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카페] 7000m 심해에 나타난 아기코끼리 '덤보'
과거 기록보다 2km 더 깊은 곳에서 서식 확인
연구진 "생물 보호에 깊이 한계 두지 말아야"
아기 코끼리 ‘덤보(Dumbo)’가 7000m 깊이 바다 속에 나타났다. 과학자들은 코끼리 귀처럼 생긴 지느러미가 있는 문어를 디즈니의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아기 코끼리와 비슷하다고 해서 덤보라고 불렀다. 이번에 ‘덤보 문어’를 사상 최대 깊이에서 촬영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영국 뉴캐슬대의 앨런 제이미슨 교수와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의 마이클 베키오네 연구원은 지난 26일(현지 시각) 국제학술지 ‘해양 생물학 저널’에 “인도양의 약 7000m 깊이 골짜기인 자바 해구(海溝)에서 그림포테우티스(Grimpoteuthis) 속(屬) 문어를 촬영했다”고 발표했다.
그림포테우티스 속 문어는 귀 위에 외막이 확장된 지느러미를 갖고 있는데, 그 모양이 1941년 나온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주인공 덤보를 닮았다고 ‘덤보 문어’로 불린다. 새우 같은 갑각류와 조개, 물벼룩 등을 잡아 먹는다.
연구진은 배에서 ‘착륙선(lander)’이라고 이름붙인 실험장 비를 바다 밑으로 내렸다. 착륙선에는 수심을 기록하는 장비와 함께 심해생물이 지나가면 동작을 감지해 촬영하는 카메라가 장착됐다. 착륙선의 카메라는 수심 5760m와 6957m에서 각각 43cm, 35cm 길이의 덤보 문어를 촬영했다.
이전까지 덤보 문어가 발견된 바다 중 가장 깊은 곳은 50년 전 서인도제도 바베이도스의 수심 5145m였다. 이번에 그보다 약 2㎞나 더 깊은 곳에서 덤보 문어가 나타난 것이다.
제이미슨 교수는 “이번 연구로 덤보 문어가 지구의 해저 중 최소 99%에서 살 수 있음을 알 수 있다”며 “덤보 문어는 심해의 수압을 견디고 몸 형태를 유지하기 위해 세포 차원에서 적응이 이뤄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이미슨 교수는 이번 연구가 심해에 대한 오해를 없애는 데에도 도움이 되길 기대했다. 심해 생물이 살 수 있는 깊이가 갈수록 확장되면서 인류가 보호해야 할 바다 깊이에 한계를 두는 생각이 잘못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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