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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코로나19가 붕괴시킨 글로벌 공급사슬(중)

심창섭 아이하임컨설팅 대표 입력 2020.05.28.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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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디넷코리아=심창섭 아이하임컨설팅 대표)■차세대 글로벌 공급사슬관리로 패러다임 전환

최초로 공급사슬관리가 경영혁신 기법으로 소개됐을 때는 주로 공급사슬상에서 발생하는 원가 혹은 비용(cost)을 줄이기 위한 노력에 집중한 특징이 있었다. 방정식으로 표현하자면 Cost(원가)+이윤(Profit) = 가격(Price)으로 표현되며, 혁신 대상이 원가를 낮추는데 집중했다. 나는 편의상 이를 제1세대 공급사슬관리라 부른다.

이 당시 제품 가격 책정 방식은 원가(cost)에 적정한 마진을 붙여 판매가격을 결정했기 때문에 원가 절감은 기업 가격 경쟁력에 중요한 요소였다. 경쟁사보다 좀더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공급하는 것은 영업에 큰 장점이다. 공급사슬관리에서 원가절감은 지금도 여전히 중요한 부분이다.

그러나 제2세대 공급사슬관리에서는 원가(cost) 절감을 통한 가격 경쟁력 확보보다 이익(profit) 증대에 좀더 초점을 맞추는 방향으로 진행되었다. 이익을 많이 내기위해서는 원가 절감도 필요하지만 판매가격(price) 증대도 큰 몫을 한다.

어느 기업이나 경쟁사에 비해 높은 가격에도 불구, 고객이 우리 제품을 선택한다면 참 행복할 것이다. 유사 제품을 경쟁사에 비해 높게 팔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 제2세대 공급사슬관리의 특징이고, 이에 대한 좋은 접근 방법으로 등장한 것이 가치기반 판매(value-based selling)다.

고객이 우리 제품에 좋은 가치를 부여한다면 제품 원가에 관계없이 좀 더 나은 판매가격을 확보할 수 있다. 가치기반 판매는 고객이 우리 제품이나 서비스에 얻고자 하는 가치를 올바르게 파악하는 데서 시작한다.

모든 고객이 값이 싼 물건을 선호하는 건 아니다. 어떤 고객은 좋은 품질, 어떤 고객은 빠른 납기, 어떤 고객은 우수한 고객 서비스 등 각 고객별로 요구사항이 다를 수 있다. 이를 잘 포착해 공급사슬관리에 반영하는 것이 제2세대 공급사슬관리 특징이다.

현재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공급사슬관리는 제3세대라고 할 수 있는데, 3세대 공급사슬관리는 1세대, 2세대 공급사슬관리 중점 사항에 추가해 공급사슬관리 상에 노출한 위험에 대비하는 위험관리(risk management), 환경과 사회적 책임, 그리고 재난 구조와 인도주의 활동에 따른 특수한 형태의 공급사슬관리 활동을 포함한다.

특히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번 코로나19로 글로벌 공급사슬이 대붕괴 하는 것을 목도하면서 위험관리가 제3세대 공급사슬관리의 핵심이라는 사실을 절실히 실감하고 있다.

글로벌 공급사슬에서 위험관리란?

공급사슬이 물흐르듯이 순조롭게 흐르지 못하고 어느 한 사슬이 끊어지면 연쇄적으로 타격을 입는다. 특히 글로벌한 공급사슬은 위험에 처할 경우의 수가 무수하다. 이를 몇 가지 범주로 분류해보면 첫째, 공급(supply) 위험으로 전략적 조달, 공급업체 의사소통, 공급업체 파산, 품질 및 기능, 물류, 공급업체 불법행위(예: 위조, 뇌물, 부패, 사기)와 관련된 위험이다. 코로나19 초기에 중국 도시와 기업 봉쇄 시 공급 중단이 시작되었다.

둘째는 수요(demand) 위험이다. 고객 획득 및 관계유지, 수요 관리 및 예측, 시장 및 소비자 동향, 유통 요구사항 계획, 경쟁업체 조치, 평판 및 고객 서비스와 관련한 위험이다. 항공 수요, 여행, 레저, 스포츠 행사 등이 단기적으로 수요가 폭락했고, 장기적으로는 유가하락이 수요 폭락을 예견한다. 반대로 마스크, 손소독제, 휴지 등 위생용품은 품귀가 일어날 정도로 폭등했다. 수요에서 폭등이나 폭락 모두 다 위험 요소다.

셋째는 프로세스(process) 위험이다. 공급망 전략 및 구현, 제조 및 품질 프로세스, 정보기술 프로세스 및 합병과 같은 조직 문제와 관련한 리스크다.

