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 격화에 속타는 수출기업들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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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 시각) 홍콩에 부여한 특별지위를 철폐하는 절차를 시작한다고 밝힘에 따라 국내 산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무역협회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홍콩이 특별지위를 잃게 되면 미국으로 수출할 때 중국 본토와 마찬가지로 미국이 부과하는 최대 25% 추가 관세를 부담해야 한다"며 "금융허브의 역할 상실로 외국계 자본의 대거 이탈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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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홍콩→중국 수출 루트 재정비해야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 시각) 홍콩에 부여한 특별지위를 철폐하는 절차를 시작한다고 밝힘에 따라 국내 산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홍콩을 무역 관문으로 삼아온 한국 수출기업들은 수출에 차질을 빚을까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홍콩에 고도의 자치권을 보장하겠다는 약속을 어겼다"면서 "홍콩에 대한 특별지위를 박탈하는 절차를 시작하도록 행정부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처리 강행에 대한 보복 조치임을 밝힌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발표는 홍콩과 맺고 있는 모든 범위의 협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은 1992년 홍콩법을 제정해 홍콩이 자치권을 행사한다는 전제하에 관세 및 투자, 비자발급, 법 집행 등에서 중국 본토와 달리 특별 대우를 해왔다. 이는 홍콩이 아시아 대표 금융·물류 허브로 성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무역협회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홍콩이 특별지위를 잃게 되면 미국으로 수출할 때 중국 본토와 마찬가지로 미국이 부과하는 최대 25% 추가 관세를 부담해야 한다"며 "금융허브의 역할 상실로 외국계 자본의 대거 이탈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대홍콩 관세우대 폐지가 당장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겠지만, 장기적으로 홍콩에 지역본부를 둔 글로벌 기업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국내 수출 기업들은 그동안 홍콩을 무역 중간 거점으로 활용해왔다. 홍콩은 중국 본토로 접근성이 용이하고, 부가가치세 환급 등 절세혜택이 있어 한국→홍콩→중국으로의 물류 이동이 활발했다. 한국은 홍콩을 경유해 중국으로 재수출하는 비중이 98.1%로 대만 다음으로 높다.
홍콩이 이런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되면 중소·중견 수출기업들은 물류비용이 증가하고, 단기적으로 수출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전반적으로 수출 전략을 재정비해야 할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홍콩의 특별지위를 어떤 식으로 제약할지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진 않았다. 미·중 1단계 무역 합의를 철회하는 등 시장이 우려했던 조치도 꺼내지 않았다.
이에 미국 증시도 트럼프가 내놓은 중국 제재 방안이 예상된 수준인데 안도하며 혼조세로 마감했다.
그러나 산업계는 코로나19 책임론을 둘러싼 공방에 이어 홍콩보안법 갈등까지 더해져 미·중 간 관계가 악화일로로 치닫게 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우려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대응 미흡 등에 따른 지지율 하락으로 11월 대선 때까지 반중국 정서를 선거 핵심 전략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현재 미국의 대중 제재가 시스템반도체에 국한돼있지만, 최악의 경우 우리의 주력 상품인 메모리 반도체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대중 제재는 미국 입장에선 '양날의 칼'이기도 하다. 코로나19로 가뜩 어려운 미국 경제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
국제금융센터는 "홍콩 국가보안법으로 미·중 분쟁이 심화할 것"이라면서도 "미 대선과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 등을 고려할 때 단기간 내 무역협정 중단 등 갈등이 극단으로 격화될 소지는 제한적"이라고 내다봤다.
fusion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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