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조선일보

'코로나 고용대란' 4월도 -36만명.. 상용직까지 덮쳤다

곽래건 기자 입력 2020.05.29.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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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감소 기록 한달만에 깨져
기업들 채용 줄고 무급휴직 늘며 상용직 근로자 13만3000명 감소

대구의 한 의류 제조 업체는 지난달 말 공장 문을 닫았다. 최근 수년간 최저임금 급등으로 인건비 부담이 급증한 상황에서 코로나 사태로 일감이 끊기자 지난달 결국 적자로 돌아섰다. 일감은 없는데 인건비 등으로 하루 7000만원씩 손해를 보게 되자 아예 폐업한 것이다. 직원 40명은 모두 일자리를 잃었다. 대구패션조합 관계자는 "대부분 업체가 일감이 끊겨 수억원대 매출 손실이 생겨, 멈추는 공장이 계속 늘고 있다"고 했다.

코로나로 인한 고용 대란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28일 고용노동부의 '4월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직원 1명 이상을 둔 사업체의 근로자 수는 작년 같은 달보다 36만5000명 줄었다. 이 수치는 지난 3월엔 코로나의 영향으로 22만5000명이 줄며 역대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는데, 한 달 만에 최대 감소 기록을 갈아치웠다.

◇일자리 감소의 3분의 1이 상용직

줄어든 일자리의 약 3분의 1은 '상용직' 일자리였다. 상용직 근로자는 지난 4월 전년보다 13만3000명이 줄었다. 상용직 근로자는 계약 기간 1년 이상인 근로자란 뜻으로, 정규직 일자리를 포함한다. 계약 기간 1년 미만이거나 일당을 받는 '임시 일용직'이나 일정한 급여 없이 실적에 따라 수수료를 받는 '기타 종사자'보다 상대적으로 괜찮은 일자리로 여겨진다.

3월엔 상용직 근로자 감소가 4월처럼 크지 않았다. 3월 상용직 근로자는 전년보다 8000명 줄었고, 전체 근로자 감소의 3.5%만 차지했다. 일자리 감소 대부분은 임시 일용직(-12만4000명), 기타 종사자(-9만3000명)에서 나왔다. 그런데 4월 들어 상용직 일자리가 빠른 속도로 줄어드는 모습이 나타난 것이다. 코로나 사태 초기만 해도 기업들이 단기 아르바이트생 등 임시 일용직을 우선적으로 내보냈지만, 점차 정규직 등에게도 무급 휴직이나 권고사직을 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채용을 연기하며 신규 채용도 급감했다.

◇노사정 대화는 초반부터 삐걱

전례 없는 고용 대란이 벌어지자 정부는 양대 노총, 경영계와 고용 안정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 20일 노사정(勞使政) 대화를 시작했다. 하지만 대화는 초반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지난 27일 경총 등 30개 경제 단체가 세금 감면 등을 정부에 건의한 게 기폭제가 됐다.

양대 노총은 강하게 반발했다. 한국노총은 "(경영계가) 지금 같은 비정상적 사고와 태도를 고집하면, (노사정) 대화의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고 했고, 민주노총은 "(경영계가) 자기희생이나 연대와 협력의 자세가 없다"고 했다. 노동계 관계자는 "노사정 대화가 민노총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어 경영계 입장에선 '노동계도 고통 분담을 해 달라'는 말을 꺼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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