖아요."

어떻게든 다른 일을 알아보려 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았습니다.

[이 모 씨] "알바천국이나 알바몬이나 제가 공부하면서 할 수 있는 자리를 찾아봤는데, 아예 얼어 붙었더라고요."

그래서 이 씨가 선택한 곳이 쿠팡 부천 물류센터였습니다.

시급 9천20원에 5월 23일과 24일 이틀 동안 포장일을 했습니다.

그런데 하필 이 씨가 나갔던 그 이틀 사이 집단 감염 사태가 벌어졌고, 다행히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자가격리 대상이 됐습니다.

[이 모 씨] "찝찝했죠. 100명, 150명 정도가 한 타임에 와요. 딱 줄을 세워요. 5열 종대로. 앞 뒤 간격이 엄청 좁고…"

코로나19의 여파는 사회적으로 약한 고리인 노동자들에게 가장 먼저, 가장 강력히 미치고 있습니다.

지난 주 김포의 한 화장품 공장에 계약직으로 취직이 됐던 29살 여성 김 모씨도 사흘만에 회사를 그만뒀습니다.

지난 15일부터 이틀간 쿠팡 물류센터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것이 화근, 자가격리 대상이 되면서 퇴사 통보를 받았습니다.

[김 모 씨] "어쩔 수가 없죠. 많이 속이 쓰리고. (지금은) 격리만 잘하면 되는데 이제 앞으로가 문제죠."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하다가 다시 경기 광주시의 다른 물류센터로 일터를 옮겼던 40대 남성, 잠시 주말 동안 쿠팡 물류센터에서 아르바이트 등을 했던 20대와 40대 콜센터 직원 두 명도 양성 판정을 받았습니다.

가족의 생계를 위해 주말에도 일을 놓을 수 없었던 어려운 처지의 사람들이 코로나 전파의 매개체가 돼버린 역설적인 상황.

쿠팡 물류센터까지 이어진 부천 돌잔치 집단 감염의 연결고리였던 사진사, 그 역시 주중에는 택시를 몰고, 주말에 '투잡'을 뛰었던 40대 가장이었습니다.

MBC뉴스 윤상문입니다.

(영상취재: 김백승 / 영상편집: 유다혜)

윤상문 기자 (sangmoon@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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