넷째는 환경적 위험으로 분류되는 정부 규제 및 준수, 세금, 경제, 환율 변동, 보안 및 자연 재와 관련된 위험이다.

지난 10여년 동안 글로벌 공급사슬이 겪은 대표적 위험의 역사를 살펴보면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 일본 지진과 쓰나미, 태국 홍수, 허리케인 카트리나와 하비 등 자연재해가 주를 이루고 있다. 이러한 자연재해로 인한 공급사슬 붕괴는 주로 공급 쪽에 국한되어 극복이 비교적 쉽고 단기간에 이뤄졌다. 그러나 현재의 코로나19는 팬데믹이라는 특수성으로 사람 이동을 제한하는 봉쇄(lockdown)로 위에서 언급한 수요, 공급, 프로세스, 환경 모든 분야가 동시에 붕괴된 상황이다.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 수준 전염병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18년 스페인 독감(H1N1)은 당시 전세계인구 3분의 1인 5억명 이상을 감염시켰고 3차에 걸쳐 사망자가 5천만명에 이르는 대 참사였다. 1957년 싱가폴, 홍콩 등 동남아시아서 시작한 독감(H2N2)과 1968년(H3N2) 역시 전세계 백만명 이상 사망자를 발생시켰고, 1980년에 대유행한 HIV 전염병으로 전세계 3200만명 이상이 사망했다. 이처럼 코로나19 이전에도 대 재앙이 있었지만 공급사슬 관점에서 볼 때 코로나19가 그 당시 재난의 영향력과 다른 근본적인 이유는 지금은 전세계가 글로벌화의 정점에 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밀접하게 연결되고 동조화 되어있다.

위험관리 절차 및 대응 방안 고찰

공급사슬관리에서 위험관리(Risk Management)란 부정적 사건 발생 확률 및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위험을 관찰 및 통제하거나 기회의 실현을 극대화하기 위해 자원을 조정하고 경제적으로 적용하는 위험의 식별, 평가 및 우선 순위를 결정하는 것으로 정의한다. 그 업무 절차는 다음과 같이 4단계로 나눌 수 있다.

첫째, 위험 식별 둘째, 위험 평가 및 분석 셋째, 위험 대응계획 수립 넷째, 위험 대응계획 실행이다.

조직은 위험이 오면 수용(accept), 회피(avoid), 전가(transfer) 및 완화(mitigate)의 4가지 반응을 보인다.

수용은 위협이나 기회에 대한 수동적 대응이며 나머지 모든 유형은 좀더 적극적인 대응이다. 위험 대응은 예방 조치(Preventive action)와 비상 및 시정 조치(Contingent/corrective action) 둘로 나누어 수립하고 적용한다.

예방 조치는 부정적인 위험 사건이 발생하기 전에 발생하는 모든 위험에 대한 대응이다. 이것의 의도는 긴급한 대응이 필요할 때까지 사전에 대응하는 것이다. 비상 조치는 부정적인 위험 사건 발생 도중 또는 사건이 발생한 이후에 발생하는 모든 위험에 대한 대응이다. 의도는 위험 사건으로 인한 금전적, 물리적 또는 평판 손상을 최소화하고 신속히 원래대로 회복하는 것이다.

필자는 위험관리를 가르치고 있다. 이에 대한 분명한 사실이 하나 있다. 어느 기업이나 조직을 막론하고 위기가 전혀 닥치지 않은 기업은 없다. 문제는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성패가 달라진다. 즉, 위기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이 대단히 중요하다.

위기 자체 때문에 망하는 기업은 없으나 위기 극복 과정에서 잘못된 대응으로 망하는 기업은 수없이 많다. 역설적으로 어떤 기업은 큰 위기를 겪고 나서 오히려 고객으로부터 더욱 신뢰를 받는 기업으로 평가된 경우도 많이 있다. 이를 위해 준비하는 것이 위험관리다. 코로나19 팬데믹 위기가 사라진 후, 위기 극복 과정에 대한 고객들의 평가가 반드시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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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인 심창섭 아이하임컨설팅 대표는 한국SCM학회 상임이사와 명지대 경영대학원 겸임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CPIM, CSCP, CLTD, SCOR-P 자격증을 갖고 있고 APICS CPIM, CSCP 마스터 인스트럭터(Master Instructor)이기도 하다. HP, SAP, 한국IBM 같은 글로벌기업에서 수요관리, ERP, SCP, SCM 컨설팅 업무를 오랫동안 했다. '제조혁신 전문가(Operations Innovation Professional)'라는 책을 저술했고 역서로 '수요관리 모범사례(Demand Management Best Practices)'가 있다.

심창섭 아이하임컨설팅 대표

심창섭 아이하임컨설팅 대표(brian.shim@ih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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