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수 할머니 "줄줄 써 가지고 그게 뭐요..제대로 해야지"

김정석 2020. 5. 30.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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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향이 사죄 뜻 밝혔다 하자
"무슨 사과를 받나 그런거 없다"

윤미향 회견, 남은 쟁점
이용수. [뉴시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사진) 할머니가 29일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인의 기자회견을 본 뒤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이 할머니는 대구 한 찻집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당선인의 해명 기자회견에 대해 “줄줄 써 가지고 하는 게 그게 뭐요. 제대로 해야지”라고 비판했다. 윤 당선인이 회견 과정에서 이 할머니에게 사죄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하자 “내가 무슨 사과를 받느냐. 나는 없어요. 그런 거 없어요”라고 말했다. 측근들 사이에서는 이 할머니가 “윤 당선인 이름조차 거론하고 싶지 않다”고 얘기했다는 말도 흘러나온다. 이날 이 할머니는 측근과 함께 대구 한 찻집에서 윤 당선인의 기자회견을 생중계로 지켜봤지만 윤 당선인의 회견에 크게 집중하진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윤 당선인은 미리 준비한 입장문에서 이 할머니에 대한 직접 언급은 거의 없었다. “이용수 할머니의 여러 지적과 고견을 깊게 새기는 것과 별개로, 직접 피해자들에게 현금지원을 목적으로 모금한 돈을 전달한 적이 없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할 때 이 할머니가 잠시 등장했을 뿐이다. 또 회견문에서 “제 의정활동에 얽힌 실타래를 풀어가는 노력과 함께 김복동 할머니와 김학순 할머니 등 여성인권운동가로 평화운동가로 나서셨던 할머니들의 그 뜻을 이룰 수 있도록 지난 30여년보다 더 열심히 노력하고 싶다”고 하면서도 이용수 할머니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다만 회견 후 이 할머니와의 갈등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윤 당선인은 “이 할머니에게 제가 배신자로 돼 있는데, 30년 세월을 같이 했는데 충분히 소통하지 못했고 배신자로 찍힐 만큼 신뢰를 드리지 못한 점은 지금이라도 사죄 말씀드리고 싶다. 사과 말씀드리려고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그게 변명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앞으로 진심 전하기 위한 노력 계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2012년 이 할머니의 비례대표 국회의원 출마를 막으려 했다는 내용의 녹음파일이 공개됐다는 보도에 대해선 “당시 할머니께서 일본대사관 앞에서 저에게 전화했다고 하는데 사실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할머니가 진짜로 국회의원을 하고자 한다고 받아들이지 않고 별 중요하지 않게 받아들이고 말씀드린 것 같다”고 했다. 앞서 이 할머니는 지난 7일과 25일 대구에서 두 차례 기자회견을 하고 정의연 회계 투명성 문제를 지적하고 윤 당선인에 대한 원망을 전했다. 미래 세대에게 역사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대구=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